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NEXT




 
작성일 : 14-04-06 11:13
유당(lactose) 포유류만 만드는 독특한 물질, 원래는 독
 글쓴이 : 설경도
작성일 : 14-04-06 11:13 조회 : 2,629  
   http://www.seehint.com/hint.asp?md=208&no=12932 [597]
   http://www.vegedoctor.kr/gnuboard/bbs/board.php?bo_table=health&wr_id=… [432]

유당(lactose) 포유류만 만드는 독특한 물질, 원래는 독

다 이유가 있다
-
동물의 독특한 현상 : 콜레스테롤 합성
- 포유류의 독특한 현상 : 유당 합성
- 영장류의 독특한 현상 : 비타민C 합성력 상실
- 우유 영양성분


-
포도당,  과당,  설탕

젖이 유일한 식량인 간난이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의 산물

-
다 이유가 있다
-
우유 마셔야 되나

동물의 젖에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 있는데 탄수화물이 주로 유당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평범한 포도당과 평범한 갈락토오스galactose 두 개가 결합시켜 불편한 유당lactose를 만드는 것이다. 그냥 포도당이거나 포도당 두 개를 결합한 맥아당을 만들거나, 포도당과 과당을 결합해서 설탕을 만들어도 우리는 잘 소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소화가 잘 안 되는 유당으로 만들고 젖먹이 때만 이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도록 진화했다. 유당 분해 능력을 계속 유지해도 될 텐데 왜 금방 이 능력을 소실하도록 진화했을까? 아무도 이 현상에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이것도 약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결정적 진화의 방편일 것이다. 엄마 젖을 젖먹이 말고도 누구나 소화가 가능했다면, 항상 먹을거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형과 누나 등 가족관계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가 다시 우유를 먹게 된 것은 채 5천 년도 되지 않은 일이다. 낙농을 시작하면서 우유를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되찾거나 유지하는 것이 생존에 결정적인 장점이 되어서, 이 유전자가 널리 퍼진 것이다. 이처럼 빠른 시간에 넓게 퍼진 유전적 변이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사람들은 생우유 보다 치즈나 버터를 먼저 먹기 시작했다.
- 감칠맛과 MSG 이야기 p118~121
성인이 우유를 먹게 된 것은 5천 년도 되지 않았다. 커서도 우유를 먹는 것은 인간만이 가능한 일이다. 농업이 시작되면서 잉여 농산물로 가축을 키웠고, 가축을 그냥 잡아먹는 것보다는 낙농이 유리해 낙농을 하였다. 하지만 갓난아이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생우유를 직접 먹을 수 없었다. 먹으면 속이 부글거리고 설사를 하는 징벌을 받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연발효로 유당이 분해된 발효유, 시간이 지나 표면에 떠오른 지방을 모은 것, 카세인과 지방이 응집된 치즈 같은 형태의 제품만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유를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생존에 결정적인 장점이 되면서, 점차 성인이 되어도 우유를 소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가 널리 퍼진 것이다. 이처럼 빠른 시간에 넓게 퍼진 유전적 변이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 동물 중에서 어른이 되고도 우유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유를 먹으면 불편한 사람이 많다. 중국이나 우리나라 같이 낙농이 발달하지 못했던 지역 사람들은 유당의 소화력이 부족하여 고통 받는다.
왜 우유 속 탄수화물 거의 전부 유당(락토오스)으로 되어 있어 그런 고통을 주는 것일까? 사실 유당은 포유류의 젖에만 있는 아주 특이한 현상이다. 아주 평범한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를 결합하면 아주 특이한 유당이 된다. 소화 잘되는 그 많은 종류의 당을 놔두고 엄마는 왜 별도로 유당을 합성하는 효소를 가져야 하고 갓난아이는 엄마 젖의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를 가져야 할까? 이왕에 가진 효소를 다른 효소처럼 평생유지하면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여 고통 받는 경우가 없을 텐데 왜 또 굳이 엄마 젖을 떼야할 시점이 되면 유당의 분해 능력이 사라지는 것 일까? 유당을 합성하는데도 유전자가 필요하고, 유당을 분해하는데도 유전자가 필요하며, 유당의 분해 능력이 사라지는데도 조절 유전자가 필요하다.  
아무도 이 현상에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이것이야 말로 포유류가 세상을 지배한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특히 인간은 그렇다. 인간은 스스로 걸을 정도로 성숙하여 출산하고자 하면 머리가 너무 커져서 출산이 불가능하다. 절반도 크지 않은 조산의 상태로 태어난다. 전적으로 엄마의 돌봄을 통해서 1년이 지나야 스스로 걸을 정도가 된다. 그런데 인류 역사 대부분은 너무 배고픈 역사였다. 아무런 먹을 것이 없는데 갓난아이만 맛있는 엄마 젖을 먹는 것은 너무 불공평했을 것이다. 젖먹이 말고도 누구나 유당 소화가 가능했다면 항상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에 젖먹이는 형과 누나에게 밀려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다.
젖먹이 동물은 유당불내증 이라는 정말 위대한 발명을 한 것이다. 소화 잘되는 일반 당 대신에 애써 유당을 만들고, 유당을 분해하는 능력도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유당을 분해하는 능력이 상실되는 기능을 만들어낸 것이다. 만약에 유당을 분해하는 능력이 계속 유지되어서 갓난아이 말고도 모두가 엄마 젖을 먹을 수 있다면 유당을 만든 의미는 사라진다. 유당은 포유류가 약한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결정적인 진화의 방편이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농사와 가축이 시작되었지만 아직 생우유를 먹지 못했을 때 만들어진 것이 치즈이다. 그때 치즈의 품질이 지금과 같았겠는가? 그래도 먹을 것이 부족하고 우유 단백질이 분해되어 유리 글루탐산이 치즈는 최고의 먹거리 였을 것이다. 서양에서의 치즈의 종류는 우리의 김치의 종류보다도 훨씬 많다. 우유라는 단순한 원료에서 출발하지만 제조방법과 과정에 따라 모두 풍미가 달라진다.

