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채식 하실 때 ‘꼭꼭’ 신경 쓰셔야 하는 점
<속지말자 화장빨, 다시보자 조명빨..글 끝까지 다 읽으심 뭔 뜻인지 아십니다^^>
오늘도 베지닥터 회원님들에게 환영받지 못할 글을 쓰게 될 것 같은데요.. 이 글을 쓰지 않고 있으니 불편해서 밥을 먹어도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아서 올립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비협조적으로 나가다가 어느 날 졸지에 로그인이 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동물성식품을 비판할 때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동물성식품에는 항산화물질이 없다는 것인데요.. 사실 동물성 식품은 비타민 C보다 10배쯤은 더 중요할 것이 분명한 항산화물질인 glutathione이 매우 많이 포함되어있는 음식입니다. Glutathione은 cysteine, glycine, glutamate의 세가지 아미노산이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는 아주 작은 단위의 단백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음식 단위 g당 glutathione양을 따져보면 동물성식품에서 식물성식품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Glutathione이 인체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가를 학술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면 삼박 사일도 모자라기 때문에 다 생략하고 glutathione의 별명이 master antioxidant입니다. Yes, Sir!! Master!! 느낌이 오시죠?^^
그리고 채식 어쩌구 어쩌구 하는 글에서 GGT 이야기할 때도 glutathione 이야기가 나오죠, 항산화작용뿐만 아니라 glutathione은 체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 특히나 세포에 매우 해롭게 작용하는 화학물질들을 체외로 배출하게 하는데 너무나 중요한 물질입니다. 화학물질의 노출이 많아지면 화학물질들을 처리한다고 glutathione이 소모되기 때문에 체내에 부족해질 위험성이 높아지죠. 이거 장기적으로 부족사태가 계속되면 우리 몸에는 백약이 무효인 총체적 난국이 발생합니다.
논란은 있습니다만 glutathione의 경우 음식을 통하여 그대로 공급되는 양보다 세포내에서 얼마나 활발하게 합성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glutathione합성에 필요한 원재료가 원활히 공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glutathione을 구성하는 3개의 아미노산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cysteine입니다. 나머지 2개의 아미노산은 늘 체내에 풍부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지 않구요. cysteine은 외부에서 음식을 통하여 공급될 수도 있고 methionine이라는 아미노산으로부터 우리 세포가 만들어낼 수도 있는데요, 이 cysteine이나 methionine의 함량도 동물성식품에서 높고 황을 함유하는 아미노산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현미채식을 할 때 주의깊게 하지 않는다면 동물성 식품이 주된공급원 역할을 하는 원재료들이 부족해져서 glutathione합성에 장애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올해 Nutrition지에 채식주의자들한테서 glutathione이 감소해있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네요
(1). 물론 혈중 농도가 세포내 농도를 대변할 수 있느냐 측정한 glutathione이 산화형이냐 환원형이냐 등등 여러 가지 논쟁거리는 있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베지닥터 반대측에서 가장 쌍수들고 반길만한 논문이 될 것 같습니다. 앞서 glutathione의 중요성을 설명하려면 삼박사일도 부족하다고 적었는데요, 현미채식을 부주의하게 하다가 세포내 glutathione 부족사태가 발생하면 현미채식의 온갖 장점을 한방에 날려보낼만한 위력이 있을 수 있거든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논문을 보면 채식군이 대조군에 비하여 호모시스테인이 증가해있다는 점입니다. 채식을 했을 때 호모시스테인이 증가한다는 보고는 그 전부터 있어왔구요
(2). 호모시스테인이 증가해있다는 것도 여러 가지로 심각한 징조입니다. 예를 들어 혈청 지질, 혈당, 혈압 이런 임상지표들이 다 좋아도 호모시스테인이 증가하면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합니다. 치매 같은 질병과도 관련성이 있구요. 최근에 비타민 B군 보충제를 이용하여 이 호모시스테인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제약회사에서 비용을 댄 대규모임상시험들이 많이 시행되고 있죠. 제약회사주도하에 이러한 임상시험이 시도되고 있다는 자체가 이것이 임상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하는 증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Anyway,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물질은 유전자 신호의 on 그리고 off에 키역할을 하는 methylation사이클과 glutathione합성과 생화학적으로 밀접하게 관련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호모시스테인의 증가는 이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여러 가지 미량원소 부족 때문에 methylation사이클이 버벅거리거나 glutathione합성이 순조롭게 되지 않으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인데요 이 논문의 채식군에서 보여준 호모시스테인의 증가는 glutathione의 합성감소와 서로 맞물려있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포내에서 glutathione 합성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채식을 하는 사람의 경우 가장 가능성이 큰 이유는 결국 glutathione합성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원료들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서 일겁니다. 인체내 glutathione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성분 중 하나가 바로 동물성식품이 주요한 공급원 역할을 하는 cysteine과 같은 황함유 아미노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저런 이유로 동물성식품을 피하고 현미채식을 하는 상황이 되면 glutathione감소라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무엇보다 먼저 원재료공급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Glutathione혹은 cysteine이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된 식물성식품이 뭔가 찾아보았더니만 아스파라가스가 가장 glutathione함량이 높은 음식이고 브로콜리, 감자, 양파, 피망, 호두, 마늘, 당근도 함량이 어느 정도는 되는 식물성식품이라고 하네요. cysteine은 부추, 홍고추, 마늘, 브로클리, 양배추, 현미와 같이 씨눈이 있는 곡식 등에 그래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cysteine은 methionine으로부터 만들어낼 수가 있습니다. Methionine이 많이 함유된 식물성식품은 참깨, 온갖 씨앗종류, 현미와 같이 씨눈이 있는 곡식입니다.
두번째는 이들 식품을 가능한 한 열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선할 때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Glutathione이나 cysteine 등은 열을 비롯한 외부조건에 약하기 때문에 익히거나 저장기간이 증가하면 파괴되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예를 들어 모유는 glutathione이 매우 풍부한 음식 중 하나인데요 아기가 바로 엄마 젓에서 빠는 모유와 비교할 때 엄마가 유축기로 짜서 2시간만 외부에 두면 냉장고든 실온이든 glutathione양이 무려 70%이상이 줄어든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가능한 한 그 음식이 다른 생명체의 형태로 존재했었던 시점과 가장 가까운 시점에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몇 번 말씀드렸듯이 결국 현미채식을 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우리 집 앞마당 텃밭에서 이런 채소들을 가꾸면서 가능한 한 생야채 그대로 매일 드시는 겁니다. 따면서 쓰~윽 닦아서 그냥 구강 속으로 투척하면 제일 좋겠네요. 예전의 원시인들이 그러하였듯이.. 텃밭이 없는 사람들은 차선책으로 가능한 한 가까운 곳에서 수확된 식물성식품을 사서 신선할 때 먹는 겁니다. 배타고 비행기타고 딴 나라에서 건너온 식물성식품들.. 화장빨 조명빨에 다들 속지 마시구요.. ^^ 하여튼 이렇게 생각해도 저렇게 생각해도 지역농업 활성화에 국민 건강의 미래가 달려있다 싶군요. 아~ 이거 하는 김에 FTA이야기까지 해야 되나.. 쩝..
참고문헌
1. Ingenbleek Y, et al. Vegetarianism produces subclinical malnutrition, hyperhomocysteinemia and atherogenesis. Nutrition. 2011 Aug 26. [Epub ahead of print]
2. Hung CJ, et al. Plasma homocysteine levels in Taiwanese vegetarians are higher than those of omnivores. J Nutr. 2002 Feb;132(2):152-8.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053-420-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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