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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23 12:01
날숨으로 인체 질병을 진단한다
 글쓴이 : 설경도
작성일 : 13-09-23 12:01 조회 : 1,889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70700 [1436]
날숨으로 인체 질병을 진단한다
 
[인터뷰] 김일두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
2013년 06월 24일(월)
 
“아버지께서 암 4기 판정을 받고 지난 3년 간 항암치료를 받으시다가 지난 해 돌아가셨습니다. 어느 날 투병생활을 하는 아버님 입에서 독특한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여기서 궁금증이 생겨 날숨 속에 포함된 가스를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언젠가는 반드시, 날숨진단 센서를 개발해 중대 질병을 조기에 검출할 수 있는 휴대기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날숨만으로 우리 인체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상상은 미래 SF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야기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이 연구가, 지금 이 시대에 현실화 돼 주목을 받고 있다.

김일두 카이스트 신소재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인간이 호흡하면서 배출하는 아세톤 가스를 분석해 당뇨병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날숨진단센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그 결과를 인정받아 신소재 응용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날숨만으로 질병을 진단한다고?

▲ 김일두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  ⓒ카이스트
 
“인간의 날숨에는 200여 종 이상의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들이 포함돼 있어요. 아세톤과 톨루엔, 일산화질소 및 암모니아와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가 포함된 거죠.

이들 가스는 각각 당뇨병과 폐암, 천식 및 신장병의 생체표식인자(바이오마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유기화합물 가스들은 독특한 냄새를 일으켜요. 그 중에서도 우리 연구팀은 당뇨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날숨에서 배출되는 아세톤을 찾아내 그 농도를 분석하는 진단방식으로 이뤄졌죠.”

김일두 교수팀은 아세톤이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되는 기체상 가스 중 하나이며, 당뇨병 진단인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 연구를 구체화 시켰다. 개인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정상인은 300~900 ppb의 아세톤 농도가 배출되고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경우 1천800 ppb의, 정상인보다 약 2배 이상 많은 아세톤 가스가 날숨을 통해 배출 되는 것에 주목한 결과다.

연구팀은 얇은 껍질이 겹겹이 둘러싸인 다공성 산화주석(SnO2) 센서소재에 백금 나노입자 촉매가 균일하게 도포된 1차원 나노섬유를 대량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소재의 표면에 아세톤 가스가 흡착될 때 전기저항 값이 변화하는 120 ppb 급 아세톤 농도 검출용 센서에 적용해 날숨진단센서를 만들었다. 개발한 나노섬유 센서는 1천000 ppb 급 아세톤 농도에서 소재의 저항 값이 최대 6배 증가해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질병의 치료보다 진단의 의미가 강한 만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의미가 더욱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날숨만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변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일두 교수는 “더욱 정밀한 진단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날숨 속에는 많은 종의 가스들이 함께 존재하고 대기 중에 존재하는 유해가스 또한 센서와 반응하기 때문에 정밀한 아세톤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아세톤에 대해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센서를 개발하는 게 중요해요. 때문에 정밀한 진단을 위해 여러 종의 센서들이 동시에 장착된 어레이 타입 센서를 이용하는 게 중요하죠.

날숨 진단 센서의 경우 날숨을 불어주기만 하면 질병의 유무를 일정 범위 안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이 발병이 되기 전에 조기 진단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요. 발병 된 후에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병이 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죠.”