  

유당불내증 : 유당 분해효소 결핍증 (Lactose Intolerance)

유제품을 잘 소화시키는 사람들은 락타아제가 정상으로 분비되어 유당이 포도당과 갈락토오즈로 소화, 분리되어 흡수되지만, 락타아제가 없는 사람들(아시아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유당이 소화되지 않은 채 결장으로 내려가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서 몇 가지 장애를 일으킨다. 이러한 소화 장애는 장내 세균이 유당을 먹은 후, 산과 가스를 만들어 경련, 설사, 복부 팽만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조금 불쾌한 정도에서부터 심각한 증상에 이르기까지 정도가 다양하다. 복부 팽만이나 가스가 차는 것은 불쾌할 뿐 아니라 당황스러운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유당 과민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유제품을 꺼리게 된다.
시큼한 냄새가 나고 물 같은 설사가 장기간 지속된다. 복부 팽만이나 가스가 차고, 변의 횟수는 하루에 여러 번일 때도 잇다.

리처드 마튼(Richard A. Martens) 박사와 셜린 마튼(Sherlyn Martens) 박사의 공저 에는 「설명되지 않은 설사나 가스가 차는 현상이 매일 활동 중에나 식사 때 일어난다면 다른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는 유당불내증으로 봐야 한다」고 적혀있다.이 설명은 많은 사람들에게 적용될 것이다. 유당불내증은 특정 민족에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예로 아시아인과 미국 흑인, 드라비디안 인디언들에게 보편적이며 미국 흑인의 약 70%, 라틴계 미국인의 60~70%가 알려지지 않은 유당불내증 환자이다. 유당불내증은 아직도 가장 흔한 위장 장애의 원인이며, 아이들이 호소하는 원인 불명의 복통 또한 종종 유당불내증과 연관된다.


