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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7-11 07:19
Crohn’s 병에 대한 현미채식의 효과 -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글쓴이 : 베지닥터
작성일 : 11-07-11 07:19 조회 : 3,710  

 
오늘은 일본의 Nakadori병원의 소화기 내과 팀에서 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10 5월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소개드릴까 합니다. 이 연구팀에서는 크론씨병의 재발을 예방하는데 현미채식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를 2년 동안 전향적으로 연구를 했군요. 크론씨병이 당뇨병이나 고혈압같이 흔한 병도 아니고 본 연구가 무작위배정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는 연구라고 판단되어 선택했는데요, 어떠한 시사점인지는 마지막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크론씨병(Crohn’s disease)은 궤양성대장염(Ulcerative Colitis)과 함께 장에 심각한 염증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위험요인들이 관여할 것이라고 추정만 될 뿐 정확한 원인이 아직 알려져 있지 않죠. 증상의 심각도 정도는 매우 다양한데 약물을 복용하여 염증반응이 줄어들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자주 재발하기 때문에 재발이 특히 문제인 질병입니다. 원래 서구국가에 많은 질병이었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발생률의 뚜렷한 증가를 보이고 있구요. 참고로 크론씨병이 있는 사람은 나중에 여러 가지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그런데 크론씨병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을 보니 영양공급이 매우 중요하므로 고단백 고칼로리 음식을 먹어야 하고 장을 자극하면 안 되니 너무 섬유소가 많은 채소, 과일, 해조류를 피하라고 되어있네요. , 기존의 의학상식으로 볼 때 소위 현미채식 절대로 하지 마라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현미채식을 권하는 것에 비하여 이런 병에 현미채식을 권하는 것은 정말 의사들에게는 면허증 걸어놓고 하는 결정이겠습니다. 저같이 소심한 사람이 환자를 본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 거구요.
 
이 연구자들이 크론씨병에 현미채식이 좋을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게 된 이유는 장내박테리아 분포가 장의 염증반응에 매우 중요한데,현미채식이 장내박테리아 분포를 염증반응을 낮추는 쪽으로 바꿈으로써 궁극적으로 크론씨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논문서론에 기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크론씨병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의사들이 권유하는 식이요법과는 판이하게 다르지만 현미채식을 크론씨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적용시켜 봅니다. 참고로 현미채식과 장내박테리아, 이거 POPs와 같이 엮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요,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춘 글을 한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는 완전현미채식을 하도록 한 것도 아니고 반현미채식을 사용했습니다. 현미는 반드시 매끼니마다 먹도록 했지만 전혀 고기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은 생선을, 이주일에 한번은 육류를 먹을 수 있도록 했고 계란과 우유는 금지를 하지 않았네요. 그러니까 일종의 lacto-ovo-vegatarian이면서 육류를 드물게 먹은 경우입니다. 완전 현미채식만 하게 하면 환자들이 장기간 잘 따라오기가 힘들까봐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연구결과입니다. 반현미채식을 권유받은 22명중 6명은 중간에 탈락되고 16명만 2년까지 추적관찰이 가능했는데 그 중 단 1명만이2년 동안 크론씨병이 재발하였다고 합니다. 반면에 동물성식품과 식물성식품을 가리지 않고 섭취한 6명중에서는 4명이 2년 동안 크론씨병이 재발했구요.. 아래 생존분석곡선을 보시면 아주 뚜렷한 차이를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CRP치도 반현미채식을 한 군에서는 절반이상에서 정상치로 돌아왔네요. 완전현미채식도 아니고 반현미채식에서 이 정도의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 놀랍더군요.

 
비록 크론씨병이 다른 흔한 만성병에 비하면 드문 질환이긴 하지만 이 연구가 시사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기존 의학계에서도 통곡물과 식물성식품 섭취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질병과는 달리 크론씨병은 정반대의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크론씨병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보통 고단백 고칼로리 음식을 먹어야 하고 섬유소가 많은 채소, 과일, 해조류를 피하라고 교육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질병의 경우 소위 과학적인 검정의 최고봉이라고 보통 믿고 있는 RCT를 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아마 RCT를 시작하기 위하여 필수적인 과정인 IRB(연구윤리위원회)통과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군요.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비윤리적 연구로 낙인찍혀서요..
 
본 연구에서 실제로 환자들을 대상으로 적용하니 기존의 상식과는 매우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아마 이 연구 결과를 보여줘도 어떤 의사들은 다른 말 필요 없다. RCT로 보여다오 .. 이런 식의 반응들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약과는 다르게 이러한 식이습관이라는 것은 RCT의 결과가 나오기만을 고집하면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임상결과를 간과하는 우를 범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일반적으로 의사 개인이 경험한 몇 명의 증례에 대한 결과는 대조군이 없는 사례보고수준이므로 그 타당성을 믿을 수 없다고 폄하되고 있지만 이러한 식이습관과 관련된 연구의 경우, 비록 RCT가 아니더라도 현미채식을 임상에서 적용하고 효과를 보고하는 임상가들의 개인적인 경험도 일정수준 귀중한 가이드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Chiba M, Abe T, Tsuda H, Sugawara T, Tsuda S, Tozawa H, Fujiwara K, Imai H. Lifestyle-related disease in Crohn's disease: relapse prevention by a semi-vegetarian diet. World J Gastroenterol. 2010;16:2484-95.
 
