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교육방송에서 1년여 기간 촬영한 흙에 대한 자연다큐멘터리를 지난 2005.06.22 일 방송했었습니다. 생물적 관점에서 바라본 다큐멘터리 '흙'입니다. 흙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해설은 국민배우 최불암 선생입니다.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봄철, 요즘 농부들은 산으로 간다.
한 무리의 농민들이 산에 오른다. 산 중턱에서 이들은 양파자루와 삼나무 도시락에 밥을 담아 인근 대나무 밭에 가서 흙을 파고 고이 묻는다. 흙에 밥을 묻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 많던 흙은 다 어디로 갔을까
사람은 흙에서 먹거리를 취하고, 옷감을 물들이며, 집을 짓고, 악기를 만들며, 약품의 재료를 얻어왔다. 그러나 도시인에게 흙은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이며 농민에게는 작물을 키우는 배지일 뿐이다.
흙 속에 또 하나의 지구가 있다
흙을 생물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새로운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건강한 흙 한 줌에는 수억의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포유류인 두더지를 비롯 지렁이, 땅강아지, 톡토기, 다지류, 패각류, 거미류, 원생동물, 세균과 곰팡이류에 이르기 까지 생활사의 전부를 흙 속에서 보내는 생물과 성장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흙에서 생활하는 생물 까지 합한다면 대다수의 생물이 흙과 함께 살아간다.
이들은 흙에서 먹고 번식하고 죽으면서 흙의 양분순환 및 조정, 흙의 구조 유지, 식물과의 상호관계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세계를 조절하는 힘, 흙 속에 있었다
이러한 생물 중에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의 생과 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미생물인 세균과 곰팡이다.
미생물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흙은 수많은 종류가 살아가기에 가장 적합한 삶의 터다. 적절한 온도와 습도 그리고 먹이감만 있으면 이들은 급속도로 번식한다. 이들은 분해물질인 효소를 분비하여 대부분의 유기체를 원소형태로 분해하여 흙으로 돌려보낸다. 스스로 유기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식물은 미생물이 분해한 무기원소를 물과 함께 흡수하여 살아간다. 미생물이 없다면 식물은 생존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식물은 미생물을 관리한다. 광합성으로 합성한 양분의 절반가량을 뿌리를 통해 방출하여 미생물에게 먹이를 제공한다. 식물은 태양에너지를 미생물에게 제공하고 미생물은 무기원소를 식물에게 공급하며 천연항생물질을 방출, 뿌리를 보호하여 공생하는 것이다.
특히 내생균근인 마이콜리자는 뿌리 속에 침투하여 뿌리의 일부처럼 살면서 뿌리가 도달할 수 없는 좁은 흙의 공극을 파고 들어가 양분을 빨아올려 식물에게 공급한다.
따라서 농업은 미생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관건일 것이다.
흙이 보내는 위험 신호! - 흙의 주인이 떠나다
농지의 흙은 과도한 경운과 화학비료, 제초제, 살균제의 살포로 극도로 피폐화 하고 있다. 흙이 죽어가는 것은 이 생명체들이 죽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지속가능할 것인가...
먹기 좋은 밥을 싸들고 대나무 밭에 묻었던 농부들, 이들은 오염되지 않은 흙에서 미생물을 채취하기 위함이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질을 함유한 밥은 발효 미생물이 먹고 번식하기에 적당한 먹이다. 농부들은 이 미생물을 농지에 투입하여 미생물의 힘을 농사에 활용한다. 다양한 미생물이 다양한 양분을 만들며 다양한 천연항생물질로 작물의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흙의 비밀을 깨달은 농부들, 이들에게서 지속가능한 농업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