 

 


 

우유 혁명: 우유가 유럽 대륙을 어떻게 변화시켰나?http://mirian.kisti.re.kr/futuremonitor/view.jsp?cont_cd=GT&record_no=240529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3-08-14      
          
1970년대에 고고학자인 피터 보구키는 폴란드 중부의 비옥한 평야에서 석기시대의 유물을 발굴하다가, 한 뭉텅이의 이상한 인공물들(artefacts)을 발견했다. 그곳은 7,000년 전 중부 유럽 최초의 농경민족이 살던 곳이었는데, 보구키가 발견한 것은 작은 구멍이 송송 뚫린 도자기 조각들이었다. 마치 붉은 색 점토를 구워 도자기를 만드는 동안 밀짚으로 마구 찔러 구멍을 낸 것 같았다.

고고학 문헌들을 찾아 보니, 석기시대의 구멍 뚫린 도자기들은 그것 말고도 또 있었다. "문제의 구멍 뚫린 도자기들은 모양이 특이했는데, 석기시대의 유물을 다룬 문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고 보구키는 회상했다. 그는 한 친구의 집에서 그와 비슷한 도자기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용도는 치즈의 물기를 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문제의 도자기가 치즈 제조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을 검증할 방법은 없었다.

도자기 파편의 미스터리는 마침내 2011년에 해결되었다. 브리스톨 대학의 멜라니 로페-살케(지구화학)는 보구치가 발견한 도자기 조각을 분석하여 지방 잔류물을 검출했는데, 심층분석 결과 이것은 유지방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초기 농경민들이 도자기를 체(sieve)로 이용하여 유청(liquid whey)으로부터 유지방 덩어리를 걸러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폴란드 평야에서 발견된 도자기 조각은 `세계 최초의 치즈 제조 도구`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참고논문 1).

로페-살케의 분석은 「유럽의 우유 보급사(史)에 관한 연구」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2009년에 시작되었는데, 고고학자, 화학자, 유전학자들을 동원한 대규모 연구로, 미화 440만 달러의 비용이 투입되었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 "인간이 유럽 대륙에 정착하는 데 있어서 유제품이 얼마나 커다란 역할을 했는가?"라는 수수께끼가 풀리게 되었다.

마지막 빙하기 동안, 인간 성인에게 있어서 우유는 식품이 아니라 독성물질(toxin)이나 마찬가지였다. 왜냐하면 성인은 어린이와는 달리 락타아제(lactase)라는 효소를 만들지 못하여 락토스(유당: 우유와 모유에 포함된 주요 당분)를 분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약 11,000년 전 중동 지방에서 농업이 사냥과 채집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소(牛)를 키우는 사람들은 유제품의 락토스 함량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으니, 그것은 `우유를 발효시켜 치즈나 요구르트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 후 수천 년이 지나는 동안 유럽에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점점 퍼져나가면서, 평생 동안 락타아제를 만들 수 있는(즉, 성인이 되더라도 우유를 마실 수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게 되었다. 이러한 적응(adaptation)은 `우유`라는 풍부한 영양공급원의 탄생을 알리는 서곡이었고, 흉년이 들더라도 인간을 먹여살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상과 같은 2단계 우유 혁명(1단계: 발효 유제품 개발, 2단계: 락타아제를 생성할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을 앞세워, 농경민과 목축민들은 유럽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누비면서, 천 년 동안 성행했던 수렵-채집 문화를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초기 유럽인들은 신속하게 북쪽으로 전진하면서 유럽 대륙 전역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겼다. 그 흔적이란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지구상의 다른 지역 주민들과는 달리 우유를 마셔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 유럽인들 중 상당수는, 농업과 목축업을 병행하며 락타아제를 생성할 수 있었던 초기 유럽인들의 후손"이라고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마크 토마스 박사(인구유전학)는 말했다.

① 유당불내성 vs 락타아제 지속성

어린이들의 경우, 인종이나 민족에 관련 없이 락타아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모유에 들어 있는 락토오스를 소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성숙함에 따라 대부분의 락타아제 유전자는 스위치가 꺼진다. 그리하여 7~8세 이상의 어린이들 중 35%만이 락토오스를 소화시킬 수 있게 된다(그림 1 참조, 참고논문 2). "락타아제가 없어서 락토오스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을 유당불내성(lactose intolerance)이라고 하는데, 유당불내성 환자는 우유를 반 잔 이상 마실 경우 폭발적인 설사(explosive diarrhoea)를 한다. 유당불내성은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매우 성가신 질환"이라고 뉴욕 대학의 올리버 크레이그 박사(고고학)는 말했다.

