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원제 [Eat & Run])는 세계 최정상의 울트라마라토너 스콧 주렉의 인생과 철학을 담은 책이다. 그는 잘 포장된 경주로 대신 해발 2,000미터의 언덕이나 깎아지른 협곡,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계곡의 물살을 헤치고 달린다. 총 주행 거리는 일반 마라톤의 세 배가 넘는 160킬로미터를 육박한다. 큰 키에 비쩍 마른 체격의 스콧 주렉이 건장한 사내들을 제치고 울트라마라톤 대회들을 석권하면서, 그는 울트라마라톤계의 일약 황제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바로 스콧 주렉이 채식주의자라는 점이다. 물론 스콧 주렉 역시 처음에는 맥도날드의 프렌치프라이와 치즈버거를 즐겨 먹던 평범한 미국인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동물에 대한 사랑이 넘쳐나서 채식으로 선회한 것도 아니다. 그는 잘 달리기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동물성 지방이 섞인 음식들을 식단에서 제거하게 된다.[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에서 그는 어떤 경위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지를 아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스콧 주렉의 성장기이면서 동시에, 달리는 동안 관찰한 몸의 상태와 음식 간의 관계를 치열하게 파고든 ‘채식 보고서’이기도 하다. 스콧 주렉의 결론은 명백하다. 동물성 단백질은 과도한 열량으로 불필요한 트랜스지방이 되어 몸 구석구석에 쌓이면서, 우리의 몸을 더 무겁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