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인생 2막 ‘귀촌’, 이렇게 준비하세요!
입력2013.11.11 (08:43) 수정2013.11.11 (09:51)
<앵커 멘트>
얼마 전 귀농 인구가 사상 최다라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만 귀촌 인구도 마찬가지입니다.
귀농과 귀촌이 다른 건 아시죠, 네, 알지만 아직 모르는 분들을 위해, 모은희 기자와 알아보도록 할 텐데요.
귀농과 귀촌, 차이가 뭔가요?
<기자 멘트>
귀농은 농사를 본업으로 하기 위해서 농촌에 내려가는 거고요.
귀촌은 농사에 목적을 두지 않고 전원 생활을 하기 위해 내려가는 거라 각자 직업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제각각입니다.
요즘 귀촌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죠. 하지만 무턱대고 내려갔다간 당장 어디서 살아야 할지,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는데요.
앞서 귀촌한 사람들의 얘기를 통해 성공적인 귀촌 전략,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전북 완주의 한 농촌 마을, 이곳에는 7명의 귀촌인들이 살고 있는데요.
나이도, 직업도 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조용했던 마을은 생기를 띄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 이들의 사연을 통해 귀촌 노하우, 알아봅니다.
귀촌 6개월차인 마흔네 살 김광열 씨. 번잡한 서울 홍대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그는 여행을 하다가 마을의 정겨움과 여유로움에 반해서 귀촌을 결심했습니다.
<인터뷰> 김광열(귀촌인) : "도시는 사실 복잡하잖아요.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 복잡함을 피할 수 있다면 어떤 한 부분을 희생해도 된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에……."
이 마을에 연고가 없던 김 씨에게 가장 큰 고민은 집을 어떻게 구하느냐였습니다.
<인터뷰> 김광열(귀촌인) : "여기가 지금 옛날 마을회관 자리거든요? 옛날 마을회관 자리가 빈 상태가 되다 보니 여기를 내가 쓰면 되지 않을까요? 라고 얘기했을 때 수리만 알아서 해서 잘 쓰면 좋겠다 해서 마을 사람들한테 허락을 받고 들어오게 되었죠."
운이 좋은 것 아니냐고요?
아니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농촌 마을마다 빈집은 몇 채씩 남아있기 마련이죠.
집주인과 협의하면 거주 비용은 대개 무료!
수리만 하면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올 여름 귀촌해 마을의 양조장 일을 맡아보게 된 희준 씨도 낡은 빈 집을 수리해 이곳에 정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인터뷰> 김희준(귀촌인) : "여기가 한 5년 버려졌던 집이래요. 거의 폐가 수준으로 물도 새고, 지붕도 내려앉고 다 고치고 있습니다. 거의 다 고쳤어요."
귀촌인구가 늘면서 300만원에서 500만 원 선의 빈집수리비를 지원하는 지자체도 많습니다.
마을의 흉물도 없애고 일석이조죠.
<인터뷰> 송기중(완주군 농업기술센터 인력육성계) : "처음에 오시면 농업기술센터나 읍면 사무소에 가서 귀촌, 귀농했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러면 담당자들이 빈집사업이나 농기임대에 대해서도 알려드리고요. 빈집을 알선해줄 뿐만 아니라 일부 수리비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집 문제는 이렇게 해결되더라도 어떤 일을 하면서 살 것인가, 고민되죠. 실제로 귀촌 실패 이유 1위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입니다.
낯선 농사보다는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그대로 살려 귀촌하는 게 정착하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서은형(귀촌인) : " 저희 비비정 마을 사무국이 지원사업을 받아서 지금 제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거고요. 마을에서 하고 있는 저의 주 업무죠."
회화를 전공한 서 씨는 지역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있었는데요.
농촌에서도 의외로 다양한 일거리가 많습니다. 경력과 취미를 살려 할 수 있는 것으로 눈을 돌려보세요.
<인터뷰> 유상훈(완주군) : "농촌활력과 농촌에 내려오면 무조건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강박관념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농사만 짓는다고 하면 그만큼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거든요. 그 지역에 내려가면 농촌에 맞는 사회적 농촌형일자리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농촌에는 체험마을 사업이라든지, 가공 사업이라든지, 공동체 사업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구조가 농촌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컴퓨터를 전공했던 한승 씨는 평소 관심이 있던 바리스타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요.
농촌 마을에는 없었던 틈새 시장을 잘 파고 들어가 원하던 일을 하니까 하루 해가 짧을 지경입니다.
<인터뷰> 류한승(귀촌인) : "시골 내려가서 산다고 하면 여유 있게 사는 것을 생각하는데 저는 지금까지 지내온 것 중에 가장 바쁜 삶을 살고 있어요."
지역 원주민들과 잘 어울리는 것은 귀촌을 수월하게 하는 지름길인데요.
이 마을에는 토박이 어르신들과 귀촌인들이 함께 꾸려가는 식당이 있습니다.
일자리도 만들고, 마을 화합도 도모하는 효과가 있는데요.
뭐니뭐니해도 서로 재밌게 살아야 귀촌, 성공한 것 아니겠어요?
토박이와 귀촌인들이 함께 어울려 만든 푸근한 고향의 맛에, 이웃 전주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도순(마을 레스토랑 운영자) : "저희로서는 좋죠. 젊은 사람들이 와서 사니까요. 우리로서는 대환영이고, 좋고 들어오는 사람마다 다 좋아요. 돈에 욕심내지 않고 마을이 좋아서 산다는 그 말 한마디에 저는 반했어요."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주는 귀촌.
새로운 인생의 도약이니만큼, 꼼꼼하게 준비해서 잘 안착해야겠습니다.
모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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