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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3-11 20:53
남성호르몬이 이기주의자 만든다
 글쓴이 : 베지닥터
작성일 : 12-03-11 20:53 조회 : 2,371  
   http://news.dongascience.com/PHP/NewsView.php?kisaid=20120203200002276… [676]
 
남성호르몬이 이기주의자 만든다
 
英 연구진, 34명 여성 대상 실험… 테스토스테론 수치 높으면 협력 잘 안 해
2012년 02월 08일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분자 구조.
 

사진 출처 : 동아 DB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협력’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요소다.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면 혼자서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일도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사냥할 때나 첨단 실험실 과학자들이 연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누군가 자기 목소리만 내세우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협력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게 된다.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면 곤란해진다. 이들의 큰 목소리가 항상 옳은 것이 아니며, 다수의 의견을 묵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 ‘남성 호르몬’이 사람들의 협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너무 많으면 자신의 의견을 과대평가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대감과 친밀감을 강화시키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협력에 도움을 준다는 건 알려졌지만 반대 경우는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남성호르몬, 사람들의 협력 방해

영국 런던대 니콜라스 브라이트(Nicholas Wright) 박사는 3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의 효과를 실험했다. 실험 참가자들의 건강상태는 양호했고, 이전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남성은 이미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험에서 제외됐다.

브라이트 박사팀은 참가자를 둘씩 짝 지어 같은 방에 앉게 했다. 이들은 각각 다른 화면을 보게 됐는데, 여기에는 격자무늬가 있는 그림이 있었다.

연구진은 여성에게 두 그림 중 콘트라스트(밝기 대비)가 높은 그림을 고르라고 주문했다. 두 번째로 보여준 그림의 콘트라스트가 더 낮았지만, 이를 한눈에 파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림에 더 민감한 사람이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개인이 그림을 구별하는 민감도를 미리 파악해 협력해서 얻은 결과와 비교하는 데 썼다.

참가자가 두 그림 중 하나를 선택하고 상대방이 동의하면 실험은 마무리된다. 만약 서로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토론하게 한 뒤 결론을 내라고 했다. 실험은 일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2번 진행됐고, 첫 번째 실험에서는 두 참가자는 모두 테스토스테론 보충제을 먹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가짜 약을 먹었다.

관찰 결과 가짜 약을 먹은 두 사람이 협력해서 정답을 찾을 때 정답률이 훨씬 높았다.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의논하고 서로의 의견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먹고 실험한 경우에는 정답률이 현저히 낮았다.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의견만 강하게 주장했기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브라이트 박사는 “테스토스테론이 높아지면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을 때도 상대에게 자신의 선택을 강요하게 된다”며 “테스토스테론 덕분에 주장을 강하게 밀고 나갈 수도 있지만, 이 호르몬이 너무 과하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 자기중심성 증가시켜

테스토스테론의 효과는 다양한 사회 행동과도 연결된다. 예를 들어 침팬지는 상대와 싸울 때 테스토스테론의 비율이 높아지고, 여성 범죄인도 테스토스테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브라이트 박사는 “테스토스테론은 다른 사람보다 우위를 차지하거나 자기중심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추가적으로 협력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데도 영향을 준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B(the 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월호에 발표됐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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