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관이 고혈압을 부른다
고혈압은 나쁜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먹고 마시고 피우고 잠자고 움직이고 남을 대하는 방식등이 바람직하지 않을때 고혈압은 생기게 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식생활습관이 고혈압 발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혈압을 식습관의 병으로 보는 근거
고혈압은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음식을 먹을때 쉽게 발생하며 , 반대로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는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 고혈압증상이 있는 사람이 그 원인이 되는 음식의 섭취를 삼가면 혈압이 차차 내려간다.
(1) 같은 식성을 가진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고혈압은 가족적 성향이 있는 질병이다. 부모가 고혈압이면 자녀들도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녀들은 부모의 식성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어릴적부터 어머니가 해 주는 밥을 먹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부모의 식성을 닮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에게 고혈압을 일으키는 식습관이 있으면 자녀들 역시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고혈압도 있기는 하지만 가족들끼리 공유하고 있는 나쁜 식생활 습관 때문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
(2) 잘 사는 나라에 많이 발생한다.
고혈압은 경제적으로 형편이 괜찮은 나라에 많이 발생하는 반면 어렵게 사는 나라에는 그다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형편이 좋다는 말은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고 못 산다는 말은 동물성 식품을 먹을 기회가 적다는 말로 통한다. 대체로 경제적으로 윤택한 나라에서 동물성 식품 섭취가 많고 고혈압 환자 수도 많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때, 고혈압은 식습관의 병이라 할 수 있다. 식습관이 고혈압 발생의 유일한 인자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인자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떤 식습관이 고혈압을 만드는가
(1) 동물성 식품을 즐겨 먹는다.
고기. 생선. 계란. 우유와 같은 동물성 식품을 자주 먹으면 고혈압이 잘 생긴다. 동물성 식품을 일체 먹지 않는 사람들 중에 고혈압 증세를 나타내는 사람은 드물다. 동물성 식품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이 원인이 되어 동맥경화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을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이 동맥경화증이고, 동맥경화증을 만드는 가장 중요하고 흔한 원인이 바로 동물성 식품을 즐겨 먹는 습관이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혈압이 내려가기 시작한다.
(2) 많이 먹는다
비만은 고혈압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적정체중을 얼마나 벗어났느냐에 따라 고혈압의 위험성도 비례해서 증가한다. 아무리 적게 먹는다고 생각해도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면 과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3) 채소와 과일을 먹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과 가공식품은 고칼로리 식품이고 가공하지 않은 식물성 식품은 저칼로리 식품이다. 대부분의 채소와 과일은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미네랄과 비타민이 충분히 들어 있으므로 고혈압을 예방하기에 아주 좋은 식품이다.
(4) 짜게 먹는다
염분이 많은 식품을 즐겨 먹으면 고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에 고혈압 환자 수가 많은 이유 중의 하나가 김치, 된장, 고추장, 간장, 젓갈 등과 같은 염장식품과 발효식품을 즐겨먹기 때문이다. 음식을 보관하기 힘든 옛날에는 어쩔 수 없이 염장하는 방법을 택해야 했지만 이제 사시사철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으니 더 이상 이 같은 음식문화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혈압변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
심혈관계를 구성하는 심장, 혈관, 혈액 3가지 요소가 서로 어떻게 작용하여 혈압의 변동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자.
심장의 활동력에 따라 혈압이 변동한다.
혈압은 심장의 수축력과 박동 수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심장이 강하고 빠르게 수축하여 동맥으로 혈액을 많이 내보내면 혈압이 올라가게 되고, 반대로 심장이 약하고 느리게 수축하여 혈액을 적게 내보내면 혈압이 내려가게 된다.
혈액의 양에 따라 혈압이 변동한다
혈액은 반쯤 폐쇄된 공간에 들어 있기 때문에 양이 늘어나면 혈압이 올라가고 양이 줄어들면 혈압이 내려간다. 적혈구의 수가 감소하는 것을 빈혈이라 부르며, 이때는 혈압이 내려가게 된다. 반대로 적혈구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적혈구과다증이라고 부르는데, 이때는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혈액의 순수 수분이 감소하면 혈압이 내려가고 반대로 많아지면 혈압이 올라간다. 수분이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물섭취가 적은 경우, 땀을 많이 흘린 경우, 설사를 한 경우, 이뇨제를 써서 탈수가 된 경우 등이 있다. 반면 짜게 먹고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혈액의 수분이 증가되어 혈압이 상승한다.