한편 (성인이 되어서도) 우유에 포함된 락토오스를 잘 소화시키는 사람들의 특성을 락타아제 지속성(LP: lactase persistence)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초기 유럽인으로 귀결된다. LP는 단일염기의 변화(SNP)와 관련되며, 유럽인들의 경우 락타아제를 코딩하는 유전자 근처에서 시토신(cytosine)이 티민(thymine)으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서부 아프리카(Nature 444, 994?996; 2006), 중동, 남아프리카의 경우, 이와 다른 종류의 돌연변이가 발견되기도 한다(참고논문 3).

유럽인의 LP를 가능케 한 SNP를 「LP allele」라고 하는데, LP allele는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박사는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LP allele의 발생 시기를 예측한 결과(참고논문 4), "LP allele를 가진 사람이 지구상에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7,500년 전 헝가리의 광대하고 비옥한 평야에서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② 극강(極强)의 유전자

일단 등장한 LP allele는 자연도태(natural selection) 과정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했다. 2004년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참고논문 5), 과학자들은 "LP allele를 보유한 사람들의 번식력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최대 19%나 높다"고 추정하며, LP allele를 "지금껏 인간의 유전체에 등장한 유전자 중에서 가장 강력한 유전자"라고 불렀다. 그 후 수백 세대에 걸쳐 자연도태가 일어나면서, LP allele를 보유한 사람들이 유럽 대륙 전체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선한 우유와 낙농업만으로 유럽의 역사적 변화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그것은 유전자와 문화의 공동진화(gene?culture co-evolution)였다. 유전자와 문화는 상호작용을 한다"고 토마스 박사는 말했다.

토마스 박사는 이 같은 상호작용의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그 대학의 요하임 부르거 박사(고유전학)와 뉴욕 대학의 매튜 콜린스 박사(고생물학)와 힘을 합쳤다. 그들은 LeCHE (Lactase Persistence in the early Cultural History of Europe)라는 이름의 학제적 프로젝트( multidisciplinary project)팀을 구성하여, 전 유럽에서 많은 과학자들을 모집했다. LeCHE는 분자생물학, 고고학, 화학적 분석을 통해, 우유 혁명은 물론 현대 유럽인의 기원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사실 현대 유럽인의 기원 문제, 즉 "현대 유럽인의 조상이 중동의 농경민인가 아니면 토착적인 사냥-채집민인가?"라는 문제는 고고학계에 있어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 문제는 결국 "토착민의 진화냐, 이주민의 대체(replacement)냐?"의 문제로 귀결되는 문제이기도 했다. 다시 말해서, 사냥-채집 생활을 하던 원주민이 농사와 목축으로 업종변경을 했는가, 아니면 주변에서 농경민족이 유입되어 극강 유전자와 기술의 힘을 빌어 토착민을 밀어냈는가?

우유 혁명이 일어났음을 입증하는 한 가닥 증거는 고고학 발굴현장에서 출토된 동물의 뼈에서 나왔다. 만일 소를 사육하는 일차적 목적이 젖을 얻는 것이라면, 암소가 낳은 송아지는 - 어미의 젖을 빠는 것을 막기 위해 - 첫 돌이 되기 전에 도축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소를 사육하는 일차적 목적이 고기를 얻기 위한 것이라면, 송아지는 완전히 자란 다음에 도축될 것이다, (이러한 도축 패턴은 양이나 염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양과 염소 역시 우유 혁명(정확히 말하면 낙농혁명)의 한 부분이다.)

LeCHE의 일원인 프랑스 자연사박물관의 장-데니스 비뉴 박사(고동물학)는 발견된 동물 뼈의 나이(어미소인가 송아지인가)를 분석하여, "중동의 낙농문화는 약 10,500년 전, 인간이 처음으로 가축 길들이기를 시작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즉, 인간은 가축을 길들이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낙농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놓았다(참고논문 6). 비뉴 박사가 지목한 시기는 중동이 구석기 시대에서 신석기 시대로 넘어가던 과도기에 해당하는데, 이 시기는 수렵-채집에 의존하던 경제가 농업에 자리를 내 준 시기에 해당한다. 비뉴 박사의 견해에 다른 전문가들도 공감을 표했다. "인간이 소, 양, 염소와 같은 반추동물을 잡아 기르기 시작한 이유 중의 하나는 젖을 짜기 위해서였다"고 파리 박물관의 로즈 길스 박사(고동물학)는 말했다(첨부그림 2 참조).

