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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07 10:14
지구 살리는 가드닝, 내 건강에도 도움돼
 글쓴이 : 설경도
작성일 : 13-10-07 10:14 조회 : 2,154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0/04/2013100402116.h… [1305]
지구 살리는 가드닝, 내 건강에도 도움돼
 
사회운동이 된 가드닝 게릴라 가드너, 길거리에 꽃을 심다
 
입력 : 2013.10.07 09:00
 
누군가 뽑아 버릴 줄 알면서도 꽃을 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게릴라 가드너다. 그들은 총 대신 꽃을 들고 버려진 도시를 가꾼다.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게릴라가드닝을 제안한다.
사진 조은선 기자
홍대 ‘걷고싶은거리’를 지나칠 때였다. 여러 길거리 밴드가 불규칙적으로 공연을 하는 터라 좁은 거리는 매우 시끄럽고 복작였다. 그때 수상한 장면이 눈에 밟혔다. 작은 화단(이지만 쓰레기 천지라 더 이상 화단이라 할 수 없는)에 몇몇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열심히 심고 있었다. 화단 앞쪽엔 ‘단호박, 박, 돌나물, 제비꽃, 치커리, 적근대, 상추, 강낭콩, 가지가 자라고 있어요’라고 적힌 팻말도 세워져 있었다. 처음 든 생각은 ‘왜?’였다. 분명히 저 식물들은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자라기 힘들고, 더군다나 홍대를 찾는 젊은 영혼들은 이 화단에 침도 뱉고 음주 후 볼일도 보는데, 도대체 왜 이런 것을 여기에 심는 걸까? 잠시 의문을 품다가, ‘빈 공간일 때는 나쁜(?) 짓을 해도 무언가 심겨져 있으면 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얼마 후 뉴스를 통해 그 독특한 ‘의식’이 ‘명랑시대’라는 청년 모임 주관하에 진행된 ‘게릴라 가드닝’의 한 장면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게릴라 가드닝, 총 대신 꽃으로 싸우다
게릴라 가드닝은 쿠바의 정치혁명가 체 게바라를 존경하는 런던의 34세 청년이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세든 아파트 단지 앞의 버려진 화단이 눈에 밟혔고, 불평을 늘어놓기보다는 스스로 총대를 메기로 결심했다. 그리곤 인적이 드문 새벽 2시에 일어나 화단 쓰레기를 치운 뒤 땅을 파고 시클라멘, 라벤더, 캐비지트리를 심었다. 이 작업은 혼자만 알기엔 너무나 재밌는 일이었기에,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블로그(guerillagardening.org)에 남겼다. 그 후 이것은 수만 명이 참여하는 세계적 운동으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게릴라 가드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불법으로 남의 땅을 꽃밭으로 가꾸는 것’이다. 게릴라 가드너는 원예가 가능한 장소를 발견하면 바로 땅을 파고 꽃밭으로 만든다. 작은 공터와 길가를 화려한 꽃밭으로 꾸미고, 버려진 공터에서 곡식을 수확한다.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 세계자연보호기금)의 조사에 따르면 한 사람이 생태계에서 이용하는 땅은 2.2헥타르인데,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1.8헥타르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인간은 땅을 필요에 따라 나누지 않고 재정상 자산으로 사용한다. 땅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두어도 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게릴라 가드너는 법과 규정을 간단히 무시하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그들은 ‘꽃밭을 만들려는 장소는 절대 합법화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자신들이 하는 일은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될 뿐 아무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어떠한 허락도 구하지 않고 꽃밭을 가꾼다.
 
건강에 좋고 지구 환경에도 도움돼
게릴라 가드닝은 개인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원예가 우리 몸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일단 식물을 가꾸기 위해 몸을 움직이면 에너지가 소모되고, 근력이 좋아지며, 허벅지와 엉덩이가 탄탄해진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로저 울리크 박사는 수술 후 환자 가운데 창밖으로 나무가 보이는 병실의 환자가 그렇지 않은 병실의 환자보다 회복 속도가 빨랐다는 관찰 결과를 발표했다. 정신적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람도 꽃밭에서는 활기를 되찾는다.
이뿐 아니라 게릴라 가드닝은 지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식물이 많아지면 탄소 흡수가 많아지고, 온난화가 완화되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의 한 사진가는 자신이 내뿜는 탄소량을 상쇄하기 위해 ‘게릴라 식목’을 하는데, 고향 집에 있는 기간이면 떡갈나무 묘목을 심느라 잡목 숲 울타리를 넘나든다고 한다. 물론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긴 하지만, 가만히 앉아 탄소배출권 거래소에 돈을 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게릴라 가드닝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홍대 앞 게릴라 가드닝 행사를 진행한 ‘명랑시대’뿐 아니라, 파주도시농부학교, 국민대 그린디자인대학원 졸업생으로 구성된 ‘그린 게릴라’ 등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게릴라 가드너까지 합치면 셀 수 없을 정도다.
 
게릴라 가드닝, 이렇게 시작하자
초보 게릴라 가드너가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금전적인 면이다. 내일이면 누군가 꺾어 버릴지 모르는 작물에 돈을 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어느 정도 확신이 생기기 전까진 돈 없이 시작하는 것이 정답이다. 어느 종묘상이나 버려야 할 식물을 갖고 있다. 팔기엔 허접하지만 오래 살 수 있는 생명력이 있는 것들이다.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자신이 있다면 그냥 달라고 해보자. 인심 좋은 아저씨를 만날 수도 있다. 토마토나 사과 등 과일에서 씨앗을 얻는 방법도 있다. 씨앗을 작은 토기에 심어 물을 주고 투명한 비닐로 감싼 뒤 싹이 날 때까지 기다린다. 그다음 그 작물을 바깥에 심는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심느냐가 문제다. 아무런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간단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씨앗 뿌리기다. 그냥 뿌려도 좋지만, 씨앗이 좀더 확실히 뿌리 내리길 바란다면 퇴비와 토종 식물의 씨앗, 옥수수녹말 등을 섞어 씨앗 폭탄을 만들자. 씨앗 폭탄을 던질 때 주의할 점은, 그 생태계에 잘 어울리는 씨앗을 뿌려야 한다. 공격적인 종을 선택하면 본래 자연환경을 교란시킬 수도 있다.
장소는 어느 곳이나 가능하다. 다만,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땅이나 꽃밭을 만들도록 허가가 난 곳은 게릴라 가든이 될 수 없다. 그것은 게릴라 가드닝이 아닌, 그냥 가드닝이다. 도로변이나 로터리, 중앙분리대, 가로수 보호시설, 빈 화단, 식목 용기, 담장이나 울타리, 버려진 땅, 폐허가 된 건물 등 어느 곳이든 좋다. 중요한 점은, 그 장소를 바꿔 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이다. 식물 고를 때는 최대한 눈에 띄는 식물을 선택해 그곳에 게릴라 가드너의 공격이 있었음을 알리자. 색이 강렬한 수선화나 튤립, 칸나 등이 좋다. 그곳에는 결코 심을 것 같지 않은 의외의 식물이나 천연 공기정화 역할을 하는 향이 강한 식물도 좋다. 심었을 때 스스로 자생하는 능력이 강한 식물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 취재 문은정 기자 mej@chosun.com
참고서적 《게릴라가드닝》(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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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13-10-08 10:49
 
지구도 살고 나도 살고 자리이타 의 섭리가 숨어있는듯히네요.^^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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