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좋아하다 일찍 죽는다…고기 食神 원대리 어쩌나
美연구진, 붉은 고기 가공식품 매일 섭취시 사망률 증가
2012년 03월 20일
오랜 만에 고깃집에서의 회식. 노릇노릇 잘 구워진 꽃등심에 원 모 대리는 생전 고기구경을 하지 못한 사람처럼 다른 사람이 젓가락을 댈 틈이 없을 정도의 속도로 ‘폭풍흡입’을 한다.
그러나, 원 대리처럼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붉은 색 고기를 즐겨먹으면 병에 걸려 사망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류의 꿈 ‘무병장수’를 위해선 붉은 고기를 줄이라는 말이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프랭크 후 교수팀은 붉은 색을 띤 고기나 이를 가공한 식품을 즐겨 먹을 경우 심장질환과 암 발생률을 높여 사망 위험률도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국의 중년 남녀 12만1342명을 대상으로 22~28년간의 식이 내용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매일 붉은 고기를 먹은 사람은 사망 위험률이 일반인들보다 13% 높게 나타났다. 베이컨이나 소시지처럼 붉은 고기를 가공한 식품을 꾸준히 먹은 사람의 사망 위험률도 20%나 높았다.
특히 매일 85g 정도의 붉은 고기를 먹은 경우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18%,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0%가 증가했다. 가공 식품을 매일 먹은 경우는 심장 질환 사망률이 21%, 암 사망률이 16%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붉은 고기는 포화 지방 함량이 높고, 구울 때 고기 표면에 생기는 발암성 물질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철분 함량이 높아 남성이나 폐경기 여성에게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가공 식품을 만들 때 쓰이는 질산염도 심장 질환이나 암 발생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생선이나 닭고기, 콩 요리 등으로 붉은 고기를 대체하면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률을 7~19%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또 매일 먹는 고기의 양을 42g 이하로 절반만 줄여도 사망 위험률이 남성의 경우 9.3%, 여성은 7.6%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 교수는 “붉은 고기는 일주일에 2~3번 이하로 줄이고, 이를 가공한 식품은 먹지 않는 것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의학 전문지 ‘내과의학 회보’ 3월호에 실렸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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