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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28 14:59
콜레스테롤에 대한 혼란을 부추기는 미국 '식이지침 자문위원회'
 글쓴이 : 이의철
작성일 : 15-02-28 14:59 조회 : 3,529  
   http://blog.naver.com/hhradio/220286239407 [507]

콜레스테롤에 대한 혼란을 부추기는

미국 '식이지침 자문위원회'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 과장

베지닥터 사무국장



지난 2월 미국 ‘식이지침 자문위원회(Dietary Guideline Advocating Committee; DGAC)’는 소량의 콜레스테롤도 위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철회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간 콜레스테롤을 하루 300mg 미만으로 섭취해야 한다는 경고를 식이지침에서 삭제하기로 한 것이다. 식이 콜레스테롤의 혈중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정도가 포화지방에 비해 덜 확연하다는 연구결과들을 참고한 이번 결정은, 최근 포화지방이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일부 매체와 전문가들의 주장과 더불어, 대중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콜레스테롤이란 무엇인가?


  이런 혼란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선 우선 콜레스테롤에 대한 사실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이 아니다. 지방은 스테이크나 삼겹살의 흰 부위나 닭다리를 구울 때 뚝뚝 떨어지는 기름처럼 눈으로 쉽게 볼 수 있지만, 콜레스테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콜레스테롤은 노란색의 부스러지기 쉬운 입자로서 동물세포의 세포막에 퍼져있다. 때문에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식품에만 있으며, 특히 살코기 부위에 풍부하고, 계란, 치즈 및 조개, 새우, 바다가재와 같은 갑각류에도 대량으로 존재한다.

이들 음식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시킨다.1 물론 그 효과가 삼겹살의 비계나 포화지방이 있는 다른 음식들만큼 강하진 않지만, 식이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콜레스테롤을 적게 섭취하던 사람이 계란이나 생선이 건강에 좋다는 뉴스를 접하고, 하루에 계란 1~2개를 추가해서 먹거나 생선을 챙겨먹기 시작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은 확연하게 증가한다.

  일부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이 포화지방만큼 나쁘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학술연구에서나 의미 있을 뿐이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음식에서 이 두 성분은 항상 같이 다닌다. 계란 하나에는 무려 200mg 이상의 콜레스테롤이 있고, 포화지방은 전체 칼로리의 20%를 차지한다. 삼겹살 1인분에는 110mg 가량의 콜레스테롤이 있고, 포화지방은 전체 칼로리의 30%를 차지한다. 보통 크기 고등어 한 마리의 살코기에는 대략 240mg 가량의 콜레스테롤이 있고, 포화지방이 전체 칼로리의 30%를 차지한다. 우유 1팩에는 22mg의 콜레스테롤이 있고, 포화지방은 전체 칼로리의 32%를 차지한다. 포화지방이 있는 곳에 콜레스테롤이 있고, 콜레스테롤이 있는 곳에 포화지방이 있다. 이 둘은 함께 작용해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올린다. 그러나 채소, 과일, 곡류, 콩류 등 대부분의 식물성 식품들에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고, 포화지방은 거의 없다.

 


지방은 정말 건강에 나쁜가?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한다면, 나의 대답은 “당연히, 나쁘다”이다. 특히 대표적으로 “나쁜 지방”인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은 더욱 그렇다. 포화지방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심장질환과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병들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포화지방은 고기, 생선, 계란, 유제품, 코코넛유나 야자유에 있다. 일부 과자에 사용되는 트랜스지방(혹은 부분수소화 오일) 또한 포화지방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안 좋은 영향을 미치므로 포화지방과 마찬가지로 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뉴스는 포화지방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보도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작년 6월 타임지는 표지에 “버터를 먹어라(Eat Butter)”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내걸고, 포화지방이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실었다. 이런 혼란의 원인은 통계 분석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쁜 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들과 거의 먹지 않는 사람들을 비교한 연구들은, 지방이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확연히 증가한다는 결과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연구대상 사이에 지방 섭취량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건강상태의 차이 또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었던 핀란드 연구는 “나쁜 지방”을 줄이는 것에서 어떤 이득도 발견하지 못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연구대상에서는 실제 지방을 적게 먹었던 비교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4년에 시행된 메타분석은 연구설계가 잘 된 것부터 그렇지 않은 것까지 모든 연구들을 다 포함해 데이터를 섞어버렸고, 그 결과 “나쁜 지방”의 위험성은 더 이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게 됐다.2 이 연구결과는 돼지고기와 버터의 명성을 회복시켜주는 근거로 음식 칼럼리스트들에게 광범위하게 인용됐다.

