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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7-10 21:43
결국은 채식이 답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4 -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글쓴이 : 베지닥터
작성일 : 11-07-10 21:43 조회 : 3,091  
  


4.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GGT가 증가하나?
 
새로운 아이디어는 늘 뜻밖의 상황에서 오더군요.
 
그 당시 저는 저도 모르게 주위로부터 산화스트레스에 대한 전문가정도로 알려져 논문도 주로 그 쪽으로 읽고 교내에서 인체의 산화스트레스에 관심있는 교수들끼리 조그마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도 해가며 지내고 있었죠. 문득 우리가 지금 환경 중에서 노출되고 있는 아주 낮은 농도의 중금속들이 실제 인체내에서 산화스트레스를 야기할까?하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세포실험연구나 동물실험연구를 보니 이론적으로 가능할 것 같았거든요.
 
우리가 노출되는 중금속들 중 가장 흔한 종류인 납과 카드뮴의 인체 내 노출농도와 여러 가지 산화스트레스 지표 간의 관련성을 한번 조사해보았습니다. 이 때 시험삼아 혈청 GGT를 산화스트레스의 지표 중 하나로 포함시켜 보았는데요,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떠한 산화스트레스의 지표보다 인체내 납 혹은 카드뮴농도와 혈청 GGT가 아주 깨끗한 관련성을 보이는 겁니다. 특히나 그 자료는 미국인구집단자료였기 때문에 체내 납 혹은 카드뮴 농도는 정말 지극히 낮은 농도였거든요, 그런데 그렇게나 낮은 농도범위내에서도 납이나 카드뮴 농도가 조금이라도 증가하면 혈청 GGT치가 증가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를 보는 순간 소위 필이 파박!! 옵니다. 아하! 바로  xenobiotics구나!! 생화학교과서에까지 등장하는 “gamma-glutamyl cycling”이란 개념이 너무 멋져 보여서 이 glutathione이란 물질을 너무 하나의 관점에서만 해석하는 실수를 하고 있었던 거죠.
 
대부분 잘 기억하시겠지만 xenobiotics에 대한 아주 짧은 설명을 드리자면 xenobiotics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외부에서 만들어져 들어온 모든 물질의 통칭입니다.  각종 xenobiotics가 소화기, 호흡기, 피부 등 여러 가지 경로로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이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한 다양한 대사기전이 작동하게 되죠.
 
기억하세요? 본과1학년 때 배운 그 두꺼운 굴만길만 (영어가 생각이 나지 않아 되는대로 한글로 적고 보니 뭔가 정력에 좋은 동남아산 혐오음식 이름 같군요..)이라는 약리학책.. 거기 나오는 Phase I biotransformation Phase II conjugation이라는 기전요. 이 중 Phase II conjugation에 관여하는 물질은 매우 다양한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glutathione 입니다. 그런데glutathione의 특이한 점은 특히나 우리 인체에 해롭게 작용하는 xenobiotics, 그리고 지용성 xenobiotics 대사물들과 결합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3편에서 GGT glutathione이라는 물질의 대사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던 것도 기억하시죠?  xenobiotics glutathione과 결합하여 생성되는 결합물질도 역시 GGT가 일단 관여를 해 주어야 그 이후의 대사과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매우 단순한 산수가 가능해지죠.
 
외부에서 들어오는 우리 인체에 해롭게 작용하는, 지용성 xenobiotics의 노출량이 많아지면 인체내에서 생성되는 glutathione xenobiotics 결합물질의 양도 증가하고 이 결합물질의 양이 증가하면 결국 GGT의 증가를 가져온다. , 정상범위내의 혈청 GGT는 외부에서 인체내로 들어오는 수많은 xenobiotics  glutathione으로 대사되는 xenobiotics의 누적노출량을 대변하는 지표일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게 된거죠.
 
이 가설은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2009년이 되어서야 저널에 발표를 합니다 (Lee DH, et al. Is serum gamma-glutamyltransferase a marker of exposure to various environmental pollutants? Free Radic Res. 2009;43:533-7). 이게 믿거나 말거나 수준의 가설은 결코 아닌데요, 아직 이런 주장을 공식적으로 하는 다른 연구자를 만나 보지를 못했으니 여기 회원님들께 제 말 좀 믿어달라고 강요는 못하겠네요. 죽기 전에 해리슨에 나오는 GGT에 대한 기술을 바꾸는 것이 제 희망 사항 중 하나입니다^^. 
 
이 가설이 내포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사실 하나는 이러한 화학물질의 노출로 인한 GGT의 증가는 화학물질이 가지는 어떠한 독성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우리 신체가 화학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이를 배출하기 위하여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생리학적 기전에 의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어떤 화학물질의 독성이란 것은 일정 농도이상이 되어야 나타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허용기준이란 것을 정해놓죠. 그렇지만 GGT의 증가는 독성과는 아무 관계없는, 일단 화학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이를 배출하기 위하여 작동하는, 즉 이론적으로는 화학물질의 어떠한 농도에서도 나타나는 신체의 반응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수많은 화학물질에 일상적으로 노출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개개 화학물질의 절대농도가 소위 허용기준 이하의 매우 낮은 농도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GGT에 대한 역학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이러한 허용기준 이하의 수많은 화학물질에 대한 복합적인 노출이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는, 안전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사회가 서구화가 되면서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수많은 만성질환들의 핵심적인 원인일 가능성을 나타낸다는 점입니다.
 
