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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7-11 01:22
논문하나 기사하나 -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글쓴이 : 베지닥터
작성일 : 12-07-11 01:22 조회 : 5,477  
   논문+하나와+기사+하나.docx (534.2K) [26] DATE : 2012-07-11 01:22:31
   논문+하나와+기사+하나.htm (46.2K) [3] DATE : 2012-07-11 01:22:31
 
논문 하나와 기사 하나
 
최근 몇 달 동안 on-line에서 글쓰기도 뜸하고 off-line에서 만남도 적조했던지라 베지닥터 회원으로서의 정체성이 점차 사라지는 듯 했는데요..웬걸 현실에서는 뒤늦게 제가 베지닥터 회원이라는 것을 아는 주위 사람들이 늘어가는 바람에 요즘 상당히 불편한 삶을 살고 있는 와중입니다. 그래서 정체성 회복의 한 계기로 삼고자 별 내용은 아닙니다만 얼마 전에 읽은 논문 하나와 많은 분들이 읽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기사 하나를 소개시켜 드릴까 합니다..
 
동맥경화가 와서 좁아져 있는 관상동맥을 statin과 같은 혈중 지질을 낮추는 약이나 수술을 하지 않아도 현미채식을 하면 넓힐 수 있다고 20-30년 전부터 줄창 주장하고 계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두 분이 계시죠. 미국의 Dean Ornish박사와 Cadwell Esselstyn박사입니다. 물론 아무 근거없이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Ornish박사의 무작위임상실험 연구 결과들은 JAMA, Lancet과 같은 보통의 연구자들이 평생동안 한번이라도 논문을 싣고 싶어하는 top journal에 이미 1980년대부터 꾸준히 실리고 있습니다.
 
다만 유전자가 질병의 원인이라고 믿는 연구자들, 유전자조작을 통하여 질병 치료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믿는 연구자들, 분자수준의 기전연구를 통하여 대박신약의 꿈을 꾸는 연구자들, 이런 연구자들 눈에는 이런 연구들이 연구로 보이지 않을 뿐이죠. (그리고 이런 연구들만이 science로 인정받는 이 더러운 세상..^^)
 
Ornish박사는 너무 유명해서 현미채식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미 잘 아실텐데요 Ornish박사가 심장병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생활습관 교정패키지 내에는 현미채식외에도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채식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습관의 효과라고 보는 경향이 있죠. 이에 반하여 Esselstyn 박사는 Ornish박사가 사용하는 생활습관 교정패키지중 가장 핵심이 현미채식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른 거 다 빼고 현미채식만 해도 좋아진다는 겁니다. 베지닥터로 치면 Esselstyn은 황성수선생님과인 것 같구요 Ornish박사는 임동규선생님과인 것 같네요^^.
 
이 Esselstyn 박사가 2010년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에 글을 하나 발표했는데요 (1), 가슴에 칼이 들어가도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눈을 부릅뜨고 있는 표정 탓에 다소 괴기스러워 보이는 그러나 여전히 매우 아름다운 젊은 여인네의 반 누드 예술작품이 같이 올라와 있어서 약간의 번역과 상당한 의역과 별 근거없는 제 생각을 짬뽕해서 한번 올려봅니다.
 
 
 그림 1. Halsted박사가 개발한 유방근치수술법을 묘사한 그림
 
글의 제목이 뭐냐 하면 “Is the present therapy for coronary artery disease the radical mastectomy of the twenty-first century?”인데요 관상동맥질환에 대한 현재의 치료법은 21세기의 유방근치수술법인가?로 해석됩니다. 관련분야의 임상가들에게 보여주면 성격에 따라서 얼굴색 달라질 수 있을 만큼 상당히 도발적인 제목으로 보이네요.  
 
