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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8 09:24
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 - 스콧 주렉 지음
 글쓴이 : 설경도
작성일 : 12-11-18 09:24 조회 : 2,829  
   http://book.mk.co.kr/new/view.php?mode=c&category=&book_code=4738 [615]
 
 
프롤로그

1 울트라마라토너의 숙명
- 채식 레시피: 삼각김밥(오니기리)
2 장작 쌓는 아이
- 채식 레시피: 미네소타식 으깬 감자
3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
- 채식 레시피: 렌즈콩-버섯 버거
4 청바지 차림으로 출전한 스키 대회
- 채식 레시피: 사과-계피그래놀라
5 두 얼굴의 소년, 더스티 올슨
- 채식 레시피: 장거리 주자를 위한 야채 피자
6 모범생과 히피의 만남
- 채식 레시피: 운동 전에 마시는 그린파워 드링크
7 채식에 눈뜨다
- 채식 레시피: 버터맛이 나는 오메가 팝콘
8 160킬로미터 대장정에 도전!
- 채식 레시피: 겨울에 먹는 미네소타식 칠리
9 우유여 안녕, 치즈여 안녕
- 채식 레시피: 여덟 가지 곡물로 만든 채식주의자용 팬케이크
10 고통을 좇는 지옥 훈련
- 채식 레시피: 초콜릿 팥 바
11 평지 출신 시골뜨기의 도전장
- 채식 레시피: 웨스턴 스테이츠식 치즈맛 스프레드
12 웨스턴 스테이츠의 전설
- 채식 레시피: 붉은 카레 아몬드 소스를 곁들인 태국식 양배추 샐러드
13 우직한 곰과 날쌘 가젤의 승부
- 채식 레시피: 타마리, 라임을 곁들인 템페와 현미
14 인사불성의 미친 레이스
- 채식 레시피: 코코넛 라이스 쿨러
15 달리는 현자(賢者), 아르눌포
- 채식 레시피: 할라피뇨를 곁들인 과카몰리
16 고장 난 중앙 통제 장치
- 채식 레시피: 잉카 제국의 수퍼 곡물 퀴노아로 만든 포리지
17 대자연의 치명적인 천연 경주로
- 채식 레시피: 염증을 가라앉히는 캔디맛 스무디
18 페이디피데스의 발자취를 따라서
- 채식 레시피: 올리브와 후무스를 곁들인 토르티야 랩
19 사랑도 우정도 잃다
- 채식 레시피: 캐럽 치아 푸딩
20 상실과 방황의 끝
- 채식 레시피: 치폴레를 곁들인 리프라이드빈
21 잃어버린 뿌리를 찾아서
- 채식 레시피: 초록빛 살사

출판사 서평
 
세계 최고의 울트라마라토너!
스콧 주렉, 지치지 않는 원동력의 비밀은?
훈련법, 채식 레시피 공개로 파격적인 건강법을 제시한다!
기원전 490년,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42.195킬로미터를 달려 그리스의 승전보를 알린 병사는 탈진해서 숨을 거두었다. 이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현대의 마라톤이다. 그런데 여기 보다 이색적인 마라톤의 유래가 있다. 그리스에 침입한 페르시아의 함대가 연전연승을 거두며 아테네를 넘보자 페이디피데스라는 그리스 인은 245.3킬로미터를 36시간 동안 달려 스파르타에 지원군을 요청하러 갔다. 사흘 밤낮을 달린 페이디피데스는 왜 죽지 않았을까? 죽기는커녕 스파르타에 거절당하고 돌아서는 길에 자연의 신인 ‘판(Pan)`을 만나 결정적인 승리의 계기를 마련한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들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하루종일 달리는 ‘종일주자’를 언급하고 있다. 이들은 전문 달리기꾼으로서 지치지 않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춘 울트라마라토너의 전신(前身)이라 할 만하다.