"그 당시 낙농 문화는 구석기-신석기 이행과 더불어 널리 보급되었다. 2,000년에 걸쳐 농업이 아나톨리아에서 북유럽으로 퍼져가는 동안, 낙농업 역시 이와 비슷한 전파경로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길스 박사는 덧붙였다. 길스 박사는 유럽과 아나톨리아(지금의 터키)의 150개 지역에서 뼈의 나이를 분석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동물의 뼈를 분석하여 나이를 알아낸 것 하나만 갖고서는 "유럽에서의 신석기 이행이 진화와 대체 중 어느 것을 통해 일어났는지"를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송아지의 뼈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는 있다. 부르거 박사를 비롯한 LeCHE 소속의 연구자들은 선행연구에서 "유럽의 신석기 유적지에서 발견된 가축(소)의 뼈를 분석한 결과, 유럽 토종의 야생 소보다는 중동의 소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참고논문 7). 이는 유럽의 소가 현지에서 포획되어 길들여진 것이 아니라, 이주한 유목민들이 데려온 것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중부 유럽의 유적지에서 출토된 고대 유럽인의 DNA 분석 결과와도 일치하는데, 이 분석 결과에 의하면 "신석기 시대 유럽의 농민들은, 이전부터 그곳에 살고 있었던 수렵-채집인들의 후손이 아니다"라고 한다(첨부논문 8 ).

이상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유럽의 첫 번째 농민이 누구였는가?"라는 의문을 해결할 수 있다. "지금껏 유럽 고고학의 주류이론은 `중석기 시대의 수렵-채집인들이 신석기 시대의 농민으로 발전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이론과 완전히 상반되는 결론을 얻었다"고 부르거 박사는 말했다.



③ 1차 우유혁명과 2차 우유혁명

"유럽에서 LP allele(락타아제 지속성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인간이 나타나기에 앞서서, 중동에서는 이미 수천 년 전에 낙농이 시작되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고대의 목축민들은 우유의 락토오스를 줄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중동의 고대 목축민들은 치즈나 요구르트를 만듦으로써 우유의 락토스 함량을 줄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페타`나 `체다`와 같이 발효된 치즈는 신선한 우유에 비해 락토오스 함량이 적고, `파르메산`과 같은 숙성된 경질 치즈(hard cheeses)에는 락토오스가 거의 없다.)

LeCHE의 연구진은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도자기 유물을 대상으로 화학적 검사를 실시했다. 다공질의 거친 점토로 만들어진 도자기에는 충분한 화학물질이 잔류할 수 있으므로, 이 물질을 분석하면 요리 과정에서 도자기에 흡수된 물질(지방)이 무엇인지를 분간할 수 있다. "예컨대, 도자기에 잔류하는 지방을 분석해 보면, 그것이 고기에서 유래하는지 아니면 우유에서 유래하는지, 나아가 그 고기나 우유가 어느 동물(예: 소, 양, 염소, 기타 동물)의 것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요리해 먹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브리스톨 대학의 리차드 에버셰드 박사(화학)는 설명했다.

에버셰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중동의 비옥한 초승달 지역(Middle Eastern Fertile Crescent)에서 출토된 8,500년 이상 된 도자기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유지방을 검출하는데 성공했다(참고논문 9). 로페 살케가 폴란드에서 발견했던 구멍 뚫린 도자기와 에버셰드 박사의 연구결과(참고논문 1)를 종합하면, "유럽인들은 6,800~7,400년 전에 영양보충을 위해 치즈를 만들어 먹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에는 유제품이 신석기인들의 식단의 일부를 구성했지만, 아직 신석기 시대의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것을 1단계 우유 혁명이라고 불렀다.

