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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0-24 17:11
작성일 : 11-10-24 17:11
조회 : 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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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hhradio [624] |
육식과 채식, 그리고 환경호르몬
대전선병원 산업의학센터
이의철
다이옥신을 비롯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의 주된 노출 경로는 음식입니다. 1998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형적인 미국식 식사를 할 경우, 하루에 119pg(pg: 1조 분의 1g)의 다이옥신에 노출되는데, 이중 93%는 동물성식품(육류, 가금류, 어류, 계란 및 유제품)에 의한 노출되고, 23%는 우유와 유제품에 의한 노출됩니다[1]. 물에서 사는 동물들(어패류)은 오염된 물이 먹이사슬을 통해 농축되면서 다이옥신에 노출되는데, 주변 환경 농도의 10만배 까지 농축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어류가 사는 물의 오염물질 농도가 ‘1’이라면, 어류의 오염물질 농도는 ‘10만’에 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육지에 사는 동물들에서는 다이옥신에 오염된 흙과 식물에 의해 노출되고, 먹이사슬을 거치면서 오염물질이 농축됩니다.
<출처: [1] Brouwer, A., et al. Chemospere. 1998>
다이옥신 노출을 피하는 최고의 방법은 육류와 유제품 섭취를 줄이거나 순수채식(vegan diet)의 방법으로 아예 먹지 않는 것입니다. 1995년 미국의 일반 마트에서 구입한 식료품들의 다이옥신 농도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순수채식에 해당하는 식품 1g 섭취할 경우 0.09pg(pg: 1조 분의 1g)의 다이옥신에 노출되는 반면, 민물 양식 어류를 섭취할 경우 1g당 1.73pg에 노출됩니다. 순수채식을 할 때보다 무려 20배 가까이 많은 양에 노출됩니다. 그리고 우유와 모유의 다이옥신 농도는 각각 1g당 0.16pg, 4.2pg로 모유에 3배 가까이 더 많은 양의 다이옥신이 있는 것으로 측정되었습니다[2].
이러한 차이는 소와 인간의 먹는 음식의 차이, 즉 먹이사슬에서의 위치에 의한 것입니다. 소는 주로 순수채식에 가깝게 먹는 반면, 인간은 채소뿐만 아니라 다이옥신 농도가 높은, 먹이사슬의 상위에 있는, 생선, 버터, 치즈,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가공육류, 계란 및 유제품을 즐겨먹기 때문입니다. 만약 전 생애에 걸쳐 순수채식을 하는 여성들의 모유에서 다이옥신 농도를 측정한다면, 우유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다이옥신이 측정될 것입니다.
모유의 오염물질 농도는, 혈액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얼마나 오염되어있는지를 보여주는 노출지표로서의 의미가 있습니다. 모유의 오염물질 수준이 높다면 일생동안 노출된 오염물질의 양이 그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동물성 식품을 먹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적은 양의 오염물질에 노출됩니다. 먹이사슬의 낮은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채식을 하는 여성들은 육식을 하는 여성들보다 모유의 오염물질 농도가 낮으며, 일부 물질의 경우 육식 여성의 1~2%수준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3].
<출처: [2] Brouwer, A., et al. J Toxicol Environ Health A, 2001>
모유냐 우유냐
잔류성 유기오염물질(환경호르몬) 농도만 높고 보면 모유가 우유보다 더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에게 최고의 것만을 주고 싶은 엄마의 심정이라면 이런 사실이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영아기에 모유를 대체할 만한 식품은 없습니다. 우유가 모유보다 일부 오염물질 수준이 낮다 할지라도 우유는 호르몬, 항생제, 기타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들에 오염되어 있고, 영양학적으로도 모유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아기에 우유단백질에 노출될 경우 1형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런 사실 때문에 모유대신 우유(우유로 만든 유아식)을 선택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닙니다.
한편, 모유와 우유의 오염물질 농도는 정해져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소가 어떤 음식을 먹었느냐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식용으로 혹은 우유 생산용으로 사육되는 소들이 어떻게 사육되고 있고, 어떤 먹이를 먹고 있어왔는지에 따라, 그리고 출산 후 모유수유 예정인 여성이 지금까지 어떤 음식을 먹으면서 살아왔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미래의 아이에게 최고의 영양을 선물하고자 하는 여성이라면 지금부터 채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환경호르몬 노출은 영아기 모유를 통해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전 생애에 걸쳐, 주로 음식을 통해 일어납니다. 때문에 영아기 이후에도 아이가 채식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족 전체가 채식 식단을 꾸려 나가는 것 필요합니다. 모유수유기 이전에 채식을 시작하지 못하셔서 아쉬워 하시는 분들은 지금부터라도 본인과 아이, 그리고 가족 전체를 위해 식단을 채식으로 바꿔 나가시길 바랍니다.
이의철
대전 선병원 산업의학센터 과장 대전 중구 중촌동 394-1번지 042-251-5207
intertrot@gmail.com
[1] Brouwer, A., et al. Report of the who working group on the assessment of health risks for human infants from exposure to PCDDS, PCDFS and PCBS. Chemospere. 1998;37(9-12):627-163
[2] Schecter A. et. al., Intake of Dioxins and Related Compounds from Food in the U.S. Population. J Toxicol Environ Health A, 2001;63(1):1-18.
[3] Hergenrather. et al. Pollutants in breast milk of vegetarians. N Engl J Med. 1981 Mar 26;304(13):792. [이 게시물은 베지닥터님에 의해 2011-10-24 22:43:11 회원회의실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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