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을 이루는 단백질을 만드는 세포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불량품을 만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크리스토퍼 니키타 미국 듀크대 의대 교수팀은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가 기형 단백질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단백질 생산율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셀’ 11일자에 발표했다. 세포가 과열되거나 영양분 공급이 부족해지면 단백질 생산 공정이 재구성되면서 기형 단백질을 만들어낸다는 것.
전자현미경으로 본 세포핵(파란색). 세포핵에 인접한 녹색 줄무늬 부분이 리보솜과 함께 단백질을 만드는 조면소포체다. - 영국 에딘버러대 제공
세포에서는 2만5000종이 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이들은 아미노산이 어떻게 접히느냐에 따라서 3차원 입체 구조가 서로 다르다. 문제는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미노산이 제대로 접히지 않거나 다른 부분이 접힌 ‘기형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만약 기형 단백질이 만들어지면 세포는 이 단백질이 내보낸 신호를 인식해 단백질 생산 속도를 늦추면서 불량 단백질을 제거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세포에 ‘탑시가르긴’이라는 스트레스 유발 물질을 넣고 배양한 뒤 정상 그룹과 비정상 그룹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비정상 그룹에 속하는 세포가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그룹에서는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 RNA(mRNA)와 단백질을 만드는 소기관인 리보솜이 서로 떨어져 세포 기질 속에 떠다니는 모습이 연출됐다.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가 단백질 생산을 늦추기 위해 mRNA를 세포기질로 이동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사라지면 세포가 mRNA를 원래 자리로 되돌려 보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니키타 교수는 “치매와 파킨슨 병, 루게릭 병 등은 기형 단백질이 쌓여서 발생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이들 질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영준 기자 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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