김일두 교수팀의 이번 연구의 정밀도는 약 70~90%에 육박한다. 이는 날숨 속 톨루엔 가스를 분석하는, 폐암 진단 사례에 해당하는 수치로 훈련된 개를 통해 폐암을 진단하는 보고에 의하면 약 80%의 정확도를 평균적으로 지니고 있다. 이와 관련, 김일두 교수는 “더 많은 임상실험이 보완되고 우수한 센서 물질이 지속적으로 개발 된다면 80~90% 수준의 정확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당뇨병 질환의 진단은 피 속 혈당 수치 확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김일두 교수팀의 연구는 날숨만으로 질환을 진단할 수 있어 매우 간단한 사용방법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음주 측정기로 음주측정을 하는 방법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방법이 매우 간단한 셈이죠. 더불어 통증이 없는 비침습형 방식이고 수백 번 이상 반복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특히 다종 센서 어레이를 이용할 경우 당뇨병 이외에도 폐암, 신장병, 천식 등과 같은 질병을 날숨 속에 포함된 아세톤, 톨루엔, 암모니아, 일산화질소 등의 가스를 분석해 동시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다양한 장점을 제공하고 있죠. 이외에도 소형화가 가능해 휴대용 기기와 같이 들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든지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휴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본 측정기가 갖고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가정이나 동네 내과 병원 등에 큰 어려움 없이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마치 혈압을 측정하듯, 당뇨병을 포함한 중대 질병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발견을 통해 질병관리가 매우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어요. 이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경쟁력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당뇨병 外 천식, 폐암까지 진단 가능

▲ 날숨 가스들을 분석하는 질병진단 분석기의 소형화 및 실시간 분석  ⓒ카이스트

김일두 교수의 이번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기존에도 이러한 연구는 곳곳에서 진행되곤 했다. 특히 ‘전자코(Electronic Nose)’ 라는, 인간의 후각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고감도 센서에 대한 보고가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기존 날숨 속에 포함된 가스의 경우 극미량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를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감지소재가 매우 미량의 가스를 검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돼 왔다.

“나노물질 기반 감지소재의 경우 표면적이 매우 넓기 때문에 미량의 가스들과도 잘 반응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나노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자코 연구개발도 현재 더욱 활발히 추진되고 있죠.”

김일두 교수의 이번 연구는 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됐다. 암 4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의 입에서 보통 사람들과 다른 독특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날숨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는 없는지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이다.

“암과 같은 중대 질병의 경우 몇 기에 발견되느냐에 따라 추후 5년간의 생존율이 달라지게 돼요. 때문에 조기발견이 매우 필수적이죠. 저는 지난 7년 간, 유해가스들을 분석하는 초고감도 환경센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어요.

개발한 나노섬유 형상의 가스센서는 감도 특성과 반응속도에 있어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죠. 아버님에게서 독특한 입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안 후, 반드시 날숨진단 센서를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김일두 교수는 그동안 진행해 온 환경센서 소재를 이용하면 날숨 속 가스들을 충분히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러한 생각은 적중했다. 특히 날숨 속 유기화합물 가스의 경우 분자크기가 비교적 큰 편이므로 나노섬유 소재 표면에 잘 흡착돼 연구를 현실화 할 수 있었다.

이처럼 생각을 현실화 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연구 과정 가운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연구의 질(質)적 수준을 높이고자 고민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질환 측정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게 중요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김일두 교수는 7초 미만에 질환 측정이 이뤄지는 센서를 개발할 수 있었다.

“7초 정도면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날숨을 불수 있는 시간이에요. 반응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오랫동안 노력했고 최근에는 그 난제를 해결하는데 성공 했습니다. 더욱 정밀한 진단을 위해서는 더 많은 소재의 라이브러리가 필요해요. 현재 이를 위해 노력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임상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는 김일두 교수. 그는 “환경유해 물질의 모니터링과 날숨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 가스를 분석해 당뇨와 암, 신장병 등과 같은 질병을 정밀하게 진단하는 고감도 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스마트폰 같은 휴대형 기기와 접목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병진단 센서의 상용화를 더욱 앞당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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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13-09-23 12:09
 
질병진단의 조기화에 기여할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장민호 13-09-23 15:03
 
대단한 세상입니다. ^^ 연구자들의 노력에 존경의 마음이 절로 생기네요~~
배한호 13-09-24 18:59
 
좋은 기술이네요. 한의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봅니다. 현미채식을 통해 미리 입가스를 잘 조절해야겠습니다.^^*
이영선 13-09-24 19:28
 
대단한 과학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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