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철 2011/03/14 21:56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경숙 회원님께...
우선 아침을 못 먹게 만드는 직장 문화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문제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딱 이에 부합하는 케이스의 환자를 본 적은 없으나 대체적인 식습관과 비만, 이상지질혈증과의 관련성에 대해선 직관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인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참고하고 있는 '이해하기 쉬운 고급 영양학(도서출판 효일, 2010)' 책에(p209) 아침을 먹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예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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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자유롭게 조금씩 종일 먹는 동물에게 제한급식 방법으로 하루 한 번(2~3시간 동안)으로 먹이를 제한해 주었을 때, 동물은 일주일 이내로 적응하여 사료 섭취량이 정상군의 약 75% 정도이었고, 체중은 정상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체내 지방축적률이 유의적으로 더 높았으며 다음과 같은 적응이 일어났다.
하루 한 번만 급식하므로 한꺼번에 들어오는 많은 양의 음식을 받아들이기 위해 위와 소장의 크기와 흡수율이 각각 약 40% 정도씩 증가하여 식품효율이 더 높아졌다.
또 소화, 흡수 후 섭취에너지의 약 50%는 지방으로서 지방조직에 저장되고, 20%는 글리코겐으로 근육에 저장된다.
그리고 식사 사이 공복기간이 길어 이 기간에 에너지를 보급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방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들(lipogenic enzymes)의 활성이 빠르게 증가하여 포도당의 지방산 전환이 촉진되어 지방이 축적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체내에 많은 열량을 저장하였다가 공복시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식사방법으로 되돌아갔을 때 증가된 지방합성효소들에 의해 지방합성은 더욱 높아진다.
또 증가된 지방합성 효소들의 활성이 다시 정상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4배 정도 아주 느리게 진행되므로 일단 지방으로 합성된 후에는 제거하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사람이 다이어트를 한다고(혹은 다른 이유로) 아침식사를 안 하고, 점심은 가볍게 하고,
대신 저녁은 평소보다 많은 양을 먹는 식으로(전체적인 열량섭취는 더 적게 하지만),
식사 끼니를 줄이고 참았다가 식사를 한 번에 많이 먹는 제한급식 방법은 체내 지방량을 증가시킨다.
이와 같은 방법이 반복된다면 결국 다이어트의 본래 목적인 체지방량이 감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증가되고,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농도는 증가하며 HDL 콜레스테롤 농도는 감소되어 전체적인 건강과 체력
소모가 더 일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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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침을 굶게 되면, 게다가 딱히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의지가 없는 경우는 못먹은 아침식사에
대한 보상 심리로 점심이나 저녁을 과하게 먹게 된다.
하루에 섭취해야할 열량을 생각하면서.
하지만 저녁식사 후 점심까지의 시간이 15~17시간 정도는 되므로 이 기간동안 몸은 에너지를
축적하는 경향을 습득하게 되고, 점심과 저녁에 과잉으로 들어오는 영양분을 지방으로 더욱 저장하기
쉽게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체내 지방축적이 증가하고, 인슐린저항성이 발생하기 쉬워지고, 이상지질혈증, 비만,
혈압상승 등의 건강 부작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라고, 제가 관리하고 있는 사업장들에서 이런 케이스의 근로자를 발견하게 되면 잘 기억 혹은 기록해 두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