울트라마라톤계를 발칵 뒤집은 채식주의자

[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원제 [Eat & Run])는 세계 최정상의 울트라마라토너 스콧 주렉의 인생과 철학을 담은 책이다. 그는 잘 포장된 경주로 대신 해발 2,000미터의 언덕이나 깎아지른 협곡,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계곡의 물살을 헤치고 달린다. 총 주행 거리는 일반 마라톤의 세 배가 넘는 160킬로미터를 육박한다. 큰 키에 비쩍 마른 체격의 스콧 주렉이 건장한 사내들을 제치고 울트라마라톤 대회들을 석권하면서, 그는 울트라마라톤계의 일약 황제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바로 스콧 주렉이 채식주의자라는 점이다. 물론 스콧 주렉 역시 처음에는 맥도날드의 프렌치프라이와 치즈버거를 즐겨 먹던 평범한 미국인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동물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서 채식으로 선회한 것도 아니다. 그는 잘 달리기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동물성 지방이 섞인 음식들을 식단에서 제거하게 된다.[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에서 그는 어떤 경위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지를 아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스콧 주렉의 성장기이면서 동시에, 달리는 동안 관찰한 몸의 상태와 음식 간의 관계를 치열하게 파고든 ‘채식 보고서’이기도 하다. 스콧 주렉의 결론은 명백하다. 동물성 단백질은 과도한 열량으로 불필요한 트랜스지방이 되어 몸 구석구석에 쌓이면서, 우리의 몸을 더 무겁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

신비의 원시부족이 먹는 옥수수 가루의 비밀

맨발이나 가죽 샌들을 신고 엄청난 거리를 달려도 지치지 않는 타라우마라족은 2009년 크리스토퍼 맥두걸이 쓴 [본투런, 신비의 원시부족이 가르쳐준 행복의 비밀]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 책에서 맥두걸은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의 거대 스포츠 기업에서 만들어 내는 운동화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두꺼운 충격방지 쿠션을 장착한 운동화를 신으면 두 다리의 중심을 잡기 위해 무리하게 힘을 주게 되므로, 오히려 다리 건강에 해가 된다는 것이다. 맥두걸은 이상적인 달리기 모델을 멕시코의 오지 코퍼 캐니언에 사는 타라우마라족에게서 찾았다. 타라우마라족과 미국인 울트라마라토너들과의 대결을 통해 맥두걸의 책에 깜짝 등장하기도 하는 스콧 주렉은 이번 책에서 맥두걸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달리기에서 중요한 것은 운동화의 종류가 아니라 달리는 자세라는 것이다. 자연에 몸을 내맡긴 채 뛰어가는 애완견 톤토를 보면서 스콧 주렉은 불필요하게 힘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오랜 시간 달릴 수 있는 자세를 고민한다. 그리고 그가 주목하는 것은 역시 음식이다. 그는 타라우마라족과의 경기에서 아르눌포를 포함한 달리기 고수들이 먹는 옥수수 가루에 주목한다. 방부제가 들어 있거나 유전자 변형을 거친 식품이 아닌, 천연의 옥수수 가루를 먹는 그들의 식생활에서 스콧 주렉은 건강과 힘에 대한 결정적인 힌트를 얻는다. 잘 먹는 것이야말로 잘 달릴 수 있는 신체와 강인한 정신력의 원동력이었다.
스콧 주렉은 본격적으로 다채로운 채식 실험에 나선다. 현미나 보리 등의 통곡물을 조리해 먹고 일본식 김밥인 ‘삼각김밥’을 예찬한다. 콩이나 팥을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서 동물성 단백질, 즉 고기가 아니면 힘이 나지 않는다는 속설에 도전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토대로 스콧 주렉은[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의 각 장에서 달리기 훈련에 관한 팁과 함께 체력 증진을 위한 채식 요리의 레시피를 선보이고 있다. 모두 그가 직접 만들어 먹으며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효과를 입증한 음식들이다. 채식 햄버거, 야채 피자, 팬케이크 등 다채로운 채식 메뉴들은 ‘채식은 잔재미가 없는 무미건조한 식단’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하다.

헬스장 출신 인공 근육은 가라
지구를 달리는 괴짜들의 진짜 승부!


