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육식주의를 해부한다)
(원제: Why We Love Dogs, Eat Pigs, and Wear Cows)
농부의사 임동규 (베지닥터 대표, 채식평화연대 자문위원, 『내 몸이 최고의 의사다』 저자)
의사인 내가 추천하는 책들은 치유를 위해 꼭 필요한 건강 관련 도서가 주이다. 그런데 건강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는 윤리 책 같은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는 이유가 있다. 암 환자들에게도 말이다.
이 책은 면역력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1급 발암물질의 하나인 가공육과 2급 발암물질인 적색육을 쉽게 끊게 도와주는 책이다. 사실 동물을 먹는 것을 당연히 여겨왔고, 동물의 살을 먹을 기회가 생긴다는 것은 횡재라 여겨지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살아온 우리에게 동물의 살은 부와 건강의 상징이었다. 고기를 먹지 않으면 무언가 부족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던 신화는 뇌 속에 깊이 뿌리박혔고, 모든 세포마다 퍼져있는 육식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은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쉬운 일이 아니다. 육식을 멀리해야 할 명백하고 특별한 계기가 있는 암 환자조차, 내 강연이나 상담을 받는 동안에는 적극 공감했던 환자들도 일상으로 돌아가면 끊기 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암 환자는 잘 먹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체계 그물망에서 홀로 떨어져 나온다는 것은 굉장히 겁나고 외롭게 느껴지기에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렇게 공고했던 우리의 신념체계가 사실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어쩌면 육식 산업이 퍼트린 이데올로기에 포섭된 육식주의자들—특히 전문 직업인들: 의사, 교수, 미디어 등—의 거짓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어, 머릿속 쓰레기를 청소하고 맑은 진실—‘자연식물식이 답이다’—로 새롭게 뇌와 세포를 리셋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좋은 책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 이외 이 책이 주는 더 큰 장점이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자기 의지대로, 자기 생각대로 살아간다고 생각들 한다. 그러나 실상은 세상이 인정하는 권위(타인)에 질문 없이 맹목적으로 수용하며 살아가는, 어쩌면 꼭두각시 인생에 불과함을 깨닫는 단초를 이 책이 제공해 준다. 즉, 내 생각이라고 믿어왔던 대부분의 그 생각들이 사실 진짜 내 생각이 아니라, 사회가 주입한, 사회 유지를 위한 단순한 하나의 도구로 만들어내기 위한 주류 이데올로기 교육(언론과 학교 안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친구 관계에서, 아니 모든 관계에서)이 일러준 대로 되뇌는 앵무새와 다를 바 없음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 책이 강조하는 키워드, 세상이 주장하는 3N(normal, natural, necessary)에 질문하자!
왜 정상적인가? 왜 자연스럽다고 하는가? 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가? 질문하자. 왜 노예제가, 왜 고기 먹는 것이, 왜 가부장제가 ‘정상이고 자연스럽고 필요하다’고 주장하는지 질문하고 분석하자. 그러면 답을 찾고 길을 발견할 것이다. 질문하지 않은 채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삶은 노예적 삶과 다름이 아닐 것이다.
만물은 모두 다르다. 우리도 모두 다르다. 이런 서로 다름과 차이는 차별이 아니라 다양성이다. 이 다양성이 어우러지고 서로 연결되고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지구와 우주를 이룬다. 그 다양성에 나도, 인간도, 동물도, 심지어 물과 돌도 존재한다.
이 책 속에서 바로 그런 다양성과 조화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단초를 나는 발견했다. 10여 년 출판된 이 책은 현재 10배로 성장한 ‘새로운 고전’ 반열에 오른 책이다. 하지만 앞으로 또 10배, 100배 그 이상으로 많이 읽힐 책이 될 것이다. 비건이 확장되고 인권이 신장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아름다운 지구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지혜를 열어줄 필독서가 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이제 우리 한 명이 진정으로 바뀌면, 세상도 머지않아 따라 바뀐다. 노예제가 폐지되었고, 여성참정권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고, 채식선택권과 동물권이 보장되는, 모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은 점점 빠르게 다가온다. 우리 자신이 변한다면… 자신의 영향력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마시라!
이 책을 통해 건강을 좀 먹었던 당신의 입맛을 깨끗하게 해주고, 나아가 당신을 자기 몸과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얻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천미희 (베지닥터 이사, 튼튼기쁨한의원 천미희 원장)
이 책을 읽는 것은 고통이었습니다.