유방근치수술법은 19세기 후반 미국의 외과의사 William Stewart Halsted 박사가 개발한 유명한 유방암수술방법입니다. Halsted박사는 외과학 분야의 아버지 정도로 불리우는 아주 유명한 외과의사였다고 합니다. 유방근치수술법은 유방암 수술시 위 그림과 같이 유방과 함께 주위 근육까지 왕창 들어내는 방법이어서 유방암에 대한 치료 자체는 효과적이었으나 수술 후 이런 저런 부작용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합니다.
 
꼭 저렇게 왕창 들어내어야만 하는가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이 Halsted박사의 명성이 워낙 자자했던지라 그리고 다른 병도 아니고 바로 암이니까.. 아무도 감히 이에 대한 의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거의 100년 동안 교과적인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다가 20세기 후반쯤 와서야 몇몇 용감한 녀석들이 (요즘 개콘에서 제일 좋아하는 코너예요^^) 아닌 용감한 의사들에 의하여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무작위임상시험을 통하여 보고되면서 현재는 보존적수술법이 유방암의 표준수술방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논문에서 Esselstyn 박사는 현재 관상동맥질환을 치료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약물요법과 여러 시술들이 바로 19세기 후반 Halsted박사가 고안한 유방근치수술법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군요. 약물요법이나 현대의학에서 사용하는 각종 시술들이 관상동맥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해도 역시 효과적이면서 훨씬 더 안전하고 더구나 그 비용을 고려하면 더욱 더 매력적인 바로 현미채식이라는 방법이 있는데 왜 그 방법을 우리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냐고 답답해하고 있는 것이 전체 글을 통하여 막 느껴집니다.
 
그 방법을 현실에서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죠. 우선은 현대의학은 약, 시술, 수술만이 질병의 치료방법이며 나머지 것들은 하면 좋지만 안 해도 별 문제 없는 보완요법 정도로 생각합니다. 약을 먹고 수술을 하고 현미채식을 하는 것은 괜챦지만, 약을 끊고 시술이나 수술을 하지 않고 현미채식을 하는 것은 한마디로 “미친 짓”으로 봅니다 (아~ 물론 갑자기 혈관이 막혔을 때는 당연히 시술로 뚫어줘야 살 수 있습니다).
 
약, 시술, 수술과 달리 현미채식은 특허를 낼 수 있는 새로운 개발기술도 아니고 면허를 가진 사람들만이 하는 전문영역도 아닌데다가 국가의 GNP상승에도 전혀 기여하는 바가 없으며 일자리 창출하고도 거리가 먼, 당장 수치화하여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뭔가가 전혀 없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사회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바로 그런 거죠.
 
그리고 현미채식의 중요성을 모르는 환자들이 현미채식을 본인의 일상생활에 받아들이고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하여서는 의사가 그만큼 환자들에게 공을 들여야 한다고 합니다. Esselstyn 박사의 경우 5시간 카운셀링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5시간이라.. 환자교육에 대하여서는 어떠한 경제적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 현재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생각하면 딴 나라이야기 같이 생각되네요.
 
21세기는 깨어있는 대중의 시대라고 하죠. 정보는 널려있고 찾고자 마음먹는 사람들 눈에는 보석 같은 정보들이 곳곳에 박혀있습니다. 일단 눈에 보이는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보통 사람이 현미채식을 하기에는 너무나 유혹이 많은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같이 적당히 타협적이고 적당히 말초적이고 적당히 현실적인 사람들은 적당히 현미채식도 하고 적당히 고기도 먹으면서 살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질병예방의 측면에서 현미채식은 별 재미가 없죠. 미래에 발생할지 안 할지도 모를 사건을 두고 종교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식생활을 바꾸라고 하기에는 이 세상에는 당장 나를 즐겁게 해주는 맛있는 것이 너무 많거든요.
 