본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스콧 주렉의 사진은 그의 우승 경력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큰 키에 다소 마른 체격의 그는 실제로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의 놀림을 받을 정도로 마르고 허약한 편이었다. 하지만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승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구릿빛 피부나 초콜릿 복근이 아니다. 많은 선수들이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내가 스콧 주렉에게 지다니 믿을 수 없어’ 라고 말한다. 스콧 주렉은 경기 후반부에 모든 선수들이 체력이 떨어져 비틀대는 가운데, 초인적인 막판 스퍼트를 내어 우승하기로 유명하다. 온몸의 근육과 혈액이 과도하게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 소화 기관에 이상이 생겨 구토를 하거나 환각을 보는 등 극한의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이 고비를 넘기고 나면 대자연과 함께 숨을 쉬고 달리는 고요한 평온의 상태가 되는데, 이 순간이야말로 울트라마라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스콧 주렉은 이 순간의 행복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자신과의 싸움에 누구보다 강한 선수다. 그가 지구력과 인내심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초등학생 시절, 장작을 패거나 짐을 나르는 등 정해진 일을 하기 전에는 놀지 못하게 하는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일찍이 욕망을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다발성경화증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고 간단한 요리들을 하는것 역시 일상적인 일이었다. 스콧 주렉은 야구, 스키 등을 통해 억눌린 자아와 자유에 대한 갈망을 해소하지만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스포츠는 마음껏 기량을 뽐내기에는 부담스러운 영역이었다. 그런 스콧 주렉을 달리기의 세계로 이끈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반항아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더스티 올슨’이다.
[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에는 스콧 주렉에게 영감을 준 괴짜들이 곳곳에 소개되고 있다. 그 중 더스티 올슨은 스콧 주렉이 울트라마라톤 챔피언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영원한 친구’로 묘사되고 있다. 소심하고 꼼꼼한 스콧 주렉에게는 반항과 비행을 일삼으면서도 스키와 야구, 달리기 등 모든 스포츠에 능하고 열정적인 더스티 올슨이 줄곧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들의 우정이 어떻게 무르익어 가는지를 감상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다. 또한 지구에 남기는 흔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냉장고조차 처분해 버린 히피족 ‘댄 프록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인간이 지구에 남기는 흔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공 수도, 전기, 통신망 등에서 벗어난 생활을 할 것을 선언하고, 태양 에너지의 사용을 옹호했다. 그는 승용차나 휴대 전화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냉장고조차도 처분해 버렸다. 화석 연료의 사용을 개탄하면서, 인간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그가 일 년 동안 방출하는 쓰레기는 조그만 깡통 한 개 분량에 불과했다. 한 마디로, 그는 지구 온난화가 세계적인 이슈로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탄소 배출 저감의 필요성을 깨달았던 선구자였다.
(/ p.82)

스콧 주렉은 달리기 선수들의 훈련법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가치관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는다. 이러한 만남들을 통해 육체의 건강함이 곧 정신의 건강함이라는 것을 깨닫고 채식과 달리기를 통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찾는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울트라마라토너 간에는 경쟁 상대라는 경계심뿐만 아니라 멀고 먼 길을 함께 달려가는 동반자라는 끈끈한 유대감이 있는데, 이는 소위 ‘문명인’끼리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스콧 주렉이 맞닥뜨린 가장 강력한 적이자 존경스러운 스승은 바로 멕시코 오지에 있었다. 코퍼 캐니언에 사는 타라우마라족 ‘아르눌포’와 벌인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스콧 주렉은 완전히 지친 가운데서도 결연한 의지와 생명력이 엿보이는 아르눌포의 눈동자를 보며 기꺼이 고개를 숙인다.

달리기, 인생의 축소판

모두가 1등이 될 수는 없다. 누군가는 경기 도중에 힘을 잃고 기권하기도 하며, 끔찍한 구토와 복통으로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트라마라토너들은 또 다시 출발선에 오른다. 각 코스마다 지형 변화가 심한 울트라마라톤은 바둑처럼 몇 수 앞을 내다보기도 해야 하고, 낚시처럼 끝없는 기다림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아무런 장비도 없이 그저 발자국을 앞으로 내딛는 일의 반복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만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래서 가장 정직하고 고독한 스포츠다. 달리는 순간만큼은 홀로 나아가야 하고 그 누구도 도움이 되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스콧 주렉이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무렵,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싶은 경쟁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여러 번 우승을 거치고 때로는 기권하기도 하면서, 스콧 주렉의 마음은 점점 외부의 경쟁자가 아닌 내면의 자유와 진정한 행복을 향해 간다. 어머니의 죽음과 이혼 같은 굵직한 상실의 순간에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스콧 주렉의 기록은 걷기에도 지친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자극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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