본격적인 2단계 우유 혁명은 서서히 일어났으며, 그것은 락타아제 지속성(LP)의 전파를 필요로 했다. LP allele가 처음 등장한 이후, 그것이 유럽인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전파될 때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부르거 박사는 고대인의 DNA 샘플에서 돌연변이를 추적해 봤지만, 독일 북부에서 6,500년 된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LeCHE의 일원인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파스칼 거볼트 박사(인구유전학)가 만든 모델을 이용하여, 연구진은 LP allele가 전 유럽에 퍼져나간 과정(2단계 우유 혁명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중동의 신석기 문화가 유럽 남부로 유입되면서, 중동인들의 농업 및 목축 기술이 토착 유럽인들(사냥-채집자)의 문화를 압도했다. 그리고 남유럽을 장악한 중동인들이 북쪽으로 이주하면서, LP allele도 이주의 물결을 따라 - 마치 파도타기를 하듯 - 북유럽으로 전파되었다."

하지만 일부 남유럽 지역에서는 LP가 정착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신석기 농민들이 그곳에 정착할 당시에는 돌연변이 유전자(LP allele)가 아직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업사회가 북쪽과 서쪽의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되면서, LP의 비교우위는 점차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인구이동의 경계지역에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LP allele의 출현빈도 역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거볼트 박사는 말했다. 이상의 과정은 오늘날의 통계수치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남유럽의 경우, 북유럽보다 LP allele 보유자의 수가 적다. 예컨대 그리스와 터키의 경우 LP allele 보유자의 비율이 40% 미만인데 반해, 영국과 스칸디나비아의 경우 LP allele 보유자의 비율이 90%를 상회한다(첨부그림 1 참조).

④ 우유의 역할: 기근 헷징 vs 비타민 D

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인 후기 신석기 ~ 초기 청동기 시대에 LP allele는 중부 및 북부 유럽의 대부분에 퍼졌고, 목축과 낙농은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후기 신석기 ~ 초기 청동기 시대의 유럽인들은 목축을 하나의 생활방식으로 받아들였고, 일단 우유의 영양학적 가치를 알게 된 후에는 목축을 확대하거나 강화했다. 그리하여 중부 및 북부 유럽의 후기신석기/초기청동기 유적지에서 발굴되는 동물 뼈의 2/3 이상을 소뼈가 차지하게 되었다"고 부르거 박사는 말했다.

하지만 "`우유를 마실 수 있는 능력`이 중부 및 북부로 진출한 초기 유럽인들에게 - 토착민들을 제압할 수 있는 - 엄청난 비교우위를 제공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LeCHE의 연구진은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토마스 박사는 "초기 유럽인들이 북상함에 따라, 우유가 기근을 대비하는(hedging against famine)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한다. 즉, 유제품은 추운 날씨에도 오랫동안 저장될 수 있기 때문에, 농한기나 흉년과 무관하게 풍부한 칼로리를 공급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편 다른 연구자들은 우유에 함유된 비타민 D를 주목하며 이렇게 설명하기도 한다: "인간은 햇빛을 쬐면 천연 비타민 D를 합성할 수 있는데, 북유럽의 경우 겨울에는 햇빛을 쬐기가 매우 어렵다. 따러서 특히 북유럽의 경우, 우유에 함유된 고농도의 비타민 D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 D는 구루병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북상한 이주민들이 토착민들을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비교우위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조량이 풍부한 스페인의 경우에도 LP가 정착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타민 D의 역할을 강조하는 견해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⑤ 맺는 말: 아밀라아제, 알코올탈수소효소, BEAN

