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거나 절식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만성적인 건강문제, 예를 들면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롤혈증, 심혈관계 질환, 2형 당뇨병, 만성 피로증후군, 류마치스 관절염의 치료와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설탕은 췌장으로 하여금 많은 양의 인슐린을 분비하게 하여 면역계를 억압한다. 반대로 공복시 수분요법은 당과 인슐린을 떨어뜨리고 인슐린의 감수성을 증가시켜 면역계를 복원하는 효과가 있다. 2011년 미국 60차 심장학회 모임에서 약의 영향력이 없는 자연상태에서 시행한 정기적인 24시간 공복-수분요법이 2형 당뇨병의 위험도를 1/2로 떨어뜨린다고 보고되었다. 공복-쥬스요법도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나 물로만 보충하는 수분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논의된 것이다.
공복은 알레르기나 염증이 있는 경우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데 그것은 공복으로 진행되는 케토시스(Ketosis)가 염증/알러지 반응의 중심축인 아라키도닉산(arachidonic acid)으로부터의 염증산물 생성과정을 억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케토시스는 공복시 에너지 연료로 쓰지 못하게 된 당이 더 이상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대신 지방을 쓰게 되는데 이 지방이 분해되어 쓰이는 과정을 말한다.
1991년 Lancet 잡지에서 Kjeldsen-Kragh는 4주간 쥬스만 마시고 1년간 채식만을 하게 했더니 관절통과 뻣뻣함, 염증이 줄고 복용약도 줄일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그 뒤 1996년 Kjeldsen-Kragh는 British Journal of Rheumatology에서 공복요법은 류마치스 질환자체 및 면역글로블린의 회복을 가져 왔다고 보고하였다. 1983년 American Journal of Medicine에 비만한 여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실렸는데 여기에서 공복시에는 환자의 면역글로불린 A 및 백혈구의 일종인 단핵구의 수가 증가하고 킬러세포의 활성도가 높아져 감염증에 잘 대응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킬러세포(Natural Killer Cell)는 감염된 세포를 찾아 파괴하고, 단핵구는 진공청소기 같이 죽은 세포를 빨아들이고 처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면역글로불린은 외부 세균이 침입했을시 결합해서 중화시켜 점막에서 처리하는데 이러한 작용은 특히 면역글로불린 A가 강하다.
그리고 약을 복용하지 않는 자연상태에서 공복/수분 요법 중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데 이 물이 회복의 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각 세포로부터의 노폐물을 걸러내는데 용이하게 하고, 이러한 항독과정을 통해 면역계는 더 강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물을 많이 마시는 동안 더 많은 에너지, 청정한 정신력과 안락감을 느낄 수 있다.
절식하면 오래 산다는 실험은 거의 500년간 해 왔으며, 동물실험은 거의 100년을 해 왔다. 그 결과 동물실험에서 절식을 시키면, 거의 50% 더 장수한다는 결론을 보고하였다. 왜냐하면 암을 예방하고 퇴행성 신경질환, 당뇨병 2형 및 자가면역학적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을 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IGF/insulin pathway, sirtuin pathway, AMP/AMPK pathway, mTOR pathway에 주로 대사성 또는 스트레스 반응을 관장하는 세포내 신호전달 pathway로써 항노화에 관련 기전에 절식의 효과를 매개한다. 항노화기전은 이 기전을 통해 영향을 주어 체내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아포프토시스(세포자살)를 감소시킨다고 보고된다. 이에 따라 IGF/insulin pathway를 억제하는 biguanide계의 metformin, sirtuin pathway에 대한 resveratrol 와 같은 stilbenes, mTOR pathway에 대한 rapamycin 등의 약제가 절식의 효과를 대신 할 약제들 즉, 장수(長壽)를 위한 약제들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연구자들은 그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절식 자체도 이러한 pathway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연계 되어 있는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기전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추측컨대, 장수 약제 복용시와 절식상태에서는 세포내 상기 여러 신호전달 pathway를 움직이는 에너지의 주파수의 공통성이 존재하지 않는가 생각된다. 이 주파수의 에너지의 시발은 절식/단식과 같이 에너지의 충전이 요구되는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는가 한다.
절식이 본인의 능력과 조건에 맞지 않을 경우 오히려 면역력을 해칠 수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절식이 모든 사람들에게 면역력을 높인다고 규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절식을 시작하는 초기와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과 같은 만성적인 질환에 대해서는 확실히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그리고 질환이 있는 경우 즉, 세균 감염증의 경우 정도에 따라 접근이 달라야겠지만 적어도 패혈증과 같은 심한 환자에 대한 치료의 경우 면역력 증가에 절식이 유익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만성적인 염증에 있어서도 절식이 면역력을 호전시켜 증상을 좋게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연구 결과는 최근, 비만이란 질환 상태도 일종의 염증성 변화를 수반하는 바 절식이 면역계를 강화시켜 항염 효과가 있다면 비만이 절식으로 호전되는 것은 단순한 칼로리 저하에 따라 체중이 감량된다는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집에서 기르는 개나 가축들이 감염을 받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자연반응의 일종으로 처음 반응 증상은 먹이를 주어도 먹지 않는다. 이것이 우연한 일이겠는가 ? 공복은 치료의 1차 대응인 것이다.
공복상태가 면역계에 이로운 효과가 있는 이유로 첫째는 먹게 되면 음식을 통하여 많은 세균과 바이러스도 음식과 같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비록 위산이나 담즙산에 의한 걸러지기는 하지만 이 방어망을 지나 들어온 세균, 바이러스는 혈중으로 침범하여 인체 전체 면역계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 앓고 있는 감염이 있다면, 감염퇴치에 집중해야 할 면역계 능력이 입으로 들어 온 세균 때문에 면역계의 기능이 분산되는데, 분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감염증 초기 1~3일간 링거 수액 치료하면서 공복상태 유지하면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이 없는 등 치료과정이 유리하다.
둘째는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기계로 몰릴 혈액량이나 소화를 위한 에너지의 소모가 질환의 회복에 마이너스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보면 왜 공복이 더 유리할지를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공복의 상태에서는 소화기로 몰린 에너지를 세이브 함으로써 회복을 향해 에너지로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은 급성기 질병을 앓고 있을 때 특히 적용될 수 있겠다.
셋째, 급성적 질병이 없더라도 면역을 더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즉, 정기적인 금식을 통하여 지속 균이 음식으로 들어오다가 짧은 기간이라도 들어오지 않게 만들면 면역계가 쉬었다가 다시 주위 환경으로부터의 균이 들어가는 상황은 일종의 접종효과로 몸의 면역계를 강하게 하는 기전이 만들어 진다.
넷째, 소화기관을 청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장관 안에서 번식하는 균의 양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아무래도 장관 안에 머무는 분변의 양이 많으면 세균의 번식이 쉽고 세균의 양이 많다. 그래서 세균이 번식하면 이에 상대해야 할 전체 면역계의 백혈구수가 소모되어 줄게 되는데 이는 면역계 능력의 감소를 의미하여 이러한 조건에서 숙주가 받게 된 감염병이 잘 치료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양한 균에 의해 면역계가 교란된다.
그래서 짧은 공복/절식을 통하여 장을 비워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좋은 면역 치료법이 되는 것이다. 동물들도 아는 절식의 신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윤성철 단국대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 전국 베지닥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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