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NEXT




 
작성일 : 13-10-04 07:38
바닥이라고 느낄 때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글쓴이 : 이유리
작성일 : 13-10-04 07:38 조회 : 2,910  
   http://news.sportsseoul.com/read/baseball/970618.htm [663]
http://news.sportsseoul.com/read/baseball/970618.htm

김 아나운서의 동료 고 송지선은 생전 두산 베어스의 임태훈(23)과 신체적 접촉에 관련된 글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라와 논란을 빚었다. 당시 '해킹 당했다'고 해명했지만, 임태훈과 스캔들은 점점 더 확대됐다. 결국 고 송지선은 "임태훈과 1년 반째 연애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태훈은 곧바로 "송지선과 사귀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송지선은 임태훈의 발언이 있은 바로 다음날인 지난 5월 23일 자신의 오피스텔 19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
위의 사건은 아주 오래전 사건입니다.
하지만 안타깝다고 생각해서 갑자기 다시 떠오르네요. 마치 내가 겪은 일처럼요.
사람은 사회속에서 살아가기에 다른 사람이 자신을 평가하는 말을 할 때 견디기 힘들죠.

저 사건은 송지선이 미니홈피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된 것이겠지만,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기까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많은 사건이 있었을겁니다.  송지선은 아마 소문에 장기간 시달리다가 자폭글 처럼 보이는 글을 올린 것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한 야구선수 부인이라는 사람이 까페에 송지선이 사생활이 더럽고 바람끼 많은 여자라는 글을 올렸다고 하더군요.)
송지선은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 때문에 아주 아주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지 모두다 차단할 수 있는 신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자살까지는 안하겠죠. 제3자 입장에서는 자살까지 할일은 아니라고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당사자는 숨고 싶고 숨을 곳도 없을 것 같이 괴로울 것 같네요.
사람들의 소문도 소문이지만, 믿었던 임태훈 마저 전혀 바람막이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되었을 때,
그래서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될 때,
정말 힘들었을 것 같네요.

꼭 같은 사건을 겪은 것은 아니지만, 저도 살다가 보면 정말 견디기 힘들 적이 많아서 충분히 공감이 가네요.
제가 송지선씨 처럼 결단을 내리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신소영 13-10-04 13:27
 
고인에 공감하시는 이유리님 모습이 멋지고 반갑게 느껴지네요.

상담전문가들이 그러더군요.
바닥이라고 느껴질 때
아, 내가 지금 바닥에 떨어져 있구나...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보라고.
이보다 더 떨어질지 몰라 두렵기도 하겠고
이렇게 떨어지게 된 자신이나 누구를 탓하며 원망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나보다 높이 멋드러지게 빛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할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들여다 보고,
그런 감정을 지닐 수 있음을 수용하고
나아가
누구하고든 어떻게든
이왕이면 긍정적이고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고...요.

저도 밑바닥 느낌을 많이 느껴봤고,
추락하는 김에 와장창 망가져 보리라 작정하고 떨어져 본 적도 있어서
(느낌 아니까~ ^^)
상담가들의 조언이 말로만 겉돌게 할 게 아니라
조금씩이나마 실천해 나가면 제법 쏠쏠한 성과들을 얻게 되는 것 같더군요.
     
설경도 13-10-04 13:35
 
신원장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아주 옛날 저도 많이 바닥으로 추락했답니다.
연륜이 쌓이니 차츰 구름이 흘러가듯 상처도 아물고 진흙 속에서 차츰 올라와 지더군요.

성서에 "죽어야 산다" 고.. 내 자신을 얼마만큼 잘 내려놓는가에 따라 이를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세월의 경험에서 배워지더군요.

우리가 사는 것이 아니라 섭리대로 살리지고 있다는 것을 잘 해아려 본다면 보다 마음이 초연해 지리라 봅니다.^^

우생마사(牛生馬死)
이유리 13-10-04 17:23
 
갑자기 생각나 끄적여 본 글에 답글들 감사드립니다.

제가 한때 불교서적을 읽었거든요.
불교에서는 무상의 진리를 말하더군요.
우리의 고통은 그 무언가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에서 오기에, 세상 어떤 것도 계속되는 것은 없다고 깨달으면 고통은 줄어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광대한 우주 안에서 지구에 있는 한사람인 나 자신은 먼지에 불과하겠지만,
나 자신에 있어서는 길지 않은 인생 중 현재 이 순간이 중요하기에 고통을 쉽게 누를 수 없는 것 같네요.
평생동안 관리해야할 이미지들 중에 일부이지만, 우리의 인생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기에 고통을 쉽게 누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영선 13-10-04 18:44
 
이 유리님..

그런 기분에 빠질 때가 누구나 종종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무력감>이라는 것이 집단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전염성이 있다고나 할까요?

제 생각엔 에너지의 문제 같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고갈된 경우에 몸도 기분도 바닥에 이른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요. 그럴 땐 맑은 공기를 마시거나 소화가 잘되고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마음을 털어놓고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려고 노력하면 도움이 되겠지요.

