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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7-10 22:19
결국은 채식이 답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5 -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글쓴이 : 베지닥터
작성일 : 11-07-10 22:19 조회 : 3,093  



5. 2005년 11월
 
GGT증가가 외부에서 인체내로 들어오는 xenobiotics중 glutathione으로 대사되는 xenobiotics의 양을 대변하는 지표일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나니 또 다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더군요. Xenobiotics들 중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들이 과연 GGT와 당뇨병간의 관련성을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우리 인간이 환경 중에서 노출되는 xenobiotics가 어디 한 두 가지라야 말이죠. 어떤 논문에서는 인간이 단 하루 동안 노출되는 xenobiotics종류만 해도 수백 가지는 될 거라고 하더군요.
 
먼저 앞서 GGT와 관련성을 보였던 납과 카드뮴에 관심을 가지고 한번 연구해 보았더니 이 놈들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래서 대충 용의자의 몽타쥬를 한번 그려보았습니다.
 
그 동안의 GGT연구결과들을 고려할 때 가장 가능성이 있는 xenobiotics는 아래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첫째, 음식이 주된 노출원 일 것. 특히 육류섭취와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이 클 것. 둘째, 비만조직과 관련성이 있는 xenobiotics일 것, 셋째, glutathione이 대사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을 것, 넷째, 혹시 직업적으로 고농도에 노출될 경우 혈청 GGT증가가 보고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 다섯째, 혹시 세포실험이나 동물실험결과가 있다면 diabetogenic할 가능성이 있을 것 등등의 조건을 세워놓고 수많은 xenobiotics, 좀 더 범위를 줄이자면 여러 가지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갑니다.
 
제가 산화스트레스 전문가에서 환경오염 전문가로 변신하는 순간입니다^^. 전문가라는 단어의 그 허구성이란..
 
이렇게 환경오염물질에 대하여 공부를 하면서 몇 주를 보낸 후 어느 날, 정확하게는 2005년 11월, 제가 그 때까지 살면서 한번도, 꿈 속에서라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하나의 용어를 알게 됩니다. 바로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POPs)라고, 우리 말로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이라고 부르는 화학물질입니다.
 
지금부터 POPs에 대하여 설명 좀 드릴께요. 이 이름은 특정 한 두 개의 화학물질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구요, 어떠한 공통적인 특성을 가진 수많은 화학물질의 통칭입니다. 어떤 공통적인 특성이냐 하면, 바로 환경내에서 잘 분해되지 않으면서 먹이사슬을 통하여 축적되고, 생명체의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죠. 이런 특성들을 보이는 화학물질들은 다 통틀어 POPs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아실만한 POPs라면 DDT같은 살충제, 월남제에서 고엽제로 사용했다는 다이옥신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매우 많은 유기염소계 농약들이 POPs물질로 분류되고, 산업장에서 절연제로 사용되는 PCBs등도 전형적인 POPs물질입니다.
 
POPs로 분류될 수 있을만한 화학물질을 인간이 처음 발명한 것은 약 1920년대로 알고 있고 1930년대, 1940년대를 지나면서 POPs물질들이 지구상으로 쏟아지게 됩니다. 특히나 유기염소계 농약은 살충제으로써의 효과가 매우 탁월했고 이로써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기대했기 때문에 DDT발명자는 심지어 노벨상까지 수상하죠. 이미 엄청난 양의 POPs물질들이 이 지구상의 환경 내로 배출된 다음인 1960년대경, 드디어 이로 인한 생태계의 이상, 특히 야생동물들의 이상반응이 서서히 알려지게 됩니다. 혹시 레이첼카슨의 침묵의 봄 (Silent Spring)이라는 책 읽어보신 분 있으신가요? 여기에 나오는 화학물질들이 바로 POPs들입니다.
 
 
다양한 경로로 분해가 잘 되면서 반감기가 짧은 많은 다른 화학물질과 달리 POPs의 경우 일단 한번 환경에 배출되면 분해가 잘 되지 않고 환경 내에 축적이 되며 먹이사슬을 통하여 생명체에, 특히 지방조직에 축적이 되게 됩니다. POPs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단 인체내로 들어오면 인체내 반감기가 수 년에서 수십 년에 이릅니다. 또한 지방조직속에 축적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조금씩 지방조직 속에서 혈액으로 빠져 나와서 순환기를 돌면서 여러 주요한 장기로 도달하게 되죠. 특히 이 POPs물질이 강력한 지용성이라는 점이 세포막을 아주 쉽게 통과하여 세포내로 침투하는데 매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POPs라는 물질이 드디어 세포 내로 입성했을 때 과연 우리 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1970~80년대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POPs물질 중에서 가장 독한 놈들로 알려진 염소가 붙은 POPs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게 됩니다.  지금 그 때로부터30~40년쯤 흘렀죠. 그러나 2010년을 살고 있는 일반인구집단의 지방조직이나 혈액을 검사해보면 거의 대부분에서 이 POPs물질들이 상당량 검출되고 있습니다. 현재 태어나는 신생아들을 검사해봐도 검출됩니다. 엄마의 몸 속에 축적되어 있던 POPs물질들이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한테 전달이 되죠. 또 다른 인류의 비극.. POPs물질은 모유 속에도 듬뿍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똑같은” 생명체인 수많은 동물들.. 야생에서 살고 있는 야생 동물들이든 탐욕스런 인간의 공장형 축산업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축이든 관계없이 모든 동물들의 지방조직이나 혈액에도 당연히 이 POPs물질들이 검출되고 있죠. 그 절대량에서 동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POPs는 식물성 식품에서도 검출됩니다.. 특히 과거에 오염된 토양에서 자란 식물들..
 
