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청학동의 한 서당이 중학교 과정 학력을 인증받을 수 있는 정식 대안학교로 탈바꿈한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청학동에 중학 과정 학력 인증 대안학교인 '어울림학교'가 설립 인가를 받아 3월 개교한다"고 12일 밝혔다. 20여곳에 달하는 청학동 서당 중에서 중학교 학력 인증 대안학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학교는 2005년 청학동문화원 서당으로 출발했다. 이 서당에선 수염 기른 훈장이 전국에서 찾아온 아이들에게 '천자문' 등 한학(漢學)을 중심으로 교육해 왔고, 아이들은 이곳에서 숙식하며 전통 예절 등을 배웠다. 생활 한복을 교복으로 입고, 아침에 택견 등 전통 무예 수업을 했으며 오후에 명심보감·당시(唐詩) 등 각종 고전을 공부했다. 계곡을 찾아 자연 수업을 하는 등 독특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이곳은 2006년부터 계속 미인가 대안학교로 운영되다가 이번에 교육 환경 영향 평가 등을 거쳐 최종 인가를 받았다. 전체 1만㎡가량의 부지에 교실과 도서관, 기숙사 등 7개 동으로 구성된 이 학교에는 정교사 6명과 강사 등 모두 11명이 학생들을 가르친다.
어울림학교 정원은 90명이다. 학교 측은 "전통 서당 교육을 바탕으로 품성과 덕목을 가르치고 학생의 자질을 살릴 수 있는 특성화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과 후 활동으로는 천문 관찰, 영어·일본어 교실이 있으며 국궁·축구·국악·댄스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
홍은표 교장은 "학생들이 전통을 배우고 익혀 새로운 관점으로 미래를 개척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