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커튼을 열어젖히면 눈부신 햇살이 먼저 인사를 건네고, 햇살에 부시시 잠을 깨는 아이와 눈인사를 나누고,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가 두 손을 힘차게 두드리면 또 하루가 저에게 주어집니다...
식탁 위의 고마운 양식들과 수고로움, 계단에서 만나는 청소도우미 아주머니의 상냥한 미소 그리고 푸르른 하늘...내 발자국 소리에 깜짝 놀라 푸드득 날아가는 관목 사이의 참새떼...
출근해서 직원들과 5분 회의, 약속 시간 늦지 않으려고 일찌감치 집을 나서서 치과에 도착했을 첫환자분, 이어지는 만남들과 진료, 영업사원과 거래처 소장님과 사장님들...진료시간 내내 흐르는 그날 그날의 음악들과 오후 무렵 서쪽산등성을 곱게 물들이는 아! 노을..노을..
그리고 인터넷으로 만나는, 일면식 없으나 가까운 이웃처럼 소중해진 디지털 세상에서의 또다른 만남들...
빙 둘러싼 거울 처럼 나의 겉과 안을 반추시키는 하룻 동안의 끝없는 접점들입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는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때로는 침묵을 건네며 한 순간 한 장소에 머물렀던 것이지요..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때로는 이름을 불러주며 우리는 하나의 존재가 되어갑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 혼자서는 아니될 일임을 새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