맛있어 보이는 치킨과 햄버거, 스테이크…
이 책은 우리들에게 말끔하게 보이는 광고 속의 고기가, 현실에서 만들어지기 위해 동물들이 좁고 더러운 축사에서 부리가 잘리고 꼬리가 잘려 갇힌 채 키워졌다가 컨베이어벨트의 사슬에 묶인 채 끌려가 몸부림치고 비명을 외치다가 전기충격기로 기절한 이후 갈갈이 도살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만일 이런 과정이 투명한 유리에 전시되어 보여진다면 과연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육식을 선택하게 될까요?
맛있는 고기, 건강한 고기, 유황을 먹인 오리, 녹차를 먹인 돼지… 흔히들 이렇게 광고를 합니다. 이렇게 광고하는 고기들이 키워지고 마침내 도살되는 그 현장의 참혹함을 직접 본다면 과연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애써 광고로 두텁게 화장을 하고 육식은 건강한 음식이라 포장하지만, 그 아래 가려진 처참한 살육의 민낯을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81살이십니다. 어머니는 어릴 때 시골에서 돼지 잡는 것을 보시고 충격을 받으시고 평생 돼지고기를 드실 수 없었고 만들지도 않으셨습니다. 저희 자녀들은 집에서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었죠.
우리의 식문화와 문명의 기반이 또 다른 지구생명체인 동물의 살육과 고통과 몸부림 위에 서 있다면, 그것이 과연 우리에게 건강과 행복을 가져올까요?
이미 건강적 측면에서 육식은 암과 각종 성인병, 자가면역질환,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누누이 설명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윤리적 측면에서 육식이라는 문화가 얼마나 다른 생명체의 처참한 불행 위에 세워진 것인지를 설명합니다.
우리의 행복과 삶이 다른 생명체의 불행과 죽음을 기반으로 영위된다면 얼마나 그 행복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을까요?
다른 생명체를 기르고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다른 생명체에게 해와 불행을 가하는 삶이란 것이 그리 오래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사람도 또한 동물이며 스스로 광합성을 해서 에너지를 만들 수 없기에 먹어야 삽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카르마(업)을 쌓는 차원에서 식물을 먹는 것이 권장됩니다.
식물식은 건강에도 좋고 성인병과 암을 예방하며 비만도 막아주고 치매도 예방합니다.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도 또한 우리의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서도, 다른 지구생명체인 동물에게 불행을 가하지 않고 위해를 가하지 않는 건강하고 단순하고 평화로운 삶의 시작…
채식, 자연식물식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풀라밍고 (채식평화연대 이사, VeganYoung)
어렸을 때 흔히 듣는 그런 이야기들이 있다. 먹여주고, 길러주고, 재워주는 대가로 동물은 고기가 되는 것을 고마워한다고. 그러면서 고기를 먹을 때는 동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먹어야 한다고. 그 이상한 논리를 들으며 고기를 먹었고, 커가면서는 그 논리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이미 일상적인 육식에 잘 길들여져 버린 상태가 되어버린다. 비논리적인 사고도 오랜 시간을 거쳐 어떤 의도에 의해 거대해지면 이데올로기가 되어 논리적으로 느껴지게 되고 마는 것이다.
도축장 벽이 유리로 되어 있다면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다. 비틀즈 멤버이자 동물권 운동가인 폴 매카트니의 유명한 말이다. 그 말은 인터넷으로 인하여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우리는 도축장 벽 너머의 진실에 충분히 접근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축장 벽이 유리가 되었어도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진실의 눈을 가리는 메커니즘은 바로 ‘육식주의’라는 거대한 이데올로기로 인하여 충실히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은 육식주의 속에 숨어있는 윤리적 비가시성이라는 속성을 짚고, 어떤 과정을 통해 정당화되는지를 이야기하며, 육식주의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정신적 마비’라는 도구를 가지고 방어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육식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전복시킬 수 있는 패러다임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저자가 제공하는 실마리들을 따라가다 보면 육식주의라는 ‘매트릭스’에서 깨어날 수 있다.
단순하게 육식주의와 비거니즘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세상을 다시금 바라보는 방법으로까지 나아간다. 노예제도, 인종차별, 페미니즘 등을 생각하면 인류의 역사에서 본질을 볼 줄 아는 통찰력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 그 어느 시대에도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수용을 종용하는 폭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논점을 파악하여 논리로서 논증하는 자세는 사상가만의 몫이 아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가져야 할 눈이다. 이 책은 훌륭한 사상가의 눈을 보여주는 최고의 교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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