혈액의 점도에 따라 혈압이 변동한다
혈액이 끈끈하면 저항이 커져서 압력을 높혀 주어야만 혈액이 흘러갈 수 있고 결과적으로 혈압이 올라간다.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적혈구 수가 많아지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담배를 피웠을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혈장의 지방성분이 높을 때(과지혈증)에도 점성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혈압이 올라간다. 과지혈증은 동물성 식품을 즐겨 먹으면 반드시 뒤따라 오는 병이다.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수분부족, 즉 탈수를 들 수 있다. 탈수는 물을 적게 마실 때 발생하기도 하지만 고혈압약의 하나인 이뇨제(탈수제)를 사용할 때에도 생긴다. 탈수가 되면 몸은 혈압을 올리려고 하는데, 혈압을 올리려는 힘 이상으로 탈수량이 많으면 혈압이 내려가게 된다.
혈관의 크기에 따라 혈압이 변동한다
동맥혈관이 넓으면 혈압이 내려가고 좁아지면 올라간다. 이 때 혈관의 크기나 굵기는 실제 혈액이 흘러가는 통로의 안지름(내경)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말이다. 동맥은 일시적으로 좁아지기도 하고 반영구적으로 좁아져버리기도 한다. 스트레스상황이 되면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되어 좁아지고, 동맥경화증이 악화되면 반영구적으로 혈관이 좁아진 상태가 된다. 정맥이 수축하면 혈액을 담고 있는 공간이 좁아지면서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게 된다. 그러면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동맥으로 내보내게 되어 혈압이 올라간다.
혈관의 탄력성에 따라 혈압이 변동한다
혈관의 탄력성이 감소하면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심장이 수축해서 혈액을 동맥내로 갑자기 많이 내 보낼 때 혈관이 확장되지 않아서 혈액을 받아들일 공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탄력성이 감소하는 원인은 동맥경화증이며 동물성 식품을 즐겨 먹을때 뒤따라 오는 결과이다.
혈압은 몸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혈압은 내외부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아 압력이 오르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올리거나 조절할 수 없고 몸이 알아서 압력을 결정한다. 그럼 혈압이 어떤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지 살펴보자.
몸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기능들
긴장하거나 놀라거나 화가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에 땀이 나고 입에 침이 마른다.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입에 군침이 돌고 배에서 창자가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액이 자동으로 분비된다. 운동을 하면 숨이 차고 열이 난다. 더우면 땀이 나고 추우면 한기가 들어 몸이 떨린다. 짜게 먹으면 갈증이 난다. 연기를 마시면 기침이 나고 콧물이 나면 재채기를 한다. 이런 현상들은 누구나 다 경험하는 것인데,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임의로 통제할 수 없다. 산소가 희박한 곳에서는 호흡이 빨라진다. 호흡이 빠른 현상은 분명 정상이 아니지만 빨라진 호흡을 바로잡겠다고 호흡을 억제하는 약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보나마나 몸이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혈압도 몸이 알아서 결정한다
혈압도 몸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높아져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몸이 알아서 혈압을 올린다. 혈압이 상승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올라가지 않으면 몸에 심각한 해가 된다. 혈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심장, 혈관, 혈액인데, 심장이 얼마나 힘차게 수축하고 얼마나 빨리 펌프질을 하느냐에 따라 혈압에 영향을 준다. 동맥이 어느 정도 수축하느냐에 따라 혈압이 변동이 생기고, 정맥이 어느 정도 수축하느냐에 따라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혈액의 양에 영향을 끼쳐서 결과적으로 혈압에 영향을 준다. 콩팥에 있는 모세혈관에서 염분과 수분을 얼마나 배설하느냐에 따라, 창자의 모세혈관에서 염분과 수분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따라 혈액의 양이 결정되고 결과적으로 혈압이 정해진다. 이처럼 혈압에 영향을 주는 심장, 혈관, 혈액의 양은 자율신경과 호르몬에 의해서 조절되는데, 이 둘은 몸의 필요에 따라 독자적으로 작동한다.
(1) 자율신경
자율신경은 몸이 스스로 알아서 반응하는 신경을 말한다. " 혈압을 올려야 몸의 기능이 유지된다" 고 판단을 내리면 곧바로 혈관이 수축되고 심장을 자극하는 신경이 활동을 하여 혈압을 상승시킨다.
(2) 호르몬
혈압도 호르몬에 의해서 조절된다. 혈액의 염분량과 수분량을 조절해 주는 호르몬이 있어서 필요한 수준의 혈압이 유지되도록 염분과 수분을 혈관 안으로 모으기도 하고 밖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또 어떤 호르몬은 혈관을 수축시켜서 혈압을 올리기도 한다.
