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7일 오후 연합뉴스TV 전화인터뷰 내용입니다.
영상으로는 홈페이지에 올라오진 않은 것 같습니다.
주요뉴스가 아니라서 그랬지...
아쉽긴 하지만, 제가 인터뷰 준비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올립니다~^^
이어서 보신탕은 보양식으로써의 효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채식 의료인 모임인 베지닥터의 이의철 사무국장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1) 보신탕으로 불리는 개고기를 보양식으로 보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보신탕 애호가들은 보신탕은 고단백 식품으로 소화가 잘 되고 원기회복에 좋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보양은 몸에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기운을 돋운다는 의미인데, 그런 의미에서 보신탕은 보양식이 결코 될 수 없습니다. 현대인들의 고질병인 암과, 뇌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은 지방과 단백질, 정제된 탄수화물 등 대량영양소는 과도하게 섭취하는 반면, 비타민과 미네랄, 항산화물질 등 소량영양소는 너무 적게 섭취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즉, 현대인의 건강문제의 대부분은 소량영양소 결핍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대인들이 보양을 하려면 개고기가 아니라 채소와 과일, 현미밥 등의 통곡물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름철 기운이 없는 이유는 열과 강렬한 자외선으로 인해 수분과 미네랄, 비타민, 항산화물질 손실이 많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손실된 영양소는 제철 채소와 과일을 통해서 섭취할 수 있습니다. 개고기를 포함한 모든 육류는 이들 성분이 거의 없습니다.
문2) 개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달리 근육에 지방 함량이 낮고, 포화지방보다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의 비율이 높다고 하는데요. 이는 어떻게 보십니까?
개고기가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개고기는 육류 중에서도 지방 함량이 높고, 단백질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한국영양학회의 자료에 의하면, 개고기는 칼로리 대비 지방 함량이 70%이고, 단백질은 29%입니다. 지방함량이 매우 높은 고지방 식품입니다. 예를 들어 비교하자면, 삼겹살의 지방 함량이 77%이고, 보통의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지방 함량은 40~60% 수준입니다. 지방이 많은 삼겹살을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렇다면 개고기를 먹고도 건강에 좋아졌다고 생각하면 안되는 것입니다.
또, 개고기에 불포화 지방이 많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근거가 불확실합니다. 앞서 논문에 불포화지방이 많다고 언급하였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개고기의 불포화지방 함량 정보를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불포화지방이 많다고 하더라도 동물성 식품에는 지방 중 포화지방 함량이 30% 이상입니다.
한편, 포화지방이 적냐 많냐 하는 구분은 비교 대상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개고기의 포화지방이 다른 육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도 있겠지만, 채식위주 식단을 기준으로 하면 개고기는 과도하게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문3) 사무국장님은 보신탕이 보신 효과가 없는 걸 넘어 우리 몸에 오히려 해롭다고 주장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어느 정도나 악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개고기는 육류 중에서도 지방함량이 매우 높고, 비타민, 미네랄 등의 소량영양소는 다른 육류에 비해서도 더 적은 편입니다. 때문에 개고기를 먹게 되면 체내에 저장된 미네랄과 비타민 등의 소모를 더욱 촉진해 영양소 불균형을 초래하기 쉽게 됩니다.
또,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면 혈관의 기능이 4~5시간 정도 마비되고, 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면 동맥경화가 진행돼 뇌심혈관질환 방생위험이 증가하게 됩니다. 개고기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한편 인체에 필요한 단백질은 열량 대비 7~8% 수준입니다. 그런데 개고기는 단백질이 29%로 필요량의 3~4배나 됩니다. 단백질을 칼로리의 10% 이상 섭취하면 각종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흔히 식물성 식품에는 단백질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현미에도 단백질이 7~8% 함유되어 있고, 대부분의 식물성 식품은 단백질이 10% 가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밥만 3끼 잘 챙겨 먹어도 단백질은 결코 부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육류 위주의 반찬이나 음식을 먹게 되면 쉽게 10%를 넘게 돼 각종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게 됩니다.
문4) 모든 사람에게 안 좋은 건가요? 아니면 특정인이 피해야 하는 겁니까?
앞에서 말씀 드린 것은 일반적인 사항이므로 암과 뇌심혈관질환 예방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히 더 조심해야할 분들이 있습니다.
이미 뇌심혈관질환을 앓고 계시거나, 각종 암으로 치료를 받거나 치료 후 추적관찰 중이신 분들은 더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혈액을 산성화시켜 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뼈의 칼슘이 혈액으로 녹아나오게 만듭니다. 이로인해 골다공증이 악화될 수 있고, 소변내 칼슘 농도도 상승해 요로결석의 위험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골다공증이나 요로결석 등으로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도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비롯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앞서 동물성 식품에 많은 포화지방이 혈관기능을 마비시킨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이런 혈관기능 마비의 가장 첫 증상이 남성의 발기장애입니다. 때문에 남성분 중 아침에 이전 같지 않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소위 말하는 보양식을 더더욱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보신 하려고 먹은 보양식이 오히려 성기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5) 하지만, 동의보감에는 개고기가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해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는 등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나와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동의보감은 400년 전 의학서로, 400년 전 조선인들의 식습관을 비롯한 삶의 조건과 당시 동원할 수 있는 의료자원과 지식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400년간 사람들의 식습관을 비롯한 삶의 조건들과 의료지식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400년 전 조선인들은 대부분 채식위주의 식사를 했고, 동물성 식품은 ‘연례행사’로 먹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개고기는 일종의 ‘약’과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매일, 매끼마다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단백질이 과도하게 많은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고 있고, 이로인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400년간 사회변화를 감안하지 않고 과거 문헌을 문자 그대로 현대에 적용하려 한다면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400년 전 먹었던 개고기와 지금의 개고기는 전혀 다른 식품입니다. 소도 사료를 먹느냐 풀을 먹느냐에 따라 지방 중 오메가-3함량이 달라집니다. 개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시대 키우던 개가 먹었던 음식과 현재 개고기용 개들이 먹는 음식은 전혀 다르고, 이로인한 개고기를 먹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400년 전에 쓰여진 동의보감의 효능을 근거로 개고기가 현대에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보양식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현대인들의 보양식은 현미밥과 채식위주 반찬, 과일 간식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