LeCHE가 수행한 프로젝트는 "고고학적 의문을 다양한 분야의 학문과 도구를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연구진은 고고학, 고인류학, 고대 및 현대의 DNA 분석, 화학분석 등을 총동원하여 `우유가 유럽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이 같은 방법론을 이용하면,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아밀라아제(amylase: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의 기원에 관한 문제가 그것인데, 과학자들은 "인류사에서 농업이 발달함과 더불어 곡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것은 아밀라아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또 하나의 예로는 알코올 탈수소효소(ADH: alcohol dehydrogenase)의 진화에 관한 문제를 들 수 있다. ADH는 알코올의 분해에 필수적인 효소로, 인류사에 있어서 음주의 기원을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LeCHE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연구자들 중 일부는 BEAN(Bridging the European and Anatolian Neolithic)이라는 새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BEAN은 시대를 더욱 거슬러 올라가, 사상 최초의 농경민과 목축민이 유럽으로 이주한 과정을 추적하는 것이다. 부르거 박사와 토마스 박사를 비롯한 BEAN의 핵심 멤버들은 이번 여름 터키에서 만나, 컴퓨터 모델과 고대 DNA 분석을 통해 신석기 시대의 기원을 추적할 계획이다. 그들의 목표는 "사상 최초로 농경을 시작한 사람들은 누구이며, 그들이 언제 유럽으로 이주했는가?"라는 의문을 해결하는 것이다.

BEAN에 참가한 연구자들은 향후 연구 과정에서 베야즈 페이니르(beyaz peynir)라는 치즈와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베야즈 페이니르는 터키인들의 아침 식탁에 매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짭짤한 흰색 치즈로, 양젖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베야즈 페이니르는 8,000년 전 터키 지역에 살았던 신석기 농민들이 먹었던 치즈와 거의 유사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때는 LP가 아직 등장하지 않아, 신선한 우유를 먹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던 시기다.



-----------------

펜실베니아 대학의 알레사 란시아로 (a postdoctoral fellow in Penn's Department of Genetics in the Perelman School of Medicine) 와 사라 티쉬코프 (Sarah Tishkoff, a Penn Integrates Knowledge Professor with appointments in Penn Medicine's Department of Genetics and Penn Arts and Sciences' Department of Biology) 는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에 실릴 논문에서 아프리카에서 락타이제 지속성의 진화가 명백히 가축화와 연관이 있었음을 지지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연구 결과에서 더 흥미로운 점은 인류에서 락타아제 지속성의 진화가 사실은 수렴 진화의 사례라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케냐, 탄자니아, 수단 등 아프리카 각지에서 모은 혈액 샘플 연구를 통해서 락타아제를 인코딩하는 LCT 유전자의 활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를 연구했습니다. 63 개의 서로 다른 인구 집단으로 구성된 819 명의 유전자와 9 개의 서로 다른 인구 집단으로 구성된 154 명의 비 아프리카인의 유전자 변이는 동일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인에서 락타아제 지속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변이인 T-13910 의 경우 북부와 중부 아프리카의 유목민 집단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북쪽에서 내려온 비 아프리카계와의 혼혈의 결과이며 이 유전 변이의 역사는 아마도 5000 - 12300 년 사이인 것 같다고 합니다. 다른 변이인 G-13907 의 경우 수단 북부와 에티오피아, 케냐에서 나타나며 아마도 5000 년 이상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탄자니아와 케냐에서 남부 아프리카에서 보이는 C-14010 의 경우 3000 - 7000 년 정도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들은 다 다른 위치에서 생겼지만 그 역할은 동일합니다. 이 변이들은 모두 락타아제 지속성을 일으켜 성인이 되서도 우유를 잘 소화시키게 도와줍니다. 즉 유전형 (Genotype) 은 다르지만 표현형 (Phenotype) 은 동일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당연히 이들이 모두 다른 인구 집단에서 다른 시기에 진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목적은 동일합니다. 가축을 키우는 인구 집단에서 더 잘 우유를 섭취하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티쉬코프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우리가 수렴 진화 (계통이 다른 생물들이 유사한 형질을 개별적으로 진화시키는 과정) 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We're starting to paint a picture of convergent evolution) 라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계통이 서로 완전히 다른 경우는 물론 아니지만 서로 다른 지역에 있던 인구 집단이 비슷한 선택압을 받아서 동일한 형태의 형질을 독립적으로 진화시켰다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출처] 우유 섭취에 숨어 있는 인류 진화의 비밀|작성자 고든

출처 : http://www.seehint.com/hint.asp?md=208&no=12932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서울 서초구 잠원동 76-5 금정빌딩 301호. TEL:070-8876-6988. MAIL:intertrot@gmail.com
Copyright ⓒ vegedocto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