오늘 스토리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좀 있어 보이니 머리도 식힐 겸 이만..^^

(To be continued)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053-420-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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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닥터 11-08-22 19:52
 
설경도 2010/11/28 1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덕희 교수님!!
머~~찐 논문 잘~읽었습니다...^^
저도 정말 삘이 파팍오는군요. ㅎㅎ
수많은 화학물질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부터 결코 피할수 없는 현실에서
차츰 자연에 가까운 친환경적으로 바뀌어 갈 수 밖에 없는 확실한 이론이
정립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 이론이 확립되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된다면 그가치와 영향력은
의학적,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교수님의 논문이 이 시대의 큰 빛을 발하시길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드리며 다음 편 기대하겠습니다....^^
天氣淸靜 淸靜光明 壯德不止

신우섭 2010/11/28 13: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하 그렇군요. 이제 부터는 정상범위의 GGT라 할지라도 눈여겨 보아야 겠습니다.
잘보고 있습니다. 이교수님! 감사합니다.

이영선 2010/11/29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xenobiotics와 glutathione에 빨간줄 긋고 왕별을 다섯 개 달아야겠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그러한 화학물질들의 허용치라는 것이 뭔가 물편했었는데... 먹는 음식만이 아니라 약물들이나 치과에서 사용하는 재료들과도 연관이 될 수있을 것 같습니다. 더많은 의사들이 이분야의 연구에 뛰어들어 하루빨리 숨겨진 진실들이 드러나 사람을 위한 참된 음식과 치료의 길이 열리길 고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교수님의 노력과 집념에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김진목 2010/11/29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Xenobiotics에 대한 지표로서의 GGT !
히야~~~!
정말 멋진 내용이로군요^^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지만, 정말 기대가 되는군요.
그리고
저는 잘 모릅니다만, 기능의학 방면의 이론과 비슷한 거 같군요.
이교수님!
혹시 기능의학 쪽 자문이 필요하시면 박중욱원장(011-628-6648)께
연락하시면 시원한 답변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원글 2010/11/30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칭찬의 말씀, 격려의 말씀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부탁말씀 하나 드려도 될까요? 제가 평소에도 교수란 호칭에 정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인데요.. 학생들이 교수라고 불러도 날 부르는 소리가 맞는가 싶어서 한번 주위를 둘러본다는.. 댓글에 그냥 이선생~ 이선생님~이 어떨까요? Please..
그리고 궁극적으로 기능의학보다는 자연의학이 될 것 같아요. 기능의학이란 말은 또 뭔가 환원주의론적인 접근방식인 듯한 느낌이 나서요. 그나저나 방금 우리 간사님한테 5편을 보냈는데 이 연제를 끝내야 다른 일에 집중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자꾸 이 글이 목덜미를 쥐고 있는 것 같아서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이번주내로 하루 날잡아서 10편까지 쭈루룩 다 쓸까 봅니다.

노보라 2010/11/30 15:4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그 부담감 신속히 글을 올려드리는 것으로 덜어드릴 수 있었으면^^! 바로 글 올리겠습니다 : )

정인권 2010/11/30 18: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샘 글좀 천천히 올려 주면 안될까요
진도 따라 잡기가 몹시 버겁소
그라고 이샘 농담수준이 보통이 아니요~`~
제자들이 매우 조아하겠는 데요

원글 2010/12/02 0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천히 하라고 말리셔도 저두 먹고 살아야 해서 이번주에 10편 다 올리고 다음주부터는 생업종사를 할까 합니다. 그런데요, 제가 빨리 올리더라도 천천히 읽으심 되요^^. 유효기간이 있는 글이 아니니까요^^. 울 학생들 저 안 좋아해요. 제가 가르치는 사람으로써 자질이 좀 많이 부족하거든요^^

하태요 2010/12/03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필이 팍팍~~!! 감사합니다^^

장윤석 2010/12/10 1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넘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이선생님~~

장재영 2011/01/03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겁게 잘보고 갑니다ㅓ

백인권 2011/05/13 2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선생님 말씀하신"개개 화학물질의 절대농도가 소위 ‘허용기준 이하’의 매우 낮은 농도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GGT에 대한 역학연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이러한 허용기준 이하의 수많은 화학물질에 대한 복합적인 노출이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는, 안전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사회가 서구화가 되면서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수많은 만성질환들의 핵심적인 원인일 가능성을 나타낸다는 점입니다."이 지적 참으로 동감하는 바 입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공해와 식품에 첨가된 각종 인공 향료 ,첨가제 ,방부제등 또 육류를 통해 우회적으로 우리몸으로 들어오는 각종 화학물질에 대해 안전 기준이라는 것이 있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군요. 하긴 개개로의 제품으로서는 안전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어디 한가지 제품만 사용하나요? 각종 화장품, 헤어관리제품, 음식은 아주 다양하게 , 이러다 보면 각종 화학물질이 우리몸에 집중될 테니 이선생님의 지적대로 생각해 보면 상상이 아주 잘 됩니다.
감사합니다

배한호 2011/05/20 15: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일 심포지엄을 앞두고 홈피 전글을  다시 정독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써주셔서 잘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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