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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30 18:59
트랜스 지방, 세포·혈관 독성 유발
 글쓴이 : 설경도
작성일 : 14-06-30 18:59 조회 : 840  
   http://www.sciencetimes.co.kr/?p=125674&cat=130&post_type=news [871]

트랜스 지방, 세포·혈관 독성 유발

[인터뷰] 조경현 영남대 생명공학부 교수

 
언제부턴가 인체에 해로운 지방으로 알려지면서 사람들에게 기피대상이 된 트랜스지방(trans fat).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의 불포화지방을 고체 상태로 가공하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불포화 지방산과 구조가 유사하나 체내 배출속도가 매우 느려 문제가 되곤 했다.
 
최근 트랜스지방의 생산과 소비는 해가 거듭할수록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트랜스지방은 인체 내에서 여러 가지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혈액 속의 유익한 단백질인 고밀도지단백질(HDL, high density lipoprotein)을 변형시켜 세포의 염증과 노화를 촉진하고 배아의 발달을 느리게 할 뿐 아니라 혈관을 타고 흘러 전신으로 독성이 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지방으로 인해 당뇨와 심혈관질환, 유방암, 대장암 등의 위험이 높아지고 기형유발 등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발병원인과 전신으로 독성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어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곤 했다.
 
트랜스지방, 어디에 어떻게 해롭나
조경현 영남대 생명공학부 교수 ⓒ 한국연구재단
조경현 영남대 생명공학부 교수 ⓒ 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막연히 해롭다고만 알려진 트랜스지방이 어디에, 그리고 어떻게 해로운지 구체적인 실마리를 찾아내 주목을 받고 있다. 조경현 영남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이 제브라피쉬를 이용해 트랜스지방이 세포독성과 혈관독성을 유발하는 원인을 알아낸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트랜스지방은 체내 혈관청소기로 일컫는 혈청 고밀도지단백질을 변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희 팀은 연구를 통해 트랜스지방이 어떤 경로를 통해 염증과 비만, 그리고 당뇨를 일으키는지 그 원인을 알아냈습니다. 더불어 트랜스지방의 독성이 왜 전신으로 퍼지는지 규명했죠. 이를 연구하기 위해 제브라피쉬를 이용했어요. 제브라피쉬란 유전체 구조가 사람과 비슷하고 수백 개의 알을 낳는 잉어과 어류에요. 대량 유전체 기능연구와 신약 및 독성물질 검증에 적합하죠.”
 
고밀도지단백질은 혈청에 존재하는 단백질로써 인체 내에서 사용하고 남은 콜레스테롤을 수거해 간세포로 되돌려 담즙산으로 분해하고 배설해 혈관 벽에 쌓인 동맥병변 노폐물을 제거해 준다.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기 때문에 이른바 혈관청소기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트랜스지방이 이러한 고밀도지단백질의 기능을 방해함으로써 인체 내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트랜스지방이 지단백질의 대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였습니다. 섭취된 트랜스지방은 장에서 흡수된 후 혈류를 통해 운반되므로 지단백질과 트랜스지방의 상호작용이 먼저 연구돼야 할 필요가 있었죠. 특히 HDL은 트랜스지방과 같은 외부 분자들에 의해 기능과 구조가 변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저희팀의 이번 연구는 트랜스지방의 다양한 독성이 몸 전체의 여러 장기에서 나타나는 이유를 규명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그동안 트랜스지방의 정확한 위해요소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은 혈액으로 흡수 돼 흘러나오면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조경현 교수는 “혈액에서 어떻게 다른 단백질과 세포를 공격하는지, 또한 왜 전신으로 독성이 퍼질 수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희 연구팀은 혈액의 중요한 단백질인 HDL을 재합성 할 때 일정비율로 증가시키면서 트랜스지방을 첨가하고 기능이 상실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브라피쉬에게 20주 동안 트랜스지방을 먹인 후 비만과 고지혈증 지방간이 유발되는 것을 증명했죠. 이러한 연구는 기존에 HDL을 재합성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술과 특허, 더불어 선행논문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학생들 트랜스지방 저녁식사 보고 연구에 매진
트랜스지방에 의한 제브라피쉬 배아의 염증 유발 및 사멸 증가. 제브라피쉬 배아에 산화된 LDL과 트랜스지방이 결합된 HDL을 혼합한 시료를 미세주입해 배아의 염증유발 및 발달속도를 비교했다. ⓒ ScienceTimes
트랜스지방에 의한 제브라피쉬 배아의 염증 유발 및 사멸 증가. 제브라피쉬 배아에 산화된 LDL과 트랜스지방이 결합된 HDL을 혼합한 시료를 미세주입해 배아의 염증유발 및 발달속도를 비교했다. ⓒ ScienceTimes
 
연구팀은 트랜스지방을 섭취한 제브라피쉬를 통해 피부세포가 노화되는 것을 발견했으며 배아 독성 및 발달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제브라피쉬에서 트랜스지방이 지방간과 간염증을 악화시키는 것을 알아낸 만큼, 해당 연구결과는 향후 간기능 개선 연구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HDL의 재합성과 세포실험, 배아독성 실험을 통해 척추동물에게 장기간 트랜스지방을 투여했다는 점에서 타 연구와 차별점이 있다. 조경현 교수가 이처럼 섬세한 연구를 진행한 것은 트랜스지방에 의한 건강 악화가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그의 연구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연구실에 있는 학생들의 저녁식사 모습을 봤습니다. 무심코 본 거죠. 그런데 학생들 저녁식사가 형편없는 거예요. 연구에 치여 바쁘다는 이유로 피자와 햄버거 등을 배달시켜 먹더군요. 편의점 음식을 주로 먹기도 하고요. 헌데 패스트푸드에 트랜스지방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 때 이 연구를 간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대로 된 연구를 통해 어린 학생들의 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제자들이 트랜스지방이 든 음식을 거의 매일같이 먹는 것을 보면서 연구에 매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과정 가운데 여러 가지 어려움은 존재했다. 특히 연구를 위해 제브라피쉬를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제브라피쉬를 키우려면 일요일, 공휴일을 모두 반납해야 해요. 어항관리와 혈관세포, 피부세포 등을 돌봐줘야 하거든요. 매일 매일 묵묵히 실험과 제브라피쉬 관리를 해준 학생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번 연구가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조경현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 “트랜스지방이 막연히 해롭다는 생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왜,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 해로운지 알게 됐다는 점에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 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 각자가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일 수 있도록 구체적 이유를 알려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혈액의 건강을 해치는 유해한 성분에 대해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환경호르몬과 미세먼지, 중금속 등의 폐해와 조미료와 감미료 등의 피해에 대한 연구도 계속하고자 합니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고 싶어요.”
  • 황정은 객원기자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4.06.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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