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폐물 배출시키고 균형 잡힌 생활습관 중요
건선은 감기나 비염처럼 대중화된 병은 아니다. 서양인들은 동양인보다 건선의 발병빈도가 높아 전체 인구의 1.5%~3%가 건선을 앓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1%의 사람들이 건선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일반 사람들의 건선에 대한 ‘무지’는 건선 환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건선은 전염성 질환이 아니지만 피부 위에 붉은 반점이 다닥다닥 붙은 것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오인하기 때문이다.
건선을 앓고 있는 박인선(27 직장인)씨는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본능이라 하더라도 가까이 오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을 보면 ‘건선이 전염병은 아닌데’라고 말할 수도 없고 이런 내가 더욱 더 창피하고 부끄러워진다”고 말했다. 많은 건선 환자들은 피부 당김, 가려움증 등 질환 자체가 주는 고통보다 외관상 문제로 고통스러워한다.
편강한의원 서초점 이아라 원장은 “건선은 팔꿈치, 무릎, 엉덩이 등 자극 받는 부위에 잘 생기는데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할 경우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보이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선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 박테리아 감염 등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쉽게 일어난다.
이러한 건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치료를 받느냐’이다. 건선 치료에 스테로이드를 오남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치료법은 재발이 잦고 스테로이드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스테로이드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지만 근본치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은 붉은 반점을 없앴지만 건선은 재발이 쉬운 난치성 질환인 만큼 다시 생길 때마다 점점 더 많은 양의 스테로이드를 투입해야 한다. 그만큼 부작용의 위험은 커진다.
이아라 원장은 “난치성 질환인 건선을 치료하려면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건선을 피부 질환이라고 해서 단순히 피부 문제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원인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건선은 신체의 면역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주로 발생한다. 건선 증상을 억누르는 치료보다 면역력을 높여주는 근본 치료가 효과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한의학에서는 폐주피모(肺主皮毛)라 해서 폐가 피부와 털을 주관한다고 보고, 피부를 폐의 명령에 따르는 작은 호흡기로 생각한다.
이 원장은 “건선은 피부의 원활한 호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라며 “건선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폐에 쌓인 열을 내려 건강을 되찾은 후 피부의 털구멍과 땀구멍을 활짝 열어 노폐물을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폐(淸肺)작용을 통한 폐 기능 강화와 함께 균형 잡힌 생활습관을 병행한다면 건선을 더욱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다.
우선, 술과 담배는 인체의 컨디션을 전반적으로 떨어뜨려 건선을 부추기므로 끊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은 기본이다. 실제로 많은 건선 환자들은 육체적인 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할 때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 가렵다고 피부를 마구 긁거나 각질을 떼어내면 흉터가 남을 수 있고, 상처 난 부위는 건선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삼간다.
또한 약간 땀을 흘릴 정도의 등산이나 줄넘기 등의 유산소 운동으로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하루 20~30분 정도 일광욕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지나친 일광욕은 건선을 악화시키고 가뜩이나 약한 피부에 화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그리고 육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줄이고, 야채와 과일, 곡물의 풍부한 영양소와 항산화제들은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건선의 치유에 많은 도움을 주므로 꾸준히 섭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