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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1-01 17:16
비타민덩어리,감 - 월간잡지 비건 10월호에 실린 장민호 원장님의 글
 글쓴이 : 베지닥터
작성일 : 12-01-01 17:16 조회 : 4,280  
비타민 덩어리, 감
 
감감 무소식이 희소식
 
가을하면 떠오르는 단상 중에 주황색을 뽐내며 나뭇가지 한가득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가 연상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행복감으로 가득해지는 풍요로움과 소박함의 운치로 그윽한 가장 한국적인 과일. 이번 달엔 감입니다.

글_ 장민호(사랑해한의원 원장), 디자인_ 강숙향
 

흔히들 제철과일이 최고라고 하죠. 가을 햇빛과 땅의 영양분을 가득 담은 무농약 친환경 과일의 대명사인 감은 가을을 대표하는, 그러면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제철과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알고 있는 감의 명칭만 해도 정말 너무 다양합니다. 땡감, 홍시, 곶감, 반시, 연시, 대봉시, 골감, 소시, 두리감, 먹시, 둥시, 분시, 그리고 감식초, 감잎차 등 명칭도 다양한 만큼 우리네 삶 가까이에서 한국적인 정서와도 친근한 과일이기도 하지요.
 

비타민, 감 잡았어
 
감은 동아시아가 원산지로 중국의 오래된 농업기술서인 <제민요술>과 우리나라의 <향약구급방>에 기록이 있는 걸로 보아 오래전부터 재배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감의 품종은 떫은 감과 단감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떫은맛의 원인이 되는 탄닌(tannin) 성분은 거의 비슷한 양으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단감의 경우에는 감의 성숙과정에서 탄닌이 아세트알데하이드와 결합하게 되어 가용성인 탄닌이 불용성으로 변하면서 떫은맛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단감은 주로 일본에서 도입된 품종이고 떫은 감이 재래종인데 사곡시, 단성시, 고종시 등이 있고, 떫은맛을 없애기 위해서 나무에서 그대로 익혀 무른 감으로 이용하거나 곶감으로 만들어서 먹었으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봉시는 떫은 감에 일본의 재배기술이 결합되어 생겨난 개량품종이라고 합니다.
 
감의 주성분은 당질로서 14% 정도 함유되어 있고 카로틴, 비타민C, 비타민K 등도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특히 비타민C 함량이 많아서 100g 중 30~50mg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단감이나 홍시에 비해서 곶감의 경우에는 수분 량은 적으나 당질, Ca, P, K 의 함량이 월등히 높고 또 감잎에는 비타민C가 100g 당 200~500mg 수준으로 훨씬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어린잎은 500mg, 다 자란 잎은 200mg 정도로 어린잎에 비타민C가 더 많음)
 
이렇게 풍부한 감의 비타민C는 몸의 저항력을 길러줘 노화를 방지하고 피로를 회복하며 폐와 기관지에 도움이 되고 감기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기미와 잡티를 제거하며 알코올의 분해와 산화를 도와서 숙취해소에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카로틴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효과가 있어서 암 발생의 원인을 차단하여 암 예방에 효과적이며 떫은맛을 내는 탄닌은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계, 호흡기계, 비뇨기계의 점막을 보호하는 작용 및 수렴작용이 있어서 장 점막을 수축시켜 장의 연동운동을 돕고 설사도 멎게 한다고 합니다.

 
가볍고도 튼튼한 감
 
한의학적으로 봤을 때 <동의보감>에 따르면 홍시는 심폐를 윤택하게 하고 갈증을 멈추고 음식 맛을 나게 하고 술독과 열독을 풀어 주며, 피를 토하는 것을 치료한다고 하며, 곶감은 장과 위를 두텁게 하고 비위를 튼튼하게 하며 오래된 식체를 삭히고 얼굴에 난 주근깨를 없애며 어혈을 삭히고 목소리를 곱게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한 <본초강목>에서는 감을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져서 장수를 돕는다고 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중약대사전>을 살펴보면 감은 시자(枾子)라고 하여 열을 내리고 폐를 촉촉하게 하며 갈증을 멎게 하고 열로 인한 갈증, 기침, 토혈, 구창(口瘡)을 치료하며 감꼭지는 시체(柹蔕)라고 하여 기운이 역상해서 생기는 심한트림, 구토, 딸꾹질을 치료한다고 했으며, 감잎은 시엽(枾葉)이라고 하여 기침, 천식을 치료하고 폐기종을 삭히며 지혈작용이 있어서 각종 내출혈을 치료한다고 나와 있고 미성숙한 열매를 가공해서 얻은 교상의 액체를 시칠(枾漆)이라고 하여 고혈압 치료에도 사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좋지만 가려 먹어야지
 
감은 먹을 때 특별한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비위장이 허하고 차가운 경우나 그로 인한 설사나 학질이 있을 땐 복용을 하지 말아야 하고요. 감과 더불어 탄닌이 많은 도토리묵과 함께 먹으면 적혈구를 만드는 철분이 탄닌과 결합해서 빈혈이 생길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합니다. 또한 흔히 감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떫은 감에 많은 탄닌 성분이 일시적인 변비를 유발할 수 있지만, 홍시에는 탄닌이 적고 섬유소가 많아서 변비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혹시 평소 변을 잘 보지 못하는 분들은 탄닌이 많은 꼭지의 하얀 부분을 피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좋은 감을 잘 선택하기 위해서는 무게감이 있고 색이 고르며 얼룩이 있거나 변색하지 않은 것, 그리고 잘라 보았을 때 씨가 적은 것을 고르면 된다지요.

혹시 까치밥이라고 들어보셨죠? 우리네 선조들은 먹을 것이 없던 그 시절에도 나무에 열린 감을 모조리 따지 않고 까치나 다른 새들을 위해서 남겨놓아 자연과 함께 수확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공생하는 삶의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지극히 아름다운 모습이지요. 성공지상주의의 물결 속에 나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각박해진 세상이지만, 어려워도 함께 나누고자 했던 선조들의 마음을 기억하며 주변사람들과 유쾌한 ‘감 잔치’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따뜻한 에너지가 온 세상에 가득하도록 말입니다.


*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는 감의 장점
枾有七絶 : 감의 7가지의 좋은 점
一壽 : 나무가 오래살고
二多陰 : 그늘이 많고
三無鳥巢 : 새가 둥지를 틀지 않고
四無虫蠹 : 벌레가 없고
五霜葉可玩 : 단풍이 들면 보기 좋고
六佳實 : 과실이 아름답고
七落葉肥大 : 떨어진 잎도 기름지고 크다.
 
 

장민호 사랑해한의원 원장
 
전북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2가 4-16번지
 
063-24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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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12-01-01 20:23
 
가을무렵 나지막한 담장 위로 펼쳐진 가지마다 주황색 감이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려있는 풍경은 상상만 해도 정겨운 풍경이지요...겨울에 수정과와 함께 먹는 곶감도 맛이 일품이구요...어려운 시절에도 새들과 나누어 먹고자 했던 선조들의 넉넉한 마음씨가 더욱 푸근하게 느껴집니다. 아마도 남겨둔 감을 먹으러온 까치 울음 소리에 반가운 손님이라도 오시지 않으려나 기다리는 마음도 있었지 싶기도 하네요... 감처럼 맛있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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