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뜨면 씻고 먹고 옷갈아입고 출근하고, 출근하면 이 아픈 사람들 치료하고, 저녁에 귀가하면 또 씻고 밥먹고 TV시청하거나 아이랑 놀아주다가 잠자리에 듭니다.
휴일이면 쉬면서 평소보다 TV를 좀더 많이 보거나 밀린 빨래랑 청소를 하거나 아이들 간식을 만들어 보거나 쇼핑을 하거나 뒷산에 다녀오거나 독서를 좀 하지요.
이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대부분의 일상적인 모습일 겁니다. 가끔 친구나 친척들을 만나는 특별한 날들도 있고 또 더 특별한 날엔 영화도 보고 공연도 즐기겠지만 어쨌든 염주알 처럼 매일같이 비슷하게 반복하듯 돌아가는 우리의 일상, 일상들... 오늘도 진료실에서 유치열기에 해주는 보철장치를 가리키며 어중간하게 " 새 이가 잘 나게 도와주는 장치 끼워주께~.^^" 하니까 아직 영구치가 나지도 않은 여섯 살 꼬마가 "영구치?" 하며 똘똘한 대답을 해서 다같이 웃기도 했습니다만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가 일상의 양념이라면 양념이랄까...
어찌되었든 너무도 늘 비슷해보이는 일상이라 때로는 하찮고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우리같은 소시민들에겐 삶을 아우르는 큰 틀이고 중요한 뼈대입니다. 그다지 화려할 것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지만 결코 사소하게 치부할 수없는 삶의 한 마디 마디, 하루 하루인 게지요.
그 중에서 <먹는다>는 문제는 이러한 일상의 일부이고, '먹는 것이 그 사람이다'라는 말에 비추어보면 뼈대 중의 뼈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몸에서 뼈는 몸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몸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데 <먹는다>는 것은 그러한 뼈처럼 우리 일상생활의 중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때문에 베지닥터에서 '채식'을 강조하는 것은 채식을 통한 특별한 질병의 치료를 하겠다거나 채식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선전을 하기위함이 아니라 우리들 삶의 뼈대를 바로 세워 행복한 일상을 영위하도록 하는데 일조를 하기 위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언제부턴가 주변을 돌아보면 희귀질환이 더이상 희귀질환이 아니고 환자들을 둘러싼 가정의 불화나 파탄의 사례가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신문에 오르내리는 사건사고 기사는 그 강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구요. 불안한 가운데 무언가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듯한 우리와 이웃들의 생활들을 되돌아보면서 오늘날 만연하고 있는 많은 질병들은 분명 우리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반성과 성찰과 함께 우리네의 먹고 입고 생각하는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 다시 뼈대를 바로 세워보자는 것이 베지닥터가 만들어진 취지일 것이라고 감히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의료계 스스로에 대한 자성도 필요하겠지만 우선 우리의 일상생활의 안과 밖에서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요소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근본적으로 지구 위의 모든 생물들이 자연에 토대해서 살고있다는 근원적인 문제도 되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여러 자료들을 통해서 보건데 자연이든 인체든 모든 것이 잘 흐르고 잘 순환한다면 그 안의 구성요소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만 잘하면 되도록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면 각각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할을 잘 할 수 없을 테고 지금의 우리 사회는 이런 상태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어디가 막혀서, 어디에 걸림이 있어서일까 하고 한번 생각해 보면 저를 포함해 현대인들의 생활방식과 마음 속에는 걸리는 것이 참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불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입니다. 복잡하고 바쁜 생활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것도 현대인들의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 있는데 불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를 스스로 풀 수 있는 힘 역시 약해지고 결국 병이 생기고 생활 전체의 흐름에 더큰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무엇이 불건강한 음식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도축에 의해 얻어진 음식은 대표적인 불건강한 음식입니다. 내 삶에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요소를 끌어들이고 싶다면 육식을 즐기면 됩니다. 그렇지 않고 삶에 평화와 이해와 사랑과 건강을 당기고 싶다면 육식은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도축의 현장을 보거나 그곳의 종사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화학첨가제가 많이 들어간 음식입니다. 아무리 정교하게 만들어진 첨가제라도 원래 자연인인 사람의 몸 안에 축적이 되면 인체의 조화를 깰 수 밖에 없고 치유의 힘을 약화시키고 면역력을 떨어뜨립니다. 때문에 육류가공식품은 건강을 위해 특히 더 멀리해야할 음식이겠지요. 순환이 잘되고 몸이 따뜻해지면 치유의 힘이 강해진다고 하는데 도축과 화학첨가제로 만들어진 음식은 자연과 멀어진 차가운 몸과 마음을 만드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그것을 알기에 좋지못한 음식들에 대해 질병이라는 수단으로 항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의 몸은 이미 답을 알고있는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불건강한 음식을 정성이 들어있지 않은 음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엄마 손맛의 비결은 '사랑'이라고들 하지요? 밖에서 사먹는 음식들의 맛의 비결은 뭘까요? 온갖 조미료와 상업주의에 물든 출처 모르는 재료들의 믹스 아닐까요? 특히나 생식이 안되는 육류의 조리는 더하겠지요. 그래서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라는 책도 나오는 게 아닐까요?
저도 아이들이랑 가끔 외식을 합니다만 입맛만 따질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음식과 관련된 일들을 생각해보면 우리의 사는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얼마나 여유 없이 살았나, 얼마나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숨가쁘게만 살고있나! 그리고 또 인간은 무엇인가?...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들도 하게 됩니다. 이런 질문들은 꼭 우리자신이 불치병의 선고를 받거나 큰 재앙이 닥친 후에나 던져야 할 질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저녁 식탁 앞에서 혹은 아픈 환자들을 보면서도 던져볼 수 있는 질문이지요.
마더 테레사님의 기도
신은 우리에게 성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신은 다만 우리가 노력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매순간 헛되게 살지 않으면 그만이지,
다른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기도할 시간을 가지며,
웃는 시간을 가지세요.
그것은 영혼의 음악입니다..
저는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고
당신은 제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서로 힘을 합친다면
훌륭한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