그런데 여기서 POPs에 대하여 잠깐 부가 설명을 하자면 모든 POPs물질들이 다 생산금지가 된 것은 아니구요, 주로 염소가 붙어있는 POPs물질들이 생산금지가 된 품목이고 브롬이나 불소가 붙어있는 POPs물질들은 여러 가지 목적으로 현재까지도 아직 광범위하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브롬이 붙은 POPs물질들은 보통 난연제라고 불리우는데요,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불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컴퓨터를 포함한 각종 전자제품들, 가구, 실내용품에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구요, 불소가 붙은 POPs물질들 중 대표적인 것이 후라이팬의 검은 코팅제이고 그 외에도 우리 일상생활에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죠.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POPs중에서도 가장 독한 놈들로 알려진 염소가 결합한 POPs종류들 중 몇몇 유기염소계 농약들은 아직 사용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개발도상국들.. 이 유기염소계 농약들이 농약으로써의 효과는 정말 탁월하거든요. 그 나라들도 법적으로는 금지한다고 말하지만, 법적 제재가 잘 되지 않아서 실제로는 사용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Greenpeace에서 내놓은 적이 있죠. 그리고 DDT와 같은 경우, 말라리아 예방을 위하여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열대 지역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WHO에서 권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waste라고 들어보셨나요? 우리가 그 동안 사용하고 버렸던 컴퓨터들, 휴대폰들, 각종 전자제품들.. 이들의 최종 기착지가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의 개발도상국들입니다. 이 전자제품들을 분해하면 중금속, PCBs를 포함한 아주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가있으며 이들 화학물질들은 서서히 이 나라들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죠.  
 
이 지구상에서 최근 20-30년간 당뇨병의 가장 급격한 증가를 보였던 지역이 어디인지 아시나요? 미국, 유럽국가? 아뇨. 바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지역의 국가들입니다.
 
(To be continued)
 
올바른 칼럼/Evidence-based 현미채식 2010/11/30 15:50

 
이덕희
경북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053-420-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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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닥터 11-08-22 19:53
 
신우섭 2010/11/30 16: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올려주셔서 잘보고 있습니다. 이번글은 읽다보니 소름이 돋을 정도네요.다음 글이 기대됩니다.감사합니다.
 
 
설경도 2010/11/30 18: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너무나 중요하면서도 모르고 있었던 내용입니다.
환경에 대해서 더욱 각성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 드리며
다음 편 기대하겠습니다.정인권 2010/12/01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op에 처음으로 사사받게 되네요 전에 존 로빈스의 육식 건간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라는 책에서그 부분은 대충 너머 갔는데 다시보면 훨씬 이해가 되겠네요
 
 
김진목 2010/12/01 10: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뎌 POPs가 등장하는군요!이 POPs가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것과 당뇨와의 관계성을 연구하시면서지방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단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고저에게까지 찾아 오셨었죠!? 그 때가 벌써 3년이 지났군요...
그나저나 이 POPs란 놈, 심각하네요?!분해 속도가 느리고 세대간 수직 축적이 되니오늘날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안 좋은 게 이 놈들 때문이죠?!이제 모든 혼전 여성들은 단식을 통해서 지방조직을 최소화시키고POPs를 최소화시켜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다른 대책도 있는가요?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원글 2010/12/02 05: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기회로 POPs에 대하여 여러선생님들께 알려드리게 되서 다행이예요. 실수로 알려드리게 되어 기쁘다고 쓸뻔했어요... 이게 정말 슬픈 이야기인데...김진목선생님, POPs를 기억하시네요! 제가 김진목선생님을 만난 스토리는 아마 8편이나 9편이 되면 등장할 듯 싶은데요^^..
 
 
이영선 2010/12/02 18: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서운 이야기네요. 사람이 만든 재앙입니다....아름다운 지구를 파괴하고있는 주범이 사람이 맞네요! 남편과 함께 시아버님과 큰딸아이도 김원장님의 디톡스캠프 참가신청을 했고 개인적으로 너무나 감사드리고있지만 단식을 하고 집에서 코팅후라이팬을 치운다고...생태계교란과 파괴에대한 우리의 책임까지 가벼워질까요? 생태계와 동떨어진 인간들만의 삶이 가능할까요? -침묵의 봄-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새들의 울음소리가 없는 봄에 대해 적어놓았다죠?...우리는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작년인가 재작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윌-에서처럼 쓰레기장이된 지구를 버리고 다른 행성을 찾아 우주공간을 떠돌며 기약할 수 없는 여행을 떠나야 할까요?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몇일 전에 복합수지계통의 조그만 교정장치를 삼켰던 꼬마가 있었는데 그저껜가 대변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방금 전해듣고 안심을 했는데...지구에는 대장과 항문의 시스템이 없지만 인체의 자연치유력과 같은 자정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유기농 채식과 단식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이듯이 어머니 지구에 대한 존중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생활습관들을 통해 지구의 소생을 도울 수 있지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봅니다. 이선생님(^^)의 연구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고맙습니다.
 
 
이영선 2010/12/02 2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영화제목이 윌이 아니고 월E 였네요~
 
 
하태요 2010/12/03 18: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장윤석 2010/12/10 1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글도, 댓글도 공감이 가고 많은 걸 생각하고 돌아보게 하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배한호 2011/05/20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선생님(?) 감사합니다. 침묵의 봄 오늘 신청했습니다. 이제 바쁜것도 거의 끝나고... 다음주에는 침묵의 봄을 좀 유유자적하게 읽어볼 생각입니다.
친척 한 분이 베트남전 참전하셨는데 이후 한참 지나 당뇨병이 발병되셨고 많이 고생하셨는데, 이후 고엽제 전우회(?)에 나가보니 회원들 상당수가 당뇨병으로 고생중이었다고 하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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