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있었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아직 기억하시죠?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소위 방사선전문가들이 나와서 저용량방사선은 오히려 몸에 좋다는 주장을 하여 언론, 환경단체를 비롯하여 소위 한 의식 한다는 사람들로부터 무지하게 욕을 얻어 먹었죠. 인터넷상에서 정부에서 연구비 받아먹고 정부에서 원하는 이야기를 대신 해주는 무뇌충 어용연구자쯤으로 난도질당했는데요..
그런데 “저용량 방사선은 몸에 좋다”라는 주장이 전문가를 앞세워 무지한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대국민 사기극은 결코 아닙니다. 저용량 방사선이 몸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는 매우 설득력있는 증거들이 있구요 이러한 현상은 비단 방사선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고 수많은.. 아니 어쩌면 모든 화학물질들에게 다 적용될 수 있는 상당히 보편적인 이론입니다. 아무리 독한 화학물질들도 적절한 저용량에서는 몸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독도 잘 쓰면 약이라는 말이 이런 현상을 두고 나온 것이겠죠.
여기까지 읽고 나면 베지닥터에 그 동안 제가 올린 글들을 다 읽어보셨던 분들 중에서는 “아니 얘가 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하자는 거야?”고 살짝 열 받으실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왜냐하면 제가 채식 어쩌구 저쩌구 하는 시리즈물에서 우리가 지금 허용기준이내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저농도가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에 또 강조를 했었거든요.
이 모든 오해는 “저용량”이라는 단어가 가진 모호성 때문에 발생한 겁니다. 보통 허용기준이하의 농도를 통틀어서 그냥 쉽게 저용량이라고 부르는데요 그 범위를 들여다 보면 정말 넓고도 넓어요. 저용량에도 급이 있죠. 그 안에는 제가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아주 낮은 저용량”도 있으며 인체에 오히려 이롭게 작용한다고 이야기하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저용량”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0이하를 저용량이라고 본다면 100언저리의 저용량과 900언저리의 저용량이 있을 수 있고 당장은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100짜리 저용량은 해로운데 900짜리 저용량은 이로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아주 낮은 100짜리 저용량으로 인한 문제는 하나의 화학물질로 인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라기 보다는 “수많은 화학물질에 대한 만성적인 동시노출”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혹시나 이 설명을 보면서 그럼 100짜리 저용량을 가진 9개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총합이 900인데 그럼 오히려 몸에 좋은거냐? 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이게 그런 개념하고는 좀 다른 것입니다. 왜 100짜리 저용량을 가진 수많은 화학물질에 대한 동시노출은 해로운 것인가에 대한 설명은 이미 이 전의 글에서 잠깐씩 언급한 바가 있는데요 나중에 이 주제만 가지고 다시 썰을 풀고 오늘은 지적 호기심이 왕성하신 분들을 위하여 왜 900언저리의 저용량이 이로울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대체 현미채식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에만 집중하겠습니다.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물체는 외부자극이 존재할 때 그 외부자극이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라면 이에 대하여 적절히 반응하여 그 생물체의 생존에 최적화하도록 그렇게 진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구상의 많은 생명체들은 이미 예전에 멸종해버렸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 외부자극이라는 것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퍼팩트하게 없으면 가장 좋은 것인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뭐.. 어느 정도까지는 알아서 대처할 수 있으니 아쉽긴 하지만 뭐.. 할 수 없다...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구요 외부자극이라는 것은 전혀 없는 것보다 어느 정도까지는 있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그러해야만 우리 세포가 끊임없이 이러한 자극에 대하여 대처하는 능력을 연마할 수 있거든요. 자극이 없으면 세포는 한없이 게을러지고 대처 능력을 평소에 연마해놓지 않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그냥 폭삭 망해버려요.
<파박~ 평소에 갈고 닦은 우리 세포의 발차기>
여기서 외부자극이라는 것은 처음에 이야기 꺼낸 방사선부터 시작하여 제 필생의 연구주제인 POPs를 포함한 온갖 화학물질, 미생물까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종류의 모든 것들을 다 포함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바로 학술적으로 호메시스 (hormesis)라고 부릅니다. 호메시스는 우리 몸이 가진 항산화시스템을 최적으로 끌어올리고 자가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제가 누차 이야기하지만 우리 몸에는 자연발생적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암세포가 여기 저기서 끊임없이 생기고 있습니다. 100%청정지역에서 100%유기농 현미채식으로 살아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그게 바로 생명체의 본질이거든요.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별 문제 없이 살아가는 이유는 우리 몸 스스로가 이를 감지하여 암세포라고 생각되는 놈들을 초장부터 없애버리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몸의 이러한 기능을 평소에 최적화 시켜놓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내 몸의 호메시스를 자극시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이 바로 적절한 수준의 방사선이나 중금속, POPs, 기타 맘에 드는 화학물질들에 내 몸을 맡기는겁니다. 크~ 당장 호메시스 작동됩니다. 할일없이 빈둥대던 세포 난리가 납니다. 군수품비축하고 유격훈련 시작하고 군기 바짝 들어 있습니다. 암세포 비슷한 놈이 나타났다. 그대로 초전박살입니다.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침범했다. 당장 날아가서 한 방에 해치웁니다. 아주 멋져요~
<니네들 나한테 걸리기만 해봐~ 다 죽었어~>
그런데! 단, 이 방법은 이러한 방사선이나 화학물질의 노출수준을 따악~ 호메시스 효과까지만 나타날 정도로 자유자재로 조절가능한 초절정 고감도 고수들에게만 권장할만한 방법입니다. 내가 지금 방사선으로 호메시스 최적화하여 작동 중인데 어라~ 이상한 중금속이 내가 오늘 먹은 생선 속에 들어가 있다. 그럼, 들어온 중금속 양에 맞춰 방사선양을 요만큼 낮춰야겠군.. 이것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뜨거운 은혜받으신 분들을 위한 방법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바로 우리 같은, 배고프면 먹어야 하고 배부르면 잠오는 보통사람들을 위한 방법이죠. 어떤 방법이냐구요? 바로 식물성식품안에 듬뿍 들어있는 파이토케미컬먹기, 운동하기,소식하기 등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호메시스기전을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시키면서도 첫번째 방법과는 달리 부작용 걱정없이 우리가 매일같이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아니면 혼자서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고전적인 건강유지방법들이죠. 첫번째 방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야 집에 불질러 빈대만 특이적으로 선택하여 죽일 수 있는 무한내공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이야 빈대잡을려고 초가삼간 태울수는 없죠^^.
연구자들 중에는 호메시스 향상시키는 신약개발하겠다고 온갖 세포주와 설치류를 끌어 앉고 지금 이 시간에도 실험실에서 열심히 인생을 불사르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아~ 제발 좀 그만하시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결론~ 즐겁게 운동하시고 파이토케미컬 많이 든 식물성식품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있는 식물성식품들 가능한 한 유기농으로 키운 놈들 잘 씻어서 껍질째 드세요) 많이 드시면 우리 몸의 호메시스가 저절로 최적화가 됩니다. 원래 사람들은 누구나 다 아는 이런 방법들은 아주 시시해하고 뭔가 남들 모르는 새로운 비법을 목말라합니다만 진실은 항상 우리 아주 가까이에 있는 법이죠.. 오늘도 열심히 호메시스 최적화시키면서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이덕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