혈압이 오르고 내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생리적으로 필요할 때 혈압이 상승한다
위기상황이 되면 혈압이 올라간다. 놀라거나, 대항해서 싸우거나, 도망가야 할 상황이 되면 혈압이 올라간다. 정신이 바짝 들고 팔다리에 힘이 솟구치도록 하려면 뇌와 팔다리 근육에 피를 많이 보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할때도 혈압이 올라간다. 약간 힘든 운동을 하는 도중이나 직후에 혈압이 올라가는데, 팔다리를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포도당과 산소가 더 많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혈액공급이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는 아침에 혈압이 올라간다. 활동을 시작할 시간이 되었으므로 그만큼 혈액공급이 더 필요할 것이고, 활동할때는 혈압이 올라가고 휴식을 취할 때는 혈압이 내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혈압은 아침에 상승하고 저녁에 내려가며, 잠 잘때 보다는 깨어 있을 때의 혈압이 더 높다.
혈압이 올라가야 할 병적 상태
어떤 병이 생겨서 뇌 또는 콩팥에 혈액공급이 부족해지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몸이 스스로 혈압을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졌을 때
뇌혈관이 막히는 병, 즉 뇌경색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혈압이 올라간다. 뇌경색은 평소에 고혈압이 있던 사람에게 잘 생기며 뇌경색이 발병하고 나면 평소보다 혈압이 훨씬 더 높게 올라간다. 뇌혈관이 막히게 되면 그 혈관을 통해서 혈액을 공급받던 뇌신경이 저혈압 상태가 되기 때문에 혈압을 올려서라도 부족한 부분을 마저 채우려는 목적으로 몸이 스스로 혈압을 올린다.
뇌출혈도 마찬가지다.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발생해서 혈압이 상승해도 의사들이 함부로 혈압을 내리지 않는 것은 뇌조직에 혈액이 부족한 상태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 뇌압이 상승했을 때
두개골 안에는 일정한 압력이 있으며 이를 뇌압이라고 부른다. 만약 어떤 원인으로 뇌압이 증가하게 되면 뇌혈관이 그만큼 압박을 받아 좁아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혈액공급도 감소하게 된다. 이 때 혈액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혈압을 높이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몸이 알아서 혈압을 올리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뇌를 심하게 다치거나 뇌출혈이 있거나 뇌종양이 있거나 수두증이 있을 때 뇌압이 올라가고 고혈압이 생긴다.
(3) 콩팥동맥이 좁아졌을때
신동맥협착증이나 신동맥경화증과 같이 콩팥으로 가는 동맥이 좁아지는 병이 있으면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혈관이 좁아져서 콩팥으로 혈액이 줄어들게 되면, 몸이 혈압을 올려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몸의 일부분 특히 뇌나 콩팥에 지속적으로 혈액공급이 부족해 지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압력이 올라간다. 혈액공급이 부족할 때 혈액을 더 받기 위해 몸이 스스로 몸부림치는 현상이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몸을 해치려고 하는 적이 아니라 몸에 유익을 주려고 하는 좋은 친구다.
혈압은 언제 어떻게 측정하는가
심장이 수축하여 피를 동맥으로 내보낼때는 동맥 내의 압력이 올라가고, 심장이 이완하며 잠시 쉴 때는 동맥 내의 압력이 내려간다. 이처럼 심장이 수축할때의 압력을 수축기혈압(최고혈압)이라고 하고, 심장이 쉴때의 압력을 이완기 혈압(확장기혈압, 혹은 최저혈압)이라고 부른다.
편안한 상태에서 측정한다.
집에서 재면 괜찮은데 병원에만 가면 혈압이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긴장을 하기 때문이다. 혈압은 이밖에도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수시로 바뀔 수 있다. 담배를 피우고 난 후, 커리를 마신 후, 운동을 하고 난 후, 몸에 통증이 있을 때, 흥분했을 때, 수면이 부족할 때, 날씨가 추울 때에도 혈압이 올라간다.
반대로 탈수가 되었을 때, 예를 들어 목욕탕에서 땀을 많이 흘리고 난 다음이나 설사를 한 뒤에는 혈압이 내려간다. 혈압은 위에 열거한 것과 같은 외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조건에서 측정해야 한다. 의자에 앉아서 적어도 5분 정도 움직이지 않고 편안하게 쉰 뒤에 측정하는 것이 좋다. 측정시에는 위치가 심장 높이와 같아야 한다. 심장보다 낮은 위치에 있으면 혈압이 높게 측정되고 반대로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서 측정하면 혈압 수치가 낮게 나오기 때문이다.