무력감이 너무 심하면 혼자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통>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것도 이해합니다.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거나 사랑을 잃었을 때 등등 우리의 삶에는 고통이 너무 많지요. 하지만 현재의 순간이 소중한 만큼 고통이라는 체험에 너무 깊이 빠져들기 보다는 기쁨과 행복한 감정 속에 자신을 옮겨놓을 수 있는 힘과 지혜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소중하잖아요..^^

솔직한 글 감사해요~^^
          
이유리 13-10-04 21:09
 
답글 감사합니다.
이유리 13-10-04 21:25
 
저는 우리나라 사회가 너무나 경직되어 있어서 체면의식 때문에 자살률이 더 높다고 봅니다.
미국처럼 개성넘치고,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문화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지선씨 사건도 아주 개인적인 일이 다른사람들에게 퍼지고, 그게 말이 덧붙여지고 결국 송지선씨에 관한 안 좋은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전혀 제어할 수 없는 답답함과 정신적 고통에 장기간을 시달렸을 것 같네요.

남의 이메일 편지 훔쳐봐서 여러사람과 다른 사람 편지 내용 허락도 없이 이야기 한다든지 했을 때, 각자 개개인은 별로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방송에서 연예인들도 보면 일반인 사생활 이야기 함부로 하는 모습 봤습니다.
연예인들 중에서 자살자들이 많지만, 그들도 군중이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모습에서 일반인과 다르지 않을 것 같더군요.
이유리 13-10-05 02:01
 
어떤 부끄럽고 숨고 싶은 고통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세상의 어떠한 것도 계속되는 것은 없다는 무상의 진리를 계속 생각하고,

일어난 일은 주워담을 수 없으며, 그 이미지는 진짜 본인이 아니고 인생에서 잠깐 스치는 내가 관리해야할 이미지에 불과함을 계속 생각을 하면 고통은 좀 완화되지 않을까?

근데 자신을 내려 놓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더군요.
결코 주워담을 수 없는 일어났던 일들과 주위 사람들의 나쁜 평가, 내가 전혀 제어할 수 없는 나쁜 소문들 모두를 그대로 수용해야 하기에, 어느선까지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항상 갈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인간들은 이기적인 존재들인데, 사회를 이루고 살아야만 하기에 불행의 씨앗은 항상 존재하는 것 같네요.
     
이영선 13-10-05 10:35
 
인터넷으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이 유리님께서 조금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의 소견을 조금 더 추가해 보겠습니다.

사실 저도 살아오면서 힘든 순간들이 적잖았어요.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이 자살을 하기도 했지만 아무 도움도 못되었던 무기력감을 겪기도 했구요. 이런 저런 일들로 최근까지 엄청 힘든 정신적 고통 속에 있기도 했지요. 그래서 지금은 60, 70 세가 넘도록 삶을 살아내신 어르신들이 진정으로 존경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고통이란 자신이 겪는 것도 괴롭지만 주위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도 참 괴로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다시 잘 살펴보면 더한 어려움도, 나같으면 그런 일을 겪고는 못살 것 같다 싶은 일들을 묵묵히 견디고 다시 힘있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답니다. 정말 그래요..
사람들은 달리기에서 일등한 사람 보다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서 끝까지 달리는 사람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준다고 하지요. 그건 사람들이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일면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다만 참 약하고 쉽게 유혹당하고 다치기 쉬운 존재일 따름이지요.

물론 이기적인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의 배려없는 언행들 때문에 다치기도 하구 살기가 싫어질 때가 저도 많긴 해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사람들을 원망하거나 바꾸려하는 것 보다 자기 스스로가 강해지고 삶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추스리려 노력하는 것이 더 낫다는 거지요. 주위엔 적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정말 힘들 땐 누군가에게라도 도움을 청해서 부정적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극단적인 상황을 피한 후 삶을 좀 더 지켜볼 시간을 벌수도 있는 거구요.

자살을 피해야 하는 제일 큰 이유는,....고통이란 것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살은 고통을 더 지속시키고 확장시킬 뿐이지요. 나의 고통도 줄이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참회나 반성도 이끌지 못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내가 고통을 이겨내고 나의 중심에서부터 다시 불을 밝혀나가는 것만이 주변을 변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사람들은 넘어졌다가 일어선 사람을 향해 박수를 보내면서 그들 역시 그때서야 비로소 삶을 긍정하게 되고 또 그들 중 누군가는 용기를 얻어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 겠다는 희망을 얻게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불교나 기독교의 가르침은 내 주변의 이웃들의 삶 속에 충만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보고자 하는 우리의 눈과 마음이 열려있지 않을 뿐이지요.
          
이유리 13-10-06 00:04
 
긴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유리 13-10-05 06:27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108&aid=0002082111

 "빈소는 황량했다. 24일 오후 송 아나운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세브란스 장례식장은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세간의 폭발적 관심과는 대조적으로 조용했다.  그녀의 사망 당일인 23일은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었다. 지방에서 경기가 예정된 구단 선수들이 아니라면 조문은 충분히 가능했다. "

야구선수들이 빈소를 찾는 사람이 없었고, 트위터나 미니홈피에 애도의 글 한마디 올리지 않은 것 보면,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란 추측이 듭니다.

아마도 송지선의 자살에 영향을 미칠만큼 장기간 고통에 시달리게 했던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조문을 했을 때 오히려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까 해서 조문을 가지 않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것을 보면 인간들이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들인지 알 수 있죠.
 
   
 

서울 서초구 잠원동 76-5 금정빌딩 301호. TEL:070-8876-6988. MAIL:intertrot@gmail.com
Copyright ⓒ vegedocto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