그렇지만 아픈 사람 중에는 이것이 내 몸에 좋다는 확신만 있다면 단호히 현미채식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심리적 여건이 성숙된 분들이 많죠. 그런데 영양학적으로 균형이니 불균형이니 하면서 주위에서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의견을 들으면 그냥 살던 대로 살아버리게 됩니다. 물론 현미채식을 한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100%좋아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 중에서도 여전히 재발하는 사람이 있고 사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확률이 현미채식을 하지 않을 때 보다 낮다는 거죠. 무슨 치료를 하든지 하루하루 뭔가를 선택하여 먹어야 하는 환자들의 입장에서 현미채식은 상대방 패를 읽기 위하여 굳이 노력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풀 배팅 할 가치가 있는 패입니다.
 
아 참!  몇 주 전 건강과 관련하여 아주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 하나가 떴더군요. 제목이  “채식아닌 개고기만 먹은 암환자, 놀랍게도…” 이렇게 되어 있구요 삼성의 이건희회장이 폐암수술을 받은 적도 있는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암병원인 MD앤더슨의 김의신교수가 한 인터뷰입니다. 본인의 임상경험상 암환자가 채식을 할 때보다 육식을 할 때 훨씬 항암치료를 잘 견디더라, 육식은 불포화지방이 많은 개고기로 하라고 해서 특히 개를 내 몸같이 생각하며 키우는 동물애호가들에게 공분을 일으켰죠.
 
 
제가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는 임상의사는 아닙니다만, 현재 화학치료나 방사선치료를 하는 암환자의 경우에는 육식을 하던, 채식을 하던, 뭐를 먹든 심각한 체중감소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이전에 올린 글 중 “살빼기의 딜레마”라는 글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만성질환자, 특히 암환자들에게서 체중감소가 발생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평소 채식을 하지 않던 암환자가 암으로 진단받았다고 바로 채식을 하게 되면 항암치료 중 체중감소가 급격하게 발생하게 됩니다. 채식을 하던 사람들도 항암치료 중에는 먹는 것이 아주 힘들어지면서 체중감소가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환자의 경우 일단 병원에서 시행하는 적극적인 치료가 진행될 때는 본인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뭐든 먹어서 체중감소가 심하게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치료가 종료된 후 서서히 채식을 고려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참고문헌
1. Esselstyn CB Jr. Is the present therapy for coronary artery disease the radical mastectomy of the twenty-first century? Am J Cardiol. 2010 Sep 15;106(6):902-4.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053-420-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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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도 12-07-11 01:27
 
이덕희교수님~~! 오랜만에 칼럼 보내주셨내요...^^

가뭄에 반가운 비가 오듯  반가운 아침 까치소리를 들은 듯...

앞으로도 계속 이덕희교수님의 멋진 글 Go Go ~~ 기대합니다...^^
설경도 12-07-11 01:28
 
장민호 12-07-10 16:52 

저도 함께 멋진 글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
올려주신 설경도 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설경도 12-07-11 01:30
 
참고로 올립니다.

채식 아닌 개고기만 먹은 암환자, 놀랍게도…

http://healthcar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8549038&cont_code=&Cate=&s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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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의학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핵의학(核醫學)은 방사성 핵종을 함유하는 의약품, 즉 방사성 의약품을 사용하여 인체의 생리적 및 병리적 상태를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의학의 한 분야이다.

핵의학은 진단분야(diagnostics)와 치료분야(therapeutics)로 나눌 수가 있고

진단분야는 다시 핵의학영상진단법(diagnostic nuclear medicine imaging), 방사면역측정법(radioimmunoassay), 생물학적 검사법(biological test)으로 구분된다.

핵의학검사를 위해 사용하는 기기로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기(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 SPECT), 감마카메라(gamma camera), 감마카운터(gamma counter), 베타카운터(beta counter) 등이 있다.

2008년 대한핵의학회 통계에 의하면 핵의학영상검사 중 SPECT와 감마카메라를 이용한 검사가 75%, PET를 이용한 검사가 25%였다.
     
설경도 12-07-11 01:47
 
미국 최고의 암 전문 병원-텍사스대학교의 MD앤더슨 암센터에서 30년 이상 암환자를 보신 김의신교수님의 경험을 요점정리한 기사를 보니 과연~감탄사가 나오며 구구절절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개고기 , 오리고기에 대한 선택은 각자에게 맡기고....