여러차례 측정해 보아야 한다
한 번 측정했을 때 혈압이 높다고 해서 고혈압이라고 판정하지는 않는다.그렇다고 몇 차례를 잰 뒤에 평균을 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한 번 재서 혈압이 높으면 잠시 쉬었다가 한 두번 더 재보면 된다. 처음 측정했을 때 정상혈압니라면 굳이 두 번 잴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아침에는 혈압이 약간 올라가고 저녁에는 혈압이 약간 내려간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 났을 때 바로 혈압을 재보는 것이 좋다.
혈압은 언제 어디서나 정상이어야 한다
어떤 때는 재보면 정상이었다가 다른 때 다시 재 보면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머지않아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임신했을 때는 혈압이 높았다가 분만 후에 정상으로 되돌아 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사람 역시 장차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양쪽 팔의 혈압이 다르게 나오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 20mmHg 이상 차이가 난다면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혈압이 낮은 쪽 팔의 동맥이 좁아져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양쪽 팔의 혈압이 다를 때는 높은 쪽을 측정치로 한다.
혈압은 큰 혈관에서 측정해야 한다
심장에서 출발한 대동맥은 굵기가 엄지손가락 정도로 굵지만 점점 가늘어져서 세동맥이 되었을 때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굵기가 가늘다. 혈관이 가늘어지면 혈압도 비례해서 낮아진다. 심장에서 출발하여 팔꿈치 바로 위에 이른 혈관의 수축기 압력이 120nnHg 정도인 데에 비해 세동맥의 수축기 압력은 20mmmHg 정도다. 통상적으로 혈압이라 할 때는 팔 동맥의 혈압을 의미한다. 혈관이 좁아진 곳 즉 동맥경화증이 발생한 곳이 혈압을 측정하는 곳보다 심장 쪽에 가까이 있을 때, 즉 어깨 쪽에 있을 때는 혈압수치가 실제보다 낮을 것이고, 반대로 동맥경화증이 손가락 쪽에 위치해 있다면 혈압수치가 높게 측정될 것이다.
동맥경화증은 모든 크기의 동맥에 발생한다. 그러나 혈관이 좁아질때 발생하는 저항, 즉 압력이 올라가는 것은 주로 작은 동맥이 좁아질때 더 현저하게 나타난다. 즉 혈압상승은 주로 아주 작은 동맥(소동맥 혹은 세동맥)에 동맥경화증이 있을 때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소동맥은 직경이 0.03mm 정도로 맨눈으로 볼수 없을 만큼 가는 동맥이다. 소동맥에 경화증이 발생하면 혈압을 측정하는 팔동맥의 혈압은 정상보다 높아지지만 소동맥보다 더 가는 모세혈관은 오히려 저혈압상태가 된다. 이 점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소동맥의 혈압이 낮으면 어깨 가까이에 있는 큰 혈관의 혈압이 아무리 높아도 조직은 저혈압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모세혈관의 혈압
모세혈관의 혈압은 온몸의 세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몸속 혈관이 모세혈관 정도로 가늘게 되었을 때 비로소 혈액 중에 있는 포도당을 비롯한 영양소와 산소가 혈관을 빠져나와 세포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므로 모세혈관의 압력이 정상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유지하여 포도당을 비롯한 영양소와 산소가 세포에 적절히 들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모세혈관의 압력을 잴 수 있다면 적절히 관리하기도 쉽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술이 없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팔의 혈압이 아니라 모세혈관의 압력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심장에서 모세혈관까지 오는 과정에서 동맥경화증으로 혈관이 좁아지고 혈관의 탄력성이 감소하면 모세혈관의 압력이 정상보다 내려가서 혈액이 부족하다는 신호가 발생한다. 이 신호는 다시 심장으로 보내져서 더 많은 피를 힘차게 뿜어내게 하여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올라간 압력을 팔에서 측정했을 때 고혈압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러나 팔의 혈관과 달리 모세혈관에서는 겨우 정상 압력이 된다. 결국 팔에서 측정한 고혈압은 모세혈관의 압력이 너무 낮다는 것을 알려 주는 신호인 셈이다. 인위적으로 혈압을 내릴 때는 팔 동맥의 혈압이 아니라 모세혈관의 압력을 기준으로 해야 옳다.
황성수
대구의료원신경외과
대구광역시 서구 중리동 1162번지
053-560-7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