Evidence-based 현미채식 2010/12/29 09:50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053-420-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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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닥터 11-08-22 20:32
 
설경도 2010/12/29 1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선생님... 가뭄에 단비 만나듯 오랜 만에 열공할 좋은 논문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크론씨병..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옮겨보면..
소화기관 중 주로 소장의 끝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장 질환.

주로 소장의 끝 부위에 생기는 염증성 장 질환으로 증상은 다른 염증성 장 질환의 경우와 비슷하다. 질환의 특징은 자주 재발하고 대장벽 깊숙이 침범하여 육아종을 형성하는 것이다. 면역적인 감염성 질환으로 인하여 발병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또는 체질적 영향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도 추정하지만 유전질환은 아니고, 20~30대의 젊은층에게 많이 생긴다.
증상으로는 설사·체중감소·하복통·발열·직장출혈 등이 나타나며, 장관 외 증상으로 빈혈, 영양결핍, 근골격계 및 신장기능 이상, 안과적 증상 등 복합적인 증상이 따른다. 대부분 예후가 좋지만 장이 좁아지는 장협착, 고름이 생기는 장농양, 복부 안에서 내장 또는 피부와 장이 연결되어 뚫리는 장누공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드물게는 장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치료는 다른 감염성 장질환이나 허혈성 장질환, 궤양성 대장염, 결핵성 장질환 등과 구분해서 해야 하며 장내시경적 조직검사와 방사선적 조영술 등으로 확실히 진단한 뒤에 수액요법 등의 보존적인 치료와 약물요법 등을 함께 사용해서 치료한다. 약물치료를 원칙으로 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증상이 완화되면 설파살라진(sulfasalazine)이나 메살라진 등을 투여한다. 합병증 및 재발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거의 평생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한다. 합병증이 생겨서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을 할 수도 있지만 완치되지는 않으며 수술 후에도 재발할 수 있다. 단 완치는 어렵지만 합병증이 심하지 않고 약물로 조절만 잘 되면 정상적인 생활에는 지장없다.
........
위의 크론씨병을 한의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크론씨병 자체가 만성질환에 속하며 모든 만성질환이란
자생력이 병을 이겨내지 못해서 재발되는 병으로 사료됩니다.
다른 단어로 표현한다면 자생력 즉 生氣=陽氣가 활발하지 못해서 대소장 활동이 저하되어 설사,복통 및 기타 합병증이 올 수있으리라 추측합니다.
결과적으로 볼때 병인이 되는 요인은 넓은 의미에서 陽氣를 약하게 만드는 모든 요인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수면부족,스트레스, 술,담배,육식 특히 튀겨먹고 숯불에 구워먹고, pops, 정제염,흰설탕,흰밀가루등등... 수 많은 요인들이 오랬동안 쌓여서 양기를 약하게 만들어 이러한 만성적인 크론씨병을 유발하리라 추측해 봅니다.
한강이 오랜 시일에 걸쳐 오염되었다면 하루아침에
청소가 힘들듯이 다시 정화시키는 과정은 많은 노력이 필요 할 것입니다.
논문 감사하며 앞으로의 논문 기대해 봅니다...^^
 
 
서수연 2010/12/29 13: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글 너무 반갑습니다!! ^^
근데 생존분석곡선 그림이 안뜨네요~ 저만 그런가요?
 
 
장윤석 2010/12/30 18: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글 너무 반갑습니다!!(2)
저에게는 그림 잘 보입니다.

제가 질문 드렸던 것과 비슷하네요.
(혈액 투석 받는 환자들에 대한 기존의 식이요법이 현미 채식과는 거의 반대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라고 문의 드렸던 것...)

각설하고... 좋은 논문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인권 2011/01/01 1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가면역질환이죠
저도 몇몇분의 환자들을 고기 생선게란 우유 끝게하고
약도 마니 줄이고 있으나
조금더 기다리면
약을끝는 환자분도 나오지 싶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여자 중에서도 착한여자 그중에서도 착한며느리타잎에 많은데
남의 평가에 목숨을 거는 분들이죠
스스로의 행복을 쟁취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분들이라 감히 생각이 됩니다
 
 
김진목 2011/01/04 16: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덕희선생님^^ 존경합니다!
좋은 글 감사, 또 감사드리며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자연의학을 하는 의사들이 떳떳하기 힘든 게 바로 RCT 자료가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덕희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좀 우쭐해지는 느낌이 드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저도 크론씨병 환자 두 명 경험이 있는데
섬유질식사을 하지 말라는 일반적인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니시의학적 치료(현미밥, 야채반찬 등)로 호전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큰 후원자를 만난 것 같아 든든합니다.
이덕희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영선 2011/01/05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계속 애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 교수님 ! 덕분에 힘이 나고 더 당당해지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어떤 기전으로 현미채식에 의해서 장내박테리아 분포가 바뀌는지 궁금합니다.
 
다음글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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