  이 메타분석은 또한 포화지방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 통계분석 방법을 적용했다. 메타분석에 포함된 하버드의 ‘간호사 건강연구’의 원래 결과는 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심장질환 위험이 52% 증가한다는 것이었다.3 하지만 메타분석에서는 여기에 단백질 섭취량과 콜레스테롤 섭취량 등 포화지방 섭취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요인들의 영향을 함께 보정함으로써, 포화지방만의 건강영향은 눈에 띄지 않게 만들었다. 이것은 마치 술이 교통사고를 일으키는지를 연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술을 마신 후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시야가 흐려지기 쉬운데, 교통사고에 있어서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과, 시야가 흐려지는 영향을 제거하고 술 자체의 영향을 평가하면, 술과 교통사고의 관련성을 사라져버릴 수 있게 된다.

  이상의 연구결과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삼겹살이나 버터는 여전히 건강한 음식이 아니다. 지방이 건강에 나쁜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제대로 진행된 연구들의 결과를 봐야 한다. 그런 연구들은 기름진 육류 위주의 식단은 질병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결과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심장질환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도 마찬가지다. 2003년 발표된 ‘시카고 건강 및 노화 프로젝트’ 연구결과는 포화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포화지방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알츠하이머 발생위험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4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의 변하지 않는 건강영향


  식이지침 자문위원회의 발표와 상관없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은 여전히 엄연한 사실이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품고 있는 음식들, 고기, 생선, 계란, 우유 및 유제품들은 식탁에 올리지 않는 것이 좋다. 저지방 자연식품 중심의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더 좋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유지하고, 더 낮은 혈압을 유지하고, 당뇨병 발생 위험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5-7 때문에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비롯해 치매와 암등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들을 예방하고 치료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많은 음식들을 피하는 것을 건강관리의 첫 시작으로 삼아야 한다.

 

<참고문헌>

1. Hopkins PN. Effects of dietary cholesterol on serum cholesterol: a meta-analysis and review. Am J Clin Nutr. 1992;55:1060-70.

2. Chowdhury R, Warnakula S, Kunutsor S, et al. Association of Dietary, Circulating, and Supplement Fatty Acids With Coronary Risk: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Ann Intern Med. 2014;160:398-406.

3. Chiuve SE, Rimm EB, Sandhu RK, et al. Dietary fat quality and risk of sudden cardiac death in women. Am J Clin Nutr. 2012; 96:498-507.

4. Morris MC, Evans EA, Bienias JL, et al. Dietary fats and the risk of incident Alzheimer’s disease. Arch Neurol. 2003;60:194-200.

5. Tonstad S, Butler T, Yan R, Fraser GE. Type of vegetarian diet, body weight and prevalence of type 2 diabetes. Diabetes Care 2009;32:791-6.

6. Berkow S, Barnard ND. Vegetarian diets and weight status. Nutr Rev 2006;64:175-188.

7. Yokoyama Y, Nishimura K, Barnard ND, Takegami M, Watanabe M, Sekikawa A, Okamura T, Miyamoto Y. Vegetarian diets and blood pressure: a meta-analysis. JAMA Internal Medicine 2014;174(4):57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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