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세포, 일반 세포보다 에너지 소비-저장 많아
[표지로 읽는 과학] 전염병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산성도(pH)에 영향
2010년 12월 03일
이번 주 ‘네이처’는 전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단백질 돌기를 연구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표지로 소개했다.
미국 연구진은 크기가 50~70μm(마이크로미터·1μm=100만분의 1m)인 ‘치쿤구니아’ 바이러스와 ‘신드비스’ 바이러스를 X선으로 관찰한 결과 표면에 있는 작은 단백질 돌기가 산성도(pH)에 따라 변하며 숙주세포를 감염시킨다고 밝혔다.
바이러스의 돌기는 당단백질인 ‘E1’과 ‘E2’가 결합해 이뤄졌다. 그런데 세포 안 산성물질과 만나 pH가 내려가자 돌기를 이룬 당단백질이 분리됐다. 그리고 E1 당단백질은 세포 안에서 외부물질을 전달하는 소기관(엔도솜)과 결합해 정상세포를 감염시켰다.
이번에 연구된 두 바이러스는 모두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종이다. 1950년대 탄자니아에서 처음 보고 된 치쿤구니아 병은 극심한 관절통과 근육통을 일으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100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돌기가 산성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알면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때 유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주 ‘사이언스’는 세포의 단면을 표지에 실으며 세포의 신진대사작용을 밝힌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소개했다.
미국 프린스턴고등연구소 아놀드 레빈 박사팀은 암 세포가 에너지를 소비하거나 저장하는 대사과정을 관찰한 결과 ‘아데노신3인산(ATP)’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는 암 세포의 에너지 소비량과 저장량이 일반 세포보다 훨씬 더 많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아데노신3인산(ATP) 생성을 억제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프린스턴대 생물학연구소 조슈아 라비노위츠 박사팀은 세포의 ‘자가소화작용’이 암 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자가소화작용은 세포에 영양소가 결핍됐을 때 세포가 자기 내부의 미토콘드리아나 불필요한 세포소기관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대사방식이다.
연구팀은 암 세포들이 자가소화작용을 통해 불필요한 세포소기관을 없애고 더 크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노스웨스턴대 조셉 바스 박사팀은 몸의 생체시계와 세포의 신진대사 활동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바스 박사는 “먹고 자는 시간이나 근무 시간 같은 생체시계가 급격히 바뀌면 신진대사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번 연구가 비만이나 당뇨 같은 신진대사 장애에서 비롯된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y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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