이덕희교수님께서 이에 대한 화두를 주셔서 많은 베지닥터인들이 참여하여 이 문제를 풀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덕희교수님! 감사합니다~~!!
유영재 12-07-11 12:34
 
역시 !!!  ' 결국은 채식이 답이다 !' 를 기억하고 퍼날랐던 많은 분들과 베지닥터 회원분들께는 이 덕희 교수님의  맛갈스러운 글솜씨와 유모어로 오랜만에 갈증이 해소되었다는 사실 ! -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 앞으로도 베지닥터 내에 산적한  학술적인 문제를 화두 삼아 함께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또한 2012년  가을, 서울에서의 강연도 기대하겠습니다~ ^^
베지닥터 12-07-11 15:33
 
김진목 12-07-11 14:20
 
이덕희교수님^^ 반갑습니다!
교수님의 글은 언제나 재미있고 유익해서 증~말 좋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글 올려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항암치료 중에 고기나 생선을 많이 먹으라는 것은 체중유지가 목적이지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항암치료로 인해 식욕도 떨어지고, 항암약제의 부작용으로 근육손상 등 체중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되는데
음식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체중도 감소되고, 항암치료를 잘 이겨나가기 어려워지겠지요.

현미밥을 비롯해서 잎채소, 뿌리채소, 줄기, 열매, 해조류 등을 골고루 잘 챙겨 드신다면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더라도 체중과 체력 유지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항암치료 중인 환우분들 중 제대로 씹지 않고 음식을 먹는 분들이 꽤 많이 되시는데
이런 분들은 현미밥이나 채소류의 흡수가 제대로 안될 수밖에 없으니, 채식으로 체중 유지가 어려워지겠죠.
꼭꼭 잘 씹는 습관도 메뉴 만큼이나 중요한 교육사항일 것입니다.
정인권 12-07-11 18:17
 
에셀스틴은 미국의 최고의사로 뽑힌 적도 있는 분이 완전채식을  들고나와 의사의  모든 영광된 자리를  박탈?  당하고    당당히 환자를 진정으로 위한길을 걸어가고 있는 분,  장인도 유명한 외과의사에
예일대학에  월남전 훈장에  올림픽 조정 금메달리스트에, 부러운경력의 소유자죠
우리가 본 받을 만하죠
19명의 심장마비를 경험한 환자를  채식과 고지질약으로 cholesterole을 270정도서 120정도로 조절했고  17년동안  한건의 협심증 발작도 없었으며  이 연구에 참여 했다가 1년 만에 떨어져 나간분은 다 사망한  그런 결과를  보고 했고  실제 막힌 혈관을  시술없이 재 개통한걸  마니 증명했죠
 오니쉬와 에셀스틴  프래밍험 스터디를  오래 이끈 카스텔리 덕에  미국의 만은 심장의가 채식인이 되엇다 합니다
MD  앤드슨 의 김교수는 전에도 비슷한 보도를 햇는데  언제 황박사와 대면 할 자리가 있었으면 조켔다는  아쉬움이 항상있네여      이교수 자주 올리주소  글이 여전히 살아있어 재밌소
이덕희 12-07-13 16:09
 
반가운 이름들이 댓글에서 보이니 기분이 좋아져요^^. 그동안 베지닥터를 멀리한 것 같아서.. 죄송한 맘도 들구요.. 항암치료중에 동물성식품을 많이 먹는 이유가 동물성단백질섭취가 목적이 아니라 체중유지가 목적이라는 김진목선생님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해요. 채식만 해서도 체중유지를 잘 할 수 있으면 제일 좋지만, 많은 경우 그러기가 힘드니까 동물성식품을 먹어주는 것 같구요. 우리나라 3대 일간지중 하나라는 신문의 기사제목에 채식과 비교하여 떡하니 개고기라니